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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tvN 월화극
김상식, 이진숙 부부의 거리감은 짠한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3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을 부부로 살았으니 눈빛만으로도 속마음을 알 법도 한데, 서로의 등을 바라보는 게 더 익숙해졌다.
혼자 있을 때 노래도 부르고 친구들과 수다도 곧잘 떠는 이진숙은 김상식만 집에 돌아오면 묵언 수행을 했다. 김상식 역시 일의 고단함을 푸느라 아내는 안중에도 없고, 시종일관 툴툴대기 바쁘다. 청춘을 바쳐 열심히 살아왔지만, 돌아보니 가족들과는 한 발짝 떨어진 자리가 익숙해진 김상식은 무뚝뚝한 고집불통의 가장이 됐고, 감정표현에도 서툴러진 지 오래다. 평생 전업주부로 살아왔지만, 이제는 자신을 위한 인생 2막을 꿈꾸는 엄마 이진숙도 지극히 현실적이다.
첫째와 막내 사이에서 눈치 보고 양보하느라 '배려왕'이 된 감성형 둘째 김은희와 위로 대신 뼈 때리는 직언을 서슴지 않는 이성형 첫째 김은주는 달라서 더 흥미로운 자매다.
오랜 연인의 배신을 직면하고 가장 먼저 언니를 찾아갔던 김은희에게 김은주는 위로 대신 충고가 먼저였다. 그날 이후 둘은 가족공인 '남남' 자매가 됐다. 하지만 자매이기 때문에 김은희의 사과로 멀어져 있던 4년이 무색하게 금세 마주 보며 웃을 수 있었다.
진심 어린 사과에 훈계부터 늘어놓는 언니 김은주를 익숙하다는 듯 미소 짓는 김은희의 모습은 훈훈함을 자아냈다. 여전히 티격태격하지만, 가족 일에서만큼은 환상의 티키타카를 보여줘 가족의 비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결해 나가게 될지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아직 시청률이 그리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다. 2일 방송에서 가구 평균 3.9%(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전국 유료가구 기준) 최고 4.7%를 기록했다. 하지만 잔잔함 가운데 울림이 있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에게 스며들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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