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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더 먹고 가' 인순이가 돌아가신 어머니와의 추억과 남달랐던 가정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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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해줬던 고구마순 김치가 너무 먹고 싶다"며 말문을 연 인순이는 "체구는 작지만 강한, 여장부 같은 분이다 마음 한번 딱 먹으면 밀고 나가는 스타일이다"라며 어머니를 추억했다. 그는 "엄마도 많이 힘들었을 텐데, 입양을 보내지 않고 잘 견뎌줬다. 남의 눈총을 받으면서도 나와 동생을 끝까지 잘 키워줬다"며 고마워했다.
이어 인순이는 "어머니가 2년 가까이 코마 상태였는데, 마지막엔 집에서 모시다가 1년 전 잡힌 스케줄을 가던 중에 임종 소식을 들었다. 고민하던 그 순간, 문득 '내가 엄마한테 간다고 엄마가 잘 왔다고 할까?' 싶었다. 엄마라면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라고 했을 것 같았다"며 "정신 똑바로 차리고 아주 독하게 무대에 올라가서 평상시와 똑같이 노래를 불렀다.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는 계단서부터 울기 시작했다. 임종도 못 지켜서 너무 죄송하고 미안하다"며 찢어지는 아픔 속에서도 무대에 올라가야 했던 상황을 전했다. 인순이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그동안 쉼 없이 일해왔다. 그런데 돌아가시니 하나부터 열까지 엄마한테 못해준 것만 떠올랐다. 쇼핑하시라고 돈은 드려도 쇼핑을 같이 가본 적이 없다. 그게 너무 후회가 되더라"고 못다 한 효심에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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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순이는 9년째 다문화 학교를 운영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정체성 혼란과 부모님에 대한 원망으로 사춘기를 오래 겪었다"고 고백한 그는 "나 같은 아이들이 사춘기를 빨리 털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서 몇 명을 데리고 있었는데, 점차 인원이 늘어나면서 학교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자 인순이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엄마 아빠는 모르는, 태어나면서부터 풀리지 않는 '엉킨 실타래'가 있다. 혼혈 2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갈등과 상처들을 마주한다"며 "어린 시절 버스에서 나의 외모에 관한 시비가 붙었는데 도와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그들 말이 결코 틀린게 아니더라. 그래서 '너희 말이 맞다'고 인정하니까 싸움이 끝났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와 함께 "내가 나를 인정하고, 도망가지 않고 멋있게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가수가 됐다"고 가수 데뷔 계기를 밝혀 모두를 감동케 했다.
jyn20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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