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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황정민=운명, 정우성=기다림"…'다만악' 이정재가 사랑하는 남자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7-30 13:1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만난 황정민은 운명, '태양은 없다' 이후 21년 만에 만난 정우성은 너무 기다렸던 만남이죠."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 하이브미디어코프 제작)에서 암살자 인남(황정민)을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를 연기한 배우 이정재(48). 그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반도'(연상호 감독), '강철비2: 정상회담'(이하 '강철비2', 양우석 감독)에 이어 올여름 텐트폴 세 번째 주자로 출사표를 던진 기대작이다. 한국은 물론 태국, 일본 3국을 넘나드는 글로벌한 로케이션으로 규모 있는 추격 액션을 완성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화려한 볼거리와 독특한 미장센으로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전망. 특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범죄 장르의 신드롬을 연 '신세계'(13, 박훈정 감독) 이후 7년 만에 황정민과 재회한 이정재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한번 정한 타깃은 놓치지 않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로 변신한 이정재는 역대급 파격 변신으로 다시 한번 관객을 깜짝 놀라게 만든 것. 백정으로 불리는 킬러 레이를 소화한 이정재는 목과 쇄골을 덮는 타투부터 냉혈함이 감도는 눈빛 연기까지 기존의 작품에서 선보인 캐릭터와 전혀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 존재감을 드러냈다. 첫 등장만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강렬한 캐릭터로 스크린을 장악한 이정재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통해 새로운 인생작의 탄생을 예고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통해 스크린에 컴백한 이정재는 "시사 전에 편집실에서 처음 영화를 봤는데 '나쁘지 않은데?' '괜찮은데?'라는 느낌을 받았다. 여름에 개봉하는 영화치곤 액션이 잘 표현됐다. 관객이 재미나게 봐줄 부분이 많은 것 같더라"며 "극장에서 완성본을 보니까 후반작업에 스태프들이 총력을 기울인 게 느껴지더라. 꽤 많은 장면이 보완됐고 완성됐더라. 특히 박정민은 시사회 때 마치 남의 영화를 보듯 빠져서 보고 있더라. 박정민이 너무 재미있게 봐서 나 역시 편안하게 봤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랜만에 액션 연기를 도전한 이정재는 "원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시나리오에서는 육박전이 많이 없었다. 거의 총기 액션이었다. 총기 액션은 합이 중요한 부분은 많이 없다. 연출적으로 해결하는 부분이 많은 액션이다. 그리고 총기 액션도 전작에서 많이 해와서 어려운 지점은 없었다. 부담 없이 현장에서 분위기에 맞는 신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태국 촬영을 가자마자 상대를 제압하고 피 칠갑 된 모습으로 나온다는 설정이 추가됐다. 현장에서 신이 만들어졌다고 하더라. 연습을 해야 하는 동작들이 많았다. 부랴부랴 나흘, 닷새를 연습해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급작스레 액션을 촬영하고 다음 액션 신을 촬영할 때 왼쪽 어깨가 파열됐다는 걸 알게 됐다. '빅매치'(14, 최호 감독) 촬영 때 오른쪽 어깨가 파열이 된 적이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 왼쪽 어깨까지 파열됐다. 급하게 현지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수술을 권했지만 당장 수술할 수 없었다. 촬영을 다 하고 수술을 하겠다고 하고 현장으로 돌아와 왼손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은 선에서 액션을 이어갔다. 어깨를 다친 이후 총기를 들기도 쉽지 않더라. 지금 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황동혁 감독) 촬영을 하고 있는데 그 작품을 끝내고 어깨 수술을 하려고 한다"고 아찔했던 액션 사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신세계' 이후 황정민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서도 남다른 우정을 과시한 이정재. 그는 "호흡이 잘 맞은 배우와 또다시 작업을 한다는 열망이 크다. 그런데 정말 쉽지 않다. 작품이 내게 오게 되고 내가 작품을 선택하기까지 운명 같은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그 운명이 황정민 형과는 좀 더 가까이 있었던 것 같다"며 "'신세계' 당시 호흡이 너무 좋았고 즐거웠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황정민 형이 이미 캐스팅됐었다. 황정민 형의 연기가 상상이 가면서 시나리오가 더 재미있게 읽혔다. 출연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 같다. 또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여지들이 많은 시나리오였고 캐릭터였다. '신세계'에 대한 부담감은 아주 많지 않았다. '신세계'의 황정민과 또 다른 분위기를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자신했다.


빼놓을 수 없는 정우성과 우정도 과시했다. 올여름 이정재와 정우성은 각각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와 '강철비2'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된 것. 이에 "데뷔한 지 오래됐지만 아직도 내 작품의 시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의 반응을 보는 게 아직도 두렵다. 시간이 한참 지난 뒤, 영화가 극장에서 막을 내릴 때쯤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 보게 된다. 그런데 친구 작품은 다르더라. '강철비2'는 반응을 계속 보게 됐다. 어제(29일) '강철비2'가 개봉했는데 내 영화는 아니지만 마치 내 영화처럼 관객의 평과 별점을 열심히 찾아보게 됐다. 찾아보면서도 '내 것이나 잘하지' 싶기도 하지만 그게 또 마음이 그렇지 않더라. 내 작품은 쑥스럽기도 하고 떨려서 잘 못 보지만 친구 작품은 더 남다르게 보는 것 같다"며 정우성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또한 이정재는 내년 촬영을 시작할 첩보 영화 '헌트'(가제, 아티스트스튜디오·사나이픽처스 제작)의 출연은 물론 첫 연출, 제작, 각색에 도전한 소식을 전해 화제를 모은바, 정우성과 21년 만에 호흡도 언급했다. 군사독재정권이 극에 달한 1980년대, 남산공원에 있던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현 국가정보원) 청사 내에서 벌어진 사건과 이 사건의 중심에 선 안기부 요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물로 무엇보다 '헌트'는 이정재의 절친인 정우성이 '태양은 없다'(99, 김성수 감독) 이후 21년 만에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영화계 큰 기대를 자아냈다.


이정재는 "정우성에게 '헌트'를 4년간 제안했고 4년간 퇴짜를 받았다. 지금도 100% 결정 난 것은 아니다. 정우성이 아직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로의 마음은 같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태양은 없다' 끝내고 8~9년까지 서로의 협업을 기다렸다. 너무 오래 걸렸다. 남들이 주는 시나리오로는 해답이 없을 것 같더라. 우리가 기획을 하자는 시도가 8~9년간 있었다. 시도를 했고 몰입해서 준비를 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끝내지 못했다. 각자 촬영도 있고 누군가에 맡겨 놓고 하다 보니 서로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래서 중간에 그만두기도 했다. 그런 경험까지 포함해서 지금까지 계속 정우성과 협업을 상의해 왔다. '도대체 언제 하느냐' '빨리하자'라는 마음은 늘 많이 있었다. 각자 들어온 시나리오 중에서 최대한 같이 해보는 작품을 찾는 것도 포기하지 않고 여러 번 시도를 했다. 아이템을 찾고 시나리오도 개발도 해보고 많은 과정을 겪었다. 과정이 꽤 길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비로소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팬들의 반응이 뜨겁길 바라는데 그렇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남자와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최희서, 박명훈 등이 출연했고 '오피스'의 홍원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8월 5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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