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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시즌2 기다릴게"..신세경 '런온'으로 찾은 건강한 가치관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1-02-05 10:31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신세경(32)이 '런온'으로 건강한 가치관을 정립했다.

1998년 서태지의 'Take5' 포스터 모델로 길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한 뒤 23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신세경은 대한민국 톱 여배우로서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에게 '세경씨'라는 별명을 달아줬던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2009)을 시작으로, SBS '뿌리깊은 나무'(2011), SBS '육룡이 나르샤'(2015), KBS2 '흑기사'(2017)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히트작품에 출연했고, 지난해에는 특히 여성중심 서사로 호평을 받았던 MBC '신입사관 구해령'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주체적인 여성'으로서의 캐릭터를 새롭게 선보이며 새 장을 열었다. 4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 JTBC '런온'(박시현 극본, 이재훈 연출)도 그에게는 주체적인 오미주를 안겨준 드라마.

신세경은 같은 한국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사랑을 향해 '런 온'하는 로맨스 드라마를 담은 '런온'에서 영화번역가 오미주를 연기하며 임시완(기선겸 역)과 호흡을 맞췄고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을 받았다.

신세경은 종영 전 스포츠조선과 서면을 통해 인터뷰를 가졌다. '런온'과 함께했던 6개월을, 신세경은 "정말 즐거웠던 시간"이라고 했다. 그만큼 배우 역시 작품을 즐기고 있었다는 것.

'런온' 속 신세경은 누군가를 불쌍히 여기는 것도, 동정을 받는 것도 싫어하던 인물 오미주를 연기하며 기선겸과의 만남 후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어떻게 오미주를 구축했는지 궁금해하자 신세경은 "우리 드라마에는 예측 불가능한 이벤트가 늘 가득했다. 항상 뻔하지 않은 방향으로 캐릭터들이 움직이고 말을 하더라. 주인공의 불우한 성장 배경은 우리가 많이 보아온 드라마 속 설정이지만 미주가 살아가는 방식은 달랐다. 미주는 솔직하고 부끄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니까 연기를 하면서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하나하나, 신세경이 직접 만들어낸 오미주의 매력 역시 상당했다. 신세경은 "내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포인트가 하나 있다. 바로 미주가 사과를 잘한다는 점이다. 미주는 방금 뱉은 모난 말에 대해서도 바로 사과할 줄 아는 멋쟁이다. 헤헤. 물론 배배 꼬아 말할 때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의 상황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점과 자신의 일도 무척 사랑한다는 점도 굉장히 좋다. 무엇보다도 오미주가 추구하는 사랑의 방식이 제일 마음에 든다. 서로를 잘 지켜가면서 사랑해야 한다는 가치관이 정말 건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매회 오미주를 착실하게 만들어낸 덕분일까. 신세경은 명장면, 명대사를 떠올리며 행복해하기도. 그는 "개인적으로는 미주가 열심히 일하는 장면들도 무척 맘에 든다. 그러한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나를 비롯한 작품 구성원 모두가 노력한 흔적이 잘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미주가 선겸에게 연고를 발라주는 신, 미주의 취중 고백에 선겸이 "그건 이미 하고 있는데"라고 답한 신, 아픈 미주에게 "없는 거 말고 있는 거 불러요"라고 선겸이 말한 신, "그림 뒤에 네가 있었나 봐"라는 대사가 나온 11회 엔딩신 등이 있다"며 "아! 마지막으로 이 신은 꼭 언급하고 싶다. 14부에서 지우 언니가 기정도를 향해 '내 인생 네 소품 아니야. 내 인생 주인공은 나야'라고 말하던 모습은 닭살이 돋을 정도로 멋지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배우들과의 호흡 역시 좋았다. 신세경은 "정말 즐거웠고 행복했다. 구체적인 소감을 전하고 싶은데, 아무리 고민해보아도 정말 티끌 한 점 없이 행복했기 때문에 더 보탤 수 있는 말이 없을 정도다"라며 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여기에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췄던 임시완에 대해서는 "시완 오빠는 섬세하고, 정말 똑똑하다. 항상 나에게 야무지다고 하지만 내 생각엔 오빠가 훨씬 더 야무지고 부지런하다. 자기 개발을 위해 늘 시간을 쪼개어 쓰는걸 보면 끊임없이 노력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감탄했다. 대학교 동기인 최수영과의 호흡 역시 만족스러웠다. 신세경은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다양한 여·여 캐릭터 구도가 많이 등장했지만, 단아와 미주 구도와 같은 관계는 아직 못 봤다"며 "그만큼 새롭고 흥미로운 관계였다. 수영이는 '서단아 그 자체'였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멋진 배우인지는 진작 알고 있었지만, 상상 이상으로 유연하고 센스 있는 배우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만든 '런온'을 통해 신세경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는 설명. 그는 "땅에 발 붙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고, 또 한 편으로는 현실적인 연애의 단계 단계를 잘 표현해서 그 설렘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시청하시는 모든 분들이 작은 위로가 느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바람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시즌2에 대한 기대감 역시 상승하고 있는 중. 신세경은 "'런온'이 종영하더라도 오미주라는 사람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기선겸과 투닥거리며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시즌2 기다릴게. 보일 때까지 끝까지"라는 말로 기대를 더했다.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배우 신세경'의 또 다른 이름은 '유튜버 신세경'이다. 빵을 굽고 음식을 하는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며 대중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유료광고의 홍수 속에서 'NO협찬'을 택한 독보적인 행보도 시선을 끌었다. 신세경은 "그동안 인터넷 세상은 칭찬받기 어려운 공간처럼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유튜브를 시작하고 많은 사람들의 코멘트를 읽으며 세상에 이런 게 가능하구나 싶었고, 많이 놀라웠다. 영상을 보며 잘 쉬다 간다는 코멘트, 일상을 좀 더 부지런하게 가꾸고 싶어 진다는 코멘트 등 내가 어설프게 제작한 콘텐츠가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나를 드러내고 소통하는 것에 대해 늘 조심스럽기만 하던 내가 변하는 것을 느꼈다. 단순히 칭찬을 받아서가 아니라, 소통의 결과로 서로가 건강한 에너지를 공유하는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이다"라며 유튜브 활동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마지막으로 신세경은 "차기작은 현재 검토 중에 있다. 배우로서는 작년의 목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어지는 작품에 최선을 다하고, 좋은 작품과 좋은 캐릭터로 찾아뵙는 것이다. 올해엔 모든 것이 정상화되어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길 바란다. 친구들도 좀 더 편하게 만나고 싶고, 마스크 없이 편히 숨쉬며 야외 운동도 즐기고 싶다. 올해라기 보단 이루고 싶은 향후 목표는 쓸데없는 욕심부리지 않는 사람, 무해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라는 포부로 2021년을 밝혔다.

신세경은 '런온'을 마친 후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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