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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뤄 만든 작품 '미나리'는 '문라이트'(17, 배리 젠킨스 감독) '플로리다 프로젝트'(18, 션 베이커 감독) '유전'(18, 아리 에스터 감독) 등을 만든 A24가 투자를 맡고 '노예 12년'(14, 스티브 맥퀸 감독) '월드워Z'(13, 마크 포스터 감독) '옥자'(17, 봉준호 감독) 등을 제작한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영화 제작사 플랜 B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고 스티븐 연 역시 정이삭 감독과 함께 기획과 제작에 참여, 총괄 프로듀서로 의미를 더한 작품이다.
이러한 '미나리'는 지난 2월 열린 제36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자국 영화 경쟁 부문(U.S. Dramatic Competition)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며 2관왕의 영예를 안았고 지난 18일 폐막한 제8회 미들버그 영화제에서 앙상블 어워드(Ensemble Award, 배우조합상)를 수상했고 오는 11월 열리는 제40회 하와이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등 해외 영화제로부터 낭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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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삭 감독은 미국 영화임에도 '미나리'라는 제목을 쓴 이유에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미나리'라는 제목을 지었다. 실제로 우리 할머니가 미국에 처음 이민 갔을 때 미나리 씨앗을 가져가 우리 가족을 먹이려 심었다. 우리가 심은 것 중에 가장 잘 자란 식물이었다. 할머니의 사랑이 잘 녹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 미나리의 감정과 정서가 제목에 잘 투영될 것 같았다"며 또한 문어체 대사에 대해 "나는 한국어를 잘 못한다. 글을 쓸 때도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스테파니 홍이 시나리오를 많이 도와줬다. 모든 배우들, 윤여정을 비롯해 스티븐 연까지 많은 도움을 줬다. 굉장히 유려하게 공동의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또한 '미나리'의 국내 개봉에 대해 "배급 문제는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상황이 있어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아직 완전히 한국 개봉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미국내 한국 영화 열풍에 대해 "굉장히 놀랐다. '기생충'이 미국 관객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았는데 미국 관객이 이런 문화에 많이 포용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걸 알게 됐다. 한국적인 콘텐츠가 전 세계 관객에게 공감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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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이삭 감독이 쓴 너무 아름다운 대본을 가지고 참여하게 됐다. 특별한 경험이었고 우리가 같은 경험을 했다는 생각이 있다.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 관객은 각자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많이 배웠다.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가 있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작품이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물리적으로 힘들 수 있지만 세대별 힐링과 소통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고 작품에 애정을 쏟았다.
또한 "내가 이민자로서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은 한국에서 미국에서 넘어오면서 어느 곳에도 소속된 느낌이 없었다. 중간에 껴있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가족끼리 더 결속했다. 그런 이야기가 '미나리'에 담겨있다. 제이콥 역할을 연기하면서 우리 아버지의 모습이 많이 담겨있었다. 이런 삶에 있어서 굉장히 힘겨운, 녹록하지 않은 삶을 이겨냈다. 흔히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하는데 아버지가 이민하게 된 동기를 더 느끼게 됐다. 나 역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 더 이해하게 됐다. 한예리와 작업하면서 내가 잘 보지 못한 심오하고 진지한 이야기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연기에 "한국어 연기가 굉장히 무서웠다. 그래서 윤여정 선생님에게 많이 도와달라 했는데 처음부터 많이 꾸짖어주셨다"고 농을 던져 장내를 웃게 만들었다. 그는 "실제로 우리 부모님과도 한국어로 이야기를 한다. 부모님을 보며 많이 도움을 받았다. 제이콥이란 사람이 어떻게 말할지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말했다. 내 연기에 어떻게 평가할 수 없다. 관객의 평가를 맡기고 싶다"고 겸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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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 예측으로 꼽힌 것에 대해 윤여정은 "나도 그런 이슈가 있는 줄 몰랐다. 어느 날 식당에 갔는데 대뜸 '아카데미 수상 축하한다'고 하더라. 너무 부끄러웠다. '아직 후보에 올라간 것도 아니다. 누가 예측한 것이다'라고 말하며 당황했다. 이러다 안 뽑히면 어떻게 하느냐"고 머쓱해했다.
그는 "미들버그 영화제에서 앙상블 어워드를 받았는데 그건 정말 의미 있고 맞는 수상인 것 같다. 우리가 촬영하면서 숙소에서 함께 함께 밥을 해 먹고 생활했다. 우리는 돈이 없는 곳에서 촬영해 우리 모두 말 할 수 없이 고생했다. 지금에서야 웃으며 말하지만 그 당시 날씨는 너무 덥고 숙소는 에어컨도 제대로 안 나왔다. 정말 힘들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에 한예리는 "윤여정 선생님이 첫 촬영 때 '예리야 정신 차려야 한다'고 다독여 주기도 했다"고 박장대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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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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