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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tvN 월화극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가 평범한 가족의 놀라운 반전을 연이어 터뜨리며 시청자들을 들썩이게 했다.
이날 이진숙은 김상식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영식(조완기)과 만나며, 가슴 속에 묻어둔 과거와 마주했다. 이진숙을 발견한 영식은 "여기서는 다들 아버지라 부른다"며 애써 변명했지만, 그의 존재를 모르는 22살의 김상식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이진숙만이 '이런 날이 올 것이라는 걸' 예상했다는 듯 담담했다. 이진숙은 영식을 보며 김상식의 숨소리, 발걸음 소리가 달라졌던 그 시절을 떠올렸다.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남편 김상식의 달라진 모습은 이진숙에게는 깊은 상처로 남아있었다.
이진숙의 마음을 알 길 없는 김상식은 그저 "같이 있으니 좋다"며 손을 잡고 바다로 향했다. 울산이 처음이라는 김상식의 거짓말에는 또 다른 진심이 숨어있었다. 김상식은 울산이 고향이었지만, 당시 대학생이었던 이진숙과 조금이라도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자 서울말을 배우고도 말하지 않았던 것. 김상식은 지금까지도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에 씁쓸했다. 뜻하지 않게 떠올린 과거는 두 사람의 첫 만남까지 거슬러 갔다. '선녀와 나무꾼'처럼, 자신에게 과분한 이진숙이 어딘가 날아가 버릴까 두려워 꼭 애를 셋 낳겠다 다짐했다는 김상식. 빨리 기억이 돌아왔으면 한다며 눈물을 보이는 김상식에 이진숙도 그 시절 참 많이도 울던 그를 떠올렸다. 운명적인 사랑은 없다는 이진숙도 운명적 사랑을 믿는 김상식이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던 때가 있었다. 그렇게 말 못 할 이야기가 쌓여 멀어진 두 사람. 그 시절 행복했던 때를 떠올리며 이진숙에게 기대어 잠든 김상식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한편, 김은주는 김상식의 일로 이진숙을 원망하고 있었다. 그 원망은 묻어두었던 자신의 상처까지 꺼내게 했다. 어린 시절 이진숙이 김은주만 데리고 집을 나갔던 기억은 김은주에게 상처로 남아있었다. 김은주는 그날 이진숙이 같이 죽으려 했다고 생각했지만, 진실은 달랐다. "둘이 아닌 셋이 되면 정말 꼼짝 못 할 것 같았다"던 이진숙은 당시 막내를 임신하고 있었던 자신이 먹고자 독초 가루가 든 약을 준비했던 것. 박찬혁(김지석)과 김은주가 공유하고 있는 비밀도 있었다. 김은주는 김은희와 싸우고도 박찬혁을 찾아가 마지막 짐 정리를 부탁했었다. 4년 만에 재회하는 자리에서 박찬혁은 김은주에게 결혼사진을 건넸다. 사진 속 웃고 있지 않은 두 사람의 모습은 그 시절의 감정을 보여주는 듯했다. 다음 날 김은주의 집에서 깬 김은희는 우연히 들어간 윤태형의 서재 노트북에서 충격적인 것을 발견했다. 곧이어 들어온 김은주가 확인한 채팅창 안에는 숨겨왔던 윤태형의 비밀이 담겨있었다. 가족이지만 아무것도 몰랐고, 부부라서 서로에게 숨겼던 그의 비밀은 충격 엔딩을 선사했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고, 가족이기에 더욱 말하지 못하는 진실도 있기 마련이다. 그 비밀은 때로 오해를 빚기도 한다. 잊고 지냈던 시간 너머의 각기 다른 기억이 하나씩 풀려가면서 공감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어린 시절 엄마와의 외출은 김은주에게 잊지 못할 상처였지만, 이진숙에게는 죄책감이었다. 믿었던 남편의 변심을 의심하면서도, 여자가 아니라 엄마로 살기를 결심했던 이진숙의 마음은 아주 오랫동안 곪아가고 있었다. 김은희도 모르게 동생을 챙겼던 김은주의 진심도 말하지 못한 기억의 저편에 숨겨져 있었다. "가족의 문제가 뭔지 알아? 할 말은 안 한다는 거야"라는 박찬혁의 말처럼 쌓여왔던 오해는 지금의 거리감을 낳았다.
또 말미에 만취해 언니 김은주의 집에서 자게 된 김은희가 형부 윤태형의 노트북에서 무언가를 보게 되었고, 언니 김은주 역시 남편 윤태형이 게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상황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방송은 가구 평균 3.9% 최고 4.8%를 기록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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