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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JTBC 수목드라마 '런 온'에서 임시완과 신세경이 '잘 생긴 운명' 로맨스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첫 방송부터 "집콕해야 하는 연말, 함께 보며 설레고 싶은 드라마가 왔다"며 열광한 시청자들의 가슴 속으로 '런 온'했다.
영화 번역가 오미주는 엔딩 크레딧에 자신의 이름이 나오는 일에 누구보다 뜨거웠다. 영화계 사람들도 혀를 내두르는 영화제 번역을 매년 자처했고, 맡은 작품이 해외 영화제에 초청되면 "내 덕이다"라는 자부심도 느꼈다. 통번역 호환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실력자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녀는 참지 않고 할 말은 하고야 마는 인물이었다. 대학 동문이 모인 영화제 뒤풀이, 황국건(김정호) 교수의 무례한 꼰대 주정에 숨도 쉬지 않고 조목조목 맞섰다.
이 사건으로 인해 선겸과 미주의 첫 번째 만남이 이뤄졌다. 자리를 나온 미주가 거리에서 통화하던 선겸과 부딪친 것. 또한, 뒤따라 나와 "다시 가자"며 그녀의 손목을 잡아 끄는 전 남친 한석원(배유람) 감독에게 선겸은 미주가 떨어뜨린 라이터 총을 겨눴다. 자신 때문에 넘어져, 발목 잡힌 것 같다며 상황을 모면할 수 있게 도운 것. 사실 무던하게 살고 있는 것만 같지만 선배들에게 기강이란 미명 하에 폭력을 당한 후배 김우식(이정하)에 대해 묵인하지 못했던 선겸은 혹여 데이트 폭력일지도 모르는 미주의 상황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에겐 가짜 총을 진짜 마냥 진지하게 겁을 주는 "조금 미친 놈 같으신데"라는 첫 인상을 남겼다.
'잘생긴 운명'을 기대하던 미주가 선겸과 세 번째로 만났다. 뒤풀이 사건으로 화가 난 황교수를 달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하게 된 무보수 통역 알바의 대상이 바로 선겸이었던 것. 세 번이나 만나고, "되게 운명적이네"라고 생각한 미주에게 선겸은 이들의 만남이 네 번째라고 했다. 사실 영화제의 보이는 라디오 앞에서 육지우의 오랜 팬을 자청하며 열광하던 미주, 그때 그녀가 신고 있던 끈 풀린 운동화까지 기억하고 있었던 것. 이렇게 네 번이나 이어진 만남에 눈을 맞춘 두 남녀, 그 설레는 인연이 시작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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