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④] 김준한 "알고보니, 내가 멜로를 좋아해..시즌2 ♥ 기대"

배우 김준한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준한은 최근 출연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6.01/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준한(38)이 멜로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김준한은 2005년 밴드 이지(izi)의 드러머로, 정규앨범 'Modern Life...And...With Izi...'로 데뷔한 후 '응급실'이라는 히트곡을 남겼고, 2007년까지 활동하다 배우로 전향했다. 배우로 전향한 후에는 장권호 감독의 '내비게이션'(2014)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고,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기자로서의 삶을 알았다. 영화 '공조'(김성훈 감독, 2017), '박열'(이준익 감독, 2017), '군함도'(류승완 감독, 2017), '허스토리'(민규동 감독, 2018), '변산'(이준익 감독, 2018), '마약왕'(우민호 감독, 2018) 등에 출연했다.

드라마에서의 활약은 더 두드러졌다. 신원호 PD의 작품이던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로 처음 드라마 연기에 도전했던 김준한은 해롱이 한양(이규형)의 연인인 송지원 역을 맡아 열연했고, 시청자들에게 강렬하게 각인됐다. 그러나 이후에는 이미지를 바꿔 MBC '시간'(2018), OCN '신의 퀴즈 : 리부트'(2018)에서 연이어 악역을 선보였고 MBC '봄밤'(2019)에서는 정해인과 대립각을 세웠다. 최근 종영한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우정 극본, 신원호 연출)에서는 다시 이미지를 확실히 바꿔냈다. 김준한은 극중 안치홍을 연기하며 선배 의사인 채송화(전미도)를 향한 마음을 드러냈고, 이익준(조정석)과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치홍파'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기도 했다.

'슬의생'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로, 최종회 14.1%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고,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급상승시켰다.

김준한은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씨엘엔컴퍼니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준한은 '슬의생'을 통해 본격적인 의사 연기에 첫 도전을 했다. 그는 "오히려 의학드라마를 참고하지는 않았고 의학 다큐멘터리, 인터뷰들을 봤다. 왜냐하면 감독님이 워낙 현실적으로 연출하는 분이기도 하고 대본도 그러했고 저도 워낙에 현실적으로 그리는 걸 좋아하는 편이어서 그렇게 다큐멘터리를 많이 참고 했다. 그래서 의학용어라든지 너무 정확하게 시청자분들에게 전달하려고 하지 않았다. 정말로 의사들이 의사소통하는, 대화하는 수단으로서 하려고 했다. 마치 우리가 대화하려고 주고 받는 거니까 그런 식으로 주고 받으려고 했다. 그래도 충분히 관객들이 아실 거라고 생각했다. 충분히 맥락적으로 이해하시면서 보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의사 연기를 했기 때문일까. 작품 전과 후, 병원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그는 "솔직히 많이 달라졌다.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병원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에 대한 경외심이 생겼다. 진짜 대단한 분들인 것 같다. 너무 힘들게 일하시고 나는 못할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다. 어떤 사명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싶다. 너무 감사드린다. 정말로 그런 생각을 한다"고 밝히며 감사를 표했다.

주로 엘리트, 전문직 역할을 맡아왔던 김준한은 "제가 그런 이미지를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문직 역할을 맡으니 재미있다. 사실 특별한 것은 없는 거 같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어떤 것을 위해 움직이느냐만 파악을 하면, 어떤 직업군의 색을 띨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담감은 없었고 오히려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그간 악역을 맡아왔던 김준한은 '슬의생'을 통해 또다시 착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김준한은 "이번 드라마로 작품이 잘 되기도 했고, 많이들 정말 좋아해주신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주변 친구들도 너무 좋아했다. 캐릭터가 좋다고 해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어머니도 좋아하셨다. 어머니는 주로 착한 역할을 좋아하신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데도 말을 거는 분이 계신 걸 보면 작품을 많이 보시는 거 같다. 주변에 안 보는 분들이 없을 정도로 뿌듯하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근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김준한은 "사랑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배우들에게는 큰 힘이 되는 거 같다. 너무 감사하기도 한데, 때로는 결과가 기대했던 것 만큼 못 미치는 도 있는데 그런 모든 과정들이 쌓이고 쌓여서 저라는 사람의 역사가 되는 거니까.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싶고, 제가 출연했던 모든 작품이 자꾸 떠오르게 된다. 안됐던 작품도 떠오르고 마음이 짠하고 그런 게 있다. 안타깝기도 하고. 저는 저의 모든 작품을 사랑한다"고 밝혔다.

김준한은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이 놀랄 만한 역할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다양한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그런 생각이다. 어떤 것을 딱 잡아서 얘기하기 보다는 어떤 작품이 찾아올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상상해보기도 하는 중이다. 보통 배우들이 기존에 보여줬던 이미지와 연장선에 있는 캐릭터들을 많이 제안을 받는데, 또 꺾어서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전혀 새로운 것들을 제안하기도 한다. 저는 제한이 없이 이것 저것 다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뷰를 하면서 알았는데, 제가 멜로를 좋아하고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꼭 우리가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멜로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형태의 사랑 이야기가 있지 않나. 최근 '뷰티풀 보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부자지간의 끈끈한, 혈육이 맺어준 사랑도 있고, '결혼이야기' 같은 작품도 너무 재미있었다. 또 '윤희에게'도 재미있게 봤다. 치홍이도 시즌2에서 사랑을 했으니, 시즌2도 하나의 사랑의 형태가 될 것 같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준한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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