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 '전국트롯체전'X'트로트의 민족' 지상파 론칭…천대(?)받던 장르→섭외 신경전까지, 수난흥행史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0-05-20 11:06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이제 KBS까지 '트로트' 열풍에 뛰어들었다. KBS는 송가인의 소속사 포켓돌스튜디오와 손잡고 대국민 트롯 유망주 프로젝트 오디션 '트롯전국체전'을 제작한다.

'트롯전국체전'은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달리 각 지역에 숨어있는 진주 같은 신인을 발굴해 최고의 가수와 작곡가들이 선의의 경쟁 속 새로운 트롯 신인들을 탄생시키는 콘셉트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지역경제의 활성화까지 책임진다는 복안이다.

'격세지감'이 느껴진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트로트는 젊은층에는 '천대'(?)에 가까운 대접을 받던 장르였다.

90년대 초반까지는 대중음악의 주류에 가까웠다. 70년대 남진-나훈아 세대를 거쳐 80년대 주현미 심수봉 김수희 최진희 등 여가수에 현철 설운도 태진아 송대관 등 남가수들까지 가요계의 대세를 이뤘다. 김현식 유재하 이문세 김광석 등의 실력있는 포크가수들이 있었지만 대세는 트로트와 발라드가 잡고 있었다.

하지만 90년대 초반 서태지와 아이들이 '난 알아요'를 히트시킨 후 가요계의 판도는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팝 기반 댄스음악이 대중 음악의 주류로 자리잡으며 트로트는 방송에서 무대를 내주게 됐다. KBS2 '가요톱10'에서 5주 연속 1위를 해 수상하는 '골든컵'을 '난 알아요' 직전에는 여러 트로트곡들이 받았다. 하지만 '난 알아요'가 나온 이후에는 골든컵을 수상한 트로트곡은 90년대 초반 이무송의 '사는게 뭔지'와 김수희의 '애모'등 단 2곡을 제외하고는 없다.

암흑기를 거친 트로트가 양지로 나온 것은 지난해 TV CHOSUN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이다. 무려 약 30년만에 찾아온 '광명'이다. 트로트 콘셉트로는 이례적으로 시청률 18%을 기록했고 무명가수 송가인을 톱스타로 끌어올렸다. '미스트롯'의 시즌2 격인 '미스터트롯'는 더 강력했다. 무려 33.8%까지 찍으며 역대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그러면서 유재석까지 '트로트열풍'에 뛰어들었다.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해 신곡 발표부터 뮤직비디오 촬영, 콘서트까지 신인 가수의 역할을 제대로 했고, 연말 연예대상에서는 유산슬이라는 이름으로 데뷔 29년 만에 신인상을 받는 감격까지 누렸다.


트로트가 대세가 되면서 여러 방송들이 트로트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트로트 버스킹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시작한 SBS '트롯신이 떴다'는 베트남 현지에서 반향을 일으키며 눈길을 끌었다. MBC에브리원 '나는 트로트가수다'와 MBN '트로트퀸'도 열풍에 가세했다. 트로트 열풍의 원조인 TV CHOSUN은 '사랑의 콜센타'로 인기를 이어가고 '뽕숭아학당'을 론칭하기도 했다. MBC도 전국 팔도에서 트로트를 가장 잘 부르는 '진짜' 트로트 왕을 뽑는 버라이어티 쇼바이벌 '트로트의 민족'(가제)를 올 하반기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기를 얻으면 불협화음이 나오기 마련. '뽕숭아학당'은 MC 붐을 주축으로 '미스터트롯'이 탄생시킨 '트롯맨 F4'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가 초심으로 돌아가 대한민국 최고의 트로트 가수, 국민가수로 거듭나기 위해 배움을 이어가는 본격 성장 예능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트롯신이 떴다'와 일부 출연진이 겹치고 수요일 오후 10시라는 편성까지 같아 논란을 샀다.

TV CHOSUN은 "'뽕숭아학당'에 출연 예정인 주현미, 설운도, 김연자, 장윤정 등 레전드들의 출연 분량이 '트롯신이 떴다'와 동시간대 송출되는 상황은 없을 것이다"라며 "제작진은 이미 이 부분을 '트롯신이 떴다'에 출연 중인 레전드들에게 전달한 상황이며 더불어 '뽕숭아학당'에서는 '트롯신이 떴다'에 출연 중인 네 분의 레전드가 각각 1회씩 특별 출연하는 것 외에도 다수의 레전드들이 출연하게 된다"고 밝혀 논란은 일단락됐다.

최근 트로트의 인기는 2030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중장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트로트 장르가 젊은 층에게도 어필하고 있는 것. EDM 등 새로운 장르와 결합된 트로트는 10대부터 노년층까지 전 연령대에 어필하는 폭발력을 발휘하고 있다. 때문이 이같은 열풍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트로트가 이제 대중음악의 주류문화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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