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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개봉 자체가 감사해"…'나는나를해고하지 않는다' 유다인의 진심(ft.오정세)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01-20 16:5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영화를 본 후 극장을 나서는 관객분들의 발걸음에 힘찬 위로를 드리길 바란다."

파견 명령을 받아 하청업체로 가게 된 정은이 1년의 시간을 버텨내고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담은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이태겸 감독, 홍시쥔·아트윙 제작). 극중 정은을 연기한 유다인이 20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드라마 '출사표'의 변호사 출신 구의원, '역도요정 김복주'의 의무실 닥터, '닥터스'의 쿨한 의사까지, 작품 속에서 매력적인 전문직 캐릭터를 연기하며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아온 유안. 지난 2011년에는 영화 '혜화, 동'에서 타이틀롤 혜화 역을 맡아 다수의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충무로 루키로 거듭났던 그가 영화 '나는 나를 해고 하지 않는다'로 또 다른 도약을 선보인다.

극중 유다인이 연기하는 정은은 회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해온 성실한 직원이었으나 여성, 스펙 부족 등의 불합리한 이유로 권고사직을 받게 된 인물. 1년 동안 하청업체로 파견 근무를 마치면 원청으로 복귀시켜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어쩔 수 없이 제안을 수락하지만, 예상과는 다른 하청업체의 현실을 맞딱뜨리고 낯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스틸
이날 유다인은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촬영을 떠올리며 "한달 정도 짧고 굵게 촬영 했다. 육체적으로 힘들고 감정적으로도 힘들었던 작품이다. 사실 감정적인 것 보다는 육체적으로 힘든 게 더 컸다. 그래서 병원도 많이 갔고 마사지도 많이 받았다. 촬영하면서 이렇게 병원을 많이 다녔던 작품은 처음이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마지막 날은 장례식장 장면을 촬영했는데, 그걸 찍고 나서는 음식을 잘 못먹어서 식중독에 걸렸다. 스태프분들 몇분, 저와 배우 몇분까지 여러 명이 식중독에 걸려서 응급실에 갔다. 촬영을 마치고 군산에서 바로 서울로 올라갔어야 했는데 몸이 너무 아파서 숙소에서 반나절 가량을 끙끙 앓았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부당해고를 당했던 KTX 승무원들의 복직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후 이 영화의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는 유다인은 "사회문제를 잘은 알지는 못하지만 KTX 승무원의 다큐멘터리를 보고난 후에 이 작품이 유독 남다르게 다가왔다. 만약 그 다큐멘터리를 보지 않고 시나리오만 봤다면 이 영화가 이토록 와닿지는 않았을 것 같다. 정책적인 문제 같은 걸 잘은 모르지만, 저는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연기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연기를 할 때도 다큐멘터리에서 본 승무원분들의 절박함을 계속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사회적 메시지를 다룬 영화를 하면서 영화적 성공보다 사회적 책임을 더 크게 느끼냐고 질문하자 유다인은 "솔직히 상업적 성공과 책임감 모두 중요하다"라면서 "제가 막 영향력이 큰 사람은 아니지만 대중을 상대하는 배우이기 때문에 늘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고 전했다.
앞서 언론시사회에서 '출연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은 작품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던 유다인. 그는 "물론 제 연기적인 면에서는 매 작품 모두 아쉬운 점이 있다. 이번 작품도 더 집중해서 촬영할 껄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육체적으로 힘든 게 컸던 작품이기 때문에 집중을 못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작품을 한 것에 대해서는 전혀 후회가 없다. 제가 이 작품을 하겠다고 생각했던 또 다른 이유 중에 하나가 '유다인이라는 배우'가 이 작품에서 잘 쓰일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잇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년 넘게 연기를 하면서 내가 어떤 배우라는 것을 조금은 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떤 것을 했을 때 잘 드러나고 또 잘 할 수 있는 게 이제는 알 것 같다. 그런면에서 이 작품에서 내가 잘 쓰 일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TV 드라마를 했을 때 저의 모습과 영화를 했을 때 모습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라는 배우의 성격은 드라마 보다 영화가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큰 화면에서 봤을 때 더 감정이 잘 전달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극중 강조됐던 클로즈업 장면에 대해서 "클로즈업 같은 경우는 어렵거나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난 클로즈업을 했을 때 장점이 더 잘 부각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유다인은 극중 불합리한 상황에서도 꿋꿋이 버텨내는 정은이라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 하며 "제가 정은 같은 상황에 놓였었다면 정은처럼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아예 하청업체도 내려가지 못하고 무기력해졌을 것 같다. 회사는 나를 자르려고 하고, 나는 버티려고 하는데 어느 순간에는 무너졌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은처럼 불합리한 대우를 받아본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제가 경험한 것들은 정은에 비하면 힘든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저 또한 일하면서 겪었던 것들이 있다. 연기를 시작한 초반에 많이 겪었다"라며 "제가 신인 시절에 했던 드라마 현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감독님께서 저에게 '씬을 마치는 표정'을 지어달라고 요구하셨는데, 저는 그 표정이 뭔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연기를 했다. 그런데 스태프들이 저를 향해 '바보' '멍청하다', 이런 말을 제가 다 들을 수 있게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집에 가면서 차안에서 정말 엉엉 울었다"고 전했다.

이어 정은의 캐릭터에 가장 공감했던 신에 대해 묻자 "초반에 촬영했던 신 중에 '아 이거구나!' 했던 신이 있다. 정은 '일을 줘야 일을 하죠'라고 말하는 신이었다. 정은의 심정에 공감했다"라며 "배우도 어쩔 수 없이 일이 없으면 쉬어야 한다. 저도 1~2년 동안 일이 없어서 쉬었던 경험이 있다. 그렇기에 '일을 줘야 일을 하죠'라는 대사가 와닿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나는 나를 해고 하지 않는다' 스틸
이번 작품을 통해 함께 연기 호흡을 맞췄던 '대세 배우' 오정세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아이디어가 정말 뛰어난 배우"라면서 "무엇보다 상대배우가 정말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제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모든 현장에 오정세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아이디어가 뛰어난 배우다"고 전했다.

코로나 시국에 개봉하게 된 영화 '나는 나를 해고 하지 않는다'. 유다인은 "코로나 시국에 개봉하는게 아쉽기도 하다"면서도 "하지만 이 영화는 개봉하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는 생각이 크다"고 강조했다. "개봉 시기가 아니더라도, 개봉 이후에 극장에서 내려가더라도 관객분들과 만나서 제가 시나리오를 보고 느꼈던 감정들이나 위로 등을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영화가 전체적으로는 힘든 이야기와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것 처럼 보이지만, 관객분들이 극장을 나설 때는 힘을 받게 될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본 후 발걸음은 힘찰 거라고 생각한다. 힘을 주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고 관객분들도 그렇게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소년 감독'(2007)을 연출한 이태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유다인 오정세를 비롯해 김상규, 김도균, 박지홍 등이 출연한다. 오는 28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프레인T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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