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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보영이 또 이보영했다. 법으로도 해결하지 못했던 일을 광고로 해내는 기적을 일으키며 짜릿한 쾌감을 선사했다.
PT 현장에 들어선 고아인은 의도적으로 마지막 순서를 원했다. 방향성이 뻔한 PT였기에 늦게 할수록 불리했지만, 앞선 3팀과 차별화된 내용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녀의 예상대로, 이번 광고의 핵심 타깃을 모르는 앞선 팀들은 기업 이미지 쇄신에 집중한 비슷한 내용을 전달했고, 현장 분위기는 냉랭했다. 마지막으로 등판한 고아인 역시 배원희(정운선) CD에게 준비시켰던 길고 지루한 기획서를 먼저 꺼냈다. 그리고는 성의 없이 대충 앞선 팀들과 별 다를 바 없는 "하나 마나 한, 들으나 마나 한 쓰잘데기 없는 소리"를 했다. 급기야 '광고주' 우원그룹 부사장 김서정(정예빈)은 테이블 위에 다리를 올리며 "지긋지긋하다"는 불만을 표출했다.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고아인의 '반전쇼'가 시작됐다. 김서정에게 "놀라서 허리 디스크 터지지 않으려면 그 다리 내리고 집중해서 들으라"고 당차게 경고한 고아인은 "지금부터 진짜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하겠다"며, 새로운 카드, 즉 '우원회장 보석허가 프로젝트'를 꺼냈다. 이번 기업PR 광고의 의도, 그리고 타깃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가려운 등을 긁어 주는" 내용에 김서정을 비롯해 현장에 참석한 우원 측 로펌 변호사들까지 주목했다.
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었던 일을 300억의 광고로 이뤄내는 기적을 보여준 고아인. VC그룹 '끝판왕' 왕회장(전국환)은 우원회장 가족과의 식사 자리에 그녀를 초대했다. 강한수와 강한나 남매의 경쟁을 부추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고아인에게 "열심히 살아온 보상에 대한 계산서가 날아온" 순간이었다.
그날 밤 고아인은 오랜만에 불면증에서 벗어나 편안히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분명 침대에서 잠들었던 고아인이 맨발에 잠옷 차림으로 아파트 벤치에서 깨어난 것.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에 당황한 그녀의 얼굴은 당황스러움으로 물들었고, 주말 안방 극장은 경악으로 물든 역대급 충격 엔딩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역대급 반전 프레젠테이션으로 짜릿한 전율을 선사한 '대행사' 시청률은 수도권 11.7%, 전국 10.9%를 기록, 경쟁작들을 제치고 주말미니시리즈 1위에 올랐다. (닐슨코리아 제공, 유료가구 기준)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