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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 윤시윤 "중요한 건 자기객관화..마음의 고향 '하이킥'이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1-13 13:30


사진=모아엔터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윤시윤(35)이 배우로서 '자기객관화'가 중요한 이유를 밝혔다.

윤시윤은 2009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데뷔한 이후 시청률 50%로 대박을 친 드라마 KBS2 '제빵왕 김탁구'(2010)의 주인공으로 전격 발탁돼 단숨에 주연배우 반열에 올랐다. 이후로도 MBC '나도, 꽃!'(2012), tvN '이웃집 꽃미남'(2013), JTBC '마녀보감'(2016), KBS2 '최고의 한방'(2018), TV조선 '대군-사랑을 그리다'(2018),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2018), SBS '녹두꽃'(2019) 등의 주연으로서 시청자들에게 믿음을 준 배우가 됐다.

최근 종영한 tvN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류용재 극본, 이종재 연출)은 완벽히 윤시윤이 만들어낸 드라마였다. 우연히 목격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사고로 기억을 잃은 남자가 우연히 얻게된 살인범의 다이어리를 보고 자신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착각하게 된다는 신선한 소재의 드라마로 윤시윤은 육동식 역을 맡아 열연했다. 윤시윤은 육동식 역을 맡아 '호구' 육동식의 모습부터 가짜 사이코패스로 활약하는 카타르시스까지 동시에 유발해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윤시윤은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윤시윤은 일이 끊이지 않는 배우. 그는 "불러주시는 게 감사하다. 안 할 것이 없는 거 같다. 옛날 학교 선생님도 '수업에 집중해'라고 하는데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재주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저는 반드시 성장하고 싶고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은데, 배우로서 인정해주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불안하고 민망하다. 배우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는 쉬지않고 작품을 하는 것이 제가 하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연기로 더 내공을 쌓고 성장하는데 저는 아직 그런 사람은 아니고 수업에 충실하는 사람처럼 역할에 충실해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윤시윤은 "저는 지금도 촬영현장 가는게 설레고 좋다. 이렇게까지 뭔가를 좋아해본 적이 없는 거 같은데 너무 좋다. 매번 '이번 작품 끝나고 또 나에게 기회가 올까. 주인공이라고 해줄까'하는데 여전히 황송하고 너무나 감사하다. 사실은. 적어도 스태프가 됐든 연출자가 됐든 '다음에 뭐 들어가'했을 때 주인공이 윤시윤이라고 했을 때 '와'라는 반응이 나오고 자부심이 되고 싶다.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모아엔터 제공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남다른 연기변신을 보여준 그이지만, 윤시윤은 "중요한 것은 '연기변신'이라고 말하는 것이 위험한 걸 수 있더라. 제가 가진 원래의 색을 거절하고 거부하는 것도 있더라. 대중들이 저를 사랑했던 부분들을 뭘 사랑했는지 기억하고 그런 분들에게 그 행복을 드리려고 집중하는 게 저한테 중요하다. 감동을 줄 수 있는 발라드를 하는 것이 1순위라고 생각한다. 발라드로 성공했으니 댄스를 하겠다가 아니라, 중요한 것은 어떤 부분에서 감동을 줬고, 그분들이 사랑해준 것을 연결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더라"고 말하며 변해가는 것을 경계했다.

