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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유다인이 연기하는 정은은 회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해온 성실한 직원이었으나 여성, 스펙 부족 등의 불합리한 이유로 권고사직을 받게 된 인물. 1년 동안 하청업체로 파견 근무를 마치면 원청으로 복귀시켜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어쩔 수 없이 제안을 수락하지만, 예상과는 다른 하청업체의 현실을 맞딱뜨리고 낯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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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를 당했던 KTX 승무원들의 복직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후 이 영화의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는 유다인은 "사회문제를 잘은 알지는 못하지만 KTX 승무원의 다큐멘터리를 보고난 후에 이 작품이 유독 남다르게 다가왔다. 만약 그 다큐멘터리를 보지 않고 시나리오만 봤다면 이 영화가 이토록 와닿지는 않았을 것 같다. 정책적인 문제 같은 걸 잘은 모르지만, 저는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연기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연기를 할 때도 다큐멘터리에서 본 승무원분들의 절박함을 계속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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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10년 넘게 연기를 하면서 내가 어떤 배우라는 것을 조금은 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떤 것을 했을 때 잘 드러나고 또 잘 할 수 있는 게 이제는 알 것 같다. 그런면에서 이 작품에서 내가 잘 쓰 일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TV 드라마를 했을 때 저의 모습과 영화를 했을 때 모습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라는 배우의 성격은 드라마 보다 영화가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큰 화면에서 봤을 때 더 감정이 잘 전달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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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인은 극중 불합리한 상황에서도 꿋꿋이 버텨내는 정은이라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 하며 "제가 정은 같은 상황에 놓였었다면 정은처럼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아예 하청업체도 내려가지 못하고 무기력해졌을 것 같다. 회사는 나를 자르려고 하고, 나는 버티려고 하는데 어느 순간에는 무너졌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은처럼 불합리한 대우를 받아본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제가 경험한 것들은 정은에 비하면 힘든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저 또한 일하면서 겪었던 것들이 있다. 연기를 시작한 초반에 많이 겪었다"라며 "제가 신인 시절에 했던 드라마 현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감독님께서 저에게 '씬을 마치는 표정'을 지어달라고 요구하셨는데, 저는 그 표정이 뭔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연기를 했다. 그런데 스태프들이 저를 향해 '바보' '멍청하다', 이런 말을 제가 다 들을 수 있게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집에 가면서 차안에서 정말 엉엉 울었다"고 전했다.
이어 정은의 캐릭터에 가장 공감했던 신에 대해 묻자 "초반에 촬영했던 신 중에 '아 이거구나!' 했던 신이 있다. 정은 '일을 줘야 일을 하죠'라고 말하는 신이었다. 정은의 심정에 공감했다"라며 "배우도 어쩔 수 없이 일이 없으면 쉬어야 한다. 저도 1~2년 동안 일이 없어서 쉬었던 경험이 있다. 그렇기에 '일을 줘야 일을 하죠'라는 대사가 와닿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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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국에 개봉하게 된 영화 '나는 나를 해고 하지 않는다'. 유다인은 "코로나 시국에 개봉하는게 아쉽기도 하다"면서도 "하지만 이 영화는 개봉하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는 생각이 크다"고 강조했다. "개봉 시기가 아니더라도, 개봉 이후에 극장에서 내려가더라도 관객분들과 만나서 제가 시나리오를 보고 느꼈던 감정들이나 위로 등을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영화가 전체적으로는 힘든 이야기와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것 처럼 보이지만, 관객분들이 극장을 나설 때는 힘을 받게 될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본 후 발걸음은 힘찰 거라고 생각한다. 힘을 주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고 관객분들도 그렇게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소년 감독'(2007)을 연출한 이태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유다인 오정세를 비롯해 김상규, 김도균, 박지홍 등이 출연한다. 오는 28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프레인T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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