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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도전정신+휴머니즘"…'드라마스페셜' KBS 단막극 자존심 살릴까(종합)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9-09-26 15:28




[SC현장]"입봉작+도전정신"…'드라마스페셜' 단막극, KBS 드라마 자존심(종합)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올해도 드라마스페셜 했어?'라는 말이 가장 가슴아프다. 단막극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KBS가 올해도 단막극 10편을 론칭했다. '드라마스페셜 2019'는 KBS가 강조하는 '수신료의 가치'다.

26일 서울 여의도동 KBS 본관에서는 'KBS 드라마스페셜 2019'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총 10편 중 첫 방송되는 '집우집주' 이현석PD와 배우 이주영, 김진엽, 2번째 단막극인 '웬 아이가 보았네' 나수지PD와 배우 태항호, 김수인이 참석했다.

'집우집주'는 남의 집만 만들어온 건축디자이너 조수아(이주영)가 넉넉한 집안 출신 아들 김유찬(김진엽)과의 결혼을 앞두고 집에 대한 컴플렉스에 시달리며 대립하고 화해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웬 아이가 보았네'는 버려진 외딴 시골집에 들어온, '여자가 되고픈' 건장한 남자 양순호(태항호)와 집나간 엄마를 기다리는 12세 딸 동자(김수인)가 가족이 되는 이야기다.


'집우집주'의 이현석 PD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싱글남으로서 난 언제쯤 집을 살 수 있지?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집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했다"면서 "집이 부의 상징이 아니라 삶의 공간으로만 작용했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전했다.

이주영은 자칫 속물적인 캐릭터로 비칠 수 있는 수아에 대해 "그 선택과 과정이 합리적이어야한다는 고민이 많았다. '왜 저러지?'가 아니라 보는 사람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하니까"라며 "그 속내를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청년, 남녀 할 거 없는 보편적인 고민이다. 서로의 가치관에 맞춰가는 과정이 집약적으로 잘 담긴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엽은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나오는 건 유찬의 선택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맞춰서 살다가 수아를 만나는 것"이라며 "그러니 수아와 갈등하고 지치는 일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일종의 '틀에 박힌' 캐릭터는 아닐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웬 아이가 보았네'의 나수지 PD는 "입봉작으론 휴머니즘이 가득한 따뜻한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소외된 남자와 소외된 어린 아이가 가족이되어가는 과정을 담았다"며 웃었다.

태항호는 '여자가 되길 꿈꾸는 남자 양순호'라는 캐릭터 소개에 대해 "자신은 부끄럽지 않고 떳떳하지만, 사회적 시선을 피해 시골로 숨어들게 된다. 전 '여자로 태어났어야 했는데 남자로 잘못 태어난 사람'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다"면서 "그러니 여자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냐. 이질감을 느끼기보단 같은 사람으로서의 이야기로 봐달라"라고 강조했다.

나수지 PD는 양순호라는 배역에 대해 "극중 동자(김수인)가 12살이다. 아기라기보단 여인의 징후가 나타나는 나이다. 남자가 지켜보는 시선이 되는 건 좀 우려스러웠다"면서 "따뜻한 사람이니까, 남자든 여자든 본질은 상관없다는 속내를 담고자 했다. 성수자와는 다른 차별성을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또 "거구의 남자라서 내면의 여성성이 더 차단되는 아이러니한 캐릭터를 표현할 배우는 태항호 선배밖에 없었다"며 진한 신뢰감도 드러냈다. 김수인에 대해서는 "하나뿐인내편에서 도란이 아역하는 모습 보고 반했다"고 덧붙였다.

태항호는 오는 10월 5일 6살 연하의 비연예인 여성과 3년간 열애 끝에 결혼을 앞두고 있다. 태항호는 "다들 '너 평소처럼, 원래대로 하면 되지 않냐, 연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태항호와 김진엽은 지난해 tvN '드라마스테이지'에 이어 또한번 단막극에 출연한다. 두 사람은 "단막극만의 매력이 있다. 상업적이거나 이해타산적인 고려 없이 무한한 상상력을 만날 수 있다", "시작과 끝을 알고 작품에 들어가기 때문에 보다 깊게 연구할 수 있다. 보다 도전적이고 과감하게 연기할 수 있다"며 단막극의 장점을 설파했다.

하지만 '드라마스페셜 2019'는 금요일밤 11시로 편성됐다. 주요 예능이 집결한 쉽지 않은 시간대다. 두 PD는 "저희가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무엇보다 단막극이 방송되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시청률이나 편성보다는 작품 자체로 봐달라"며 단막극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이현석 PD는 "작년까진 드라마스페셜 조연출이었고 올해는 연출"이라며 "올해도 드라마스페셜 했어?라는 말이 가장 가슴아프다. 10편 밖에 안나가니까 기억속에 지워지는 거 같다. 단막극이 시청자들에게 더 많이 회자되고, 더 큰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배우들도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연연하진 않는다. 배우와 작가, 감독이 하고 싶은 작품을 하고, 그걸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 "숨겨진 명작으로 회자되는 작품이 있다. 매니아층이라도 즐겁게 봐주시면 만족한다"는 속내를 전했다. 특히 김진엽은 "이번 작품에서 윤유선 선배를 처음 만났다. '너 연기 잘한다, 배우하길 잘했다'는 칭찬이 여운으로 남았다.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며 감격을 표하기도 했다.


KBS 문보현 드라마센터장은 "KBS도 형편이 충분치 않지만, 공영방송의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만든다"면서 "단막극의 정신은 도전적인 스토리로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유능한 감독과 작가, 배우의 산실인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차후 보다 내실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KBS 드라마스페셜 2019'는 오는 27일부터 매주 금요일밤 11시 KBS2에서 방송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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