윤시윤은 "자기객관화가 돼야 발전이 있다고 본다. 저희 직업은 어디에 가서 'NO'라는 얘기를 안 듣는다. 주목받는 직업이니까 다 칭찬해주고 YES만 해준다. 거기서 개인의 삶이 망가진다. 가끔 그런 괴짜가 생기는 이유는, 자기가 정말 나이스하다고 생각하다가 개인의 삶이 너무 후진 인간들이라 갭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 같다. 그 누구도 저에게 NO를 안 할 때 자기객관화를 통해 저에게 계속 엄하게 말해줘야 한다. 그래야 건강하고 개인의 삶이 알차지는 것 같다. 냉정하게 받아들인다. 팬들이 얼마나 열심히 댓글을 해주는지 안다. 그건 대중들의 평가가 아니다. 저는 어디 나가면 '김탁구'라고 한다. 아무리 김탁구가 끝나고 1년에 두 작품을 해도 대중들에게 각인된 것은 김탁구로의 신뢰가 제일 크다는 거다. 어디가서 '윤배우 열심히 한다'는 것은 없다. 검증이 끝나지 않은 배우임을 자각하는 것이 제일 냉정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시윤은 "저는 지금도 너무너무 혜택을 받으며 산다. 제 자신을 엄하게 해야지 싶다"며 "늘 조금씩 경거망동하고 반성하고 사는데 지금의 내 자신에 대해서 좋게 봐주신다면, 첫 번째로는 저는 신인 때 제가 너무 닮고 싶은 배우들이 있었다. 그런데 너무 운이 좋게 '하이킥' 때 세경 씨도 최다니엘 씨도 그렇고, 신애한테 가서 '콘티 어떻게 보는 거야'라고 물으면서 봤던 사람들을 보면서 '저렇게 되고 싶다'고 했던 것들. 신인애들이 있으면 저도 가서 커피를 사다 준다. 그건 최다니엘이 저에게 했던 거다. 긴장해서 인사하고 그러면 커피를 주는 게 너무 멋졌다. 세경이만 오면 현장 분위기가 밝아지고 편해졌다. 그렇게 했던 사람들이 잠도 못자고 하는 데도 너무 즐겁게 한다. 상대 배역이 NG가 나든 뭘 하든 이 사람을 믿고 하는 거다. 그렇게 되고 싶었다. 그 사람들처럼 따라하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 첫 스승, 모티브가 좋았어서 지금도 꿈을 꾼다. 어디선가 그들이 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런 사람이라고 들으면 좋겠다. 지금 건방져졌다거나 사람들에게 언제 그랬냐는 듯한 게 아니라 당신들을 닮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모아엔터 제공

윤시윤은 "늘 좋은 작가님 연출자가 있었지만, 언제나 저라는 불안 요소는 김탁구를 제외하고 대박난 것은 별로 없었다. 부족한 스코어를 받아 올 수밖에 없었고 작가님과 연출자에게 미안한 배우였다. 그걸 메워준 것은 팬들의 응원이었다. 늘 저는 샴페인을 터뜨릴 수 없었다. 기독교인으로서 저라는 사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작품 하나만 잘 찍으면 몇십 억씩 CF찍는 사람들도 있지 않나. 저는 항상 이 작품이 안 되면 주인공을 할 수 있을지 절박한 심정으로 일했는데, 축복이었던 거 같다. 성격이거나 겸손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렇게 못하도록 상황들에 2% 부족한 결과물을 주면서 지금까지 해오게 한 거 같다. 축복인 거 같다. 저도 만약에 대박이 나버리면, 저도 건방져지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윤시윤은 "후배들의 편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들에게 불리하고, 나쁜 놈들이 많지 않나. 힘없는 후배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영향력과 신뢰가 있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 가르치려 들면 안된다. 그것도 꿈이다. 제가 세경이, 최다니엘, 이순재 선생님을 보면서 했듯이, 10년 했다고 건방져져서 '이렇게 조정해주면 좋지 않을까'하는데 이순재 선생님은 아직도 스케줄로 아무 말이 없다. 알량하게 주인공이라고 뭐 하고 뭐 하니까 그 좋은 차에서 자는 거 아니냐. 그렇게 처음 초심을 자꾸 생각하게 되는 거 같다"고 밝혔다.

지금의 윤시윤을 있게 만들어준 작품은 바로 '지붕뚫고 하이킥'이다. 윤시윤은 "마음의 고향은 '하이킥'이다. 걸음마도 못하던 저에게는 그들은 걸음마도 시켜주는 작품이었다"고 추억했다.

윤시윤은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종영 후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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