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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달리는 조사관'이 공감의 차원이 다른 휴머니즘 조사극의 탄생을 알렸다.
첫 출근 신고식을 치른 배홍태는 노조 소속 소지혜(황재희 분)가 간부 이은율(임일규 분)의 성추행을 고발한 진정사건에 합류하게 됐다. 회사 동료 강윤오(권해성 분)의 장례식 당일 벌어졌다는 사건에 대해 강제 추행이라는 '진정인' 소지혜와 이를 반박하는 피진정인 이은율의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목격자와 물증이 없으면 진술에 의존해야 하는 성추행 사건. 가해자 취급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은율과 2차 가해를 받았다는 소지혜의 SNS 폭로까지 더해지며 사건은 일파만파 커졌다. 노조와 임금협상 중인 사측은 성추행 사건을 빌미로 노조를 비난하는 상황이었기에 조사과장 김현석(장현성 분)의 친형이 간부라는 이유로 외압설까지 휘말렸다.
한윤서와 배홍태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노조 조합원들을 직접 만나 진실 규명에 나섰다. 소지혜와 이은율에 대한 조합원들의 평가도 엇갈렸다.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정황이 있다면 성추행이 인정되는 게 판례라는 배홍태와 달리 악용된 사례도 있어 한윤서는 판단을 끝까지 보류하며 신중하게 조사에 임했다. 경찰이 아닌 인권위를 먼저 찾아온 소지혜의 행동,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언론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등 석연치 않은 부분도 분명히 존재했다. 진정의 다른 목적이 있다고 의심했지만, 진정과 무관한 사안을 밝혀낼 권한은 조사관들에게 없었다. 결국, 증거가 없기에 해당 사건을 기각하려는 순간 소지혜가 증거를 가지고 사무실로 찾아왔다. 앞서 소지혜와 이은율의 은밀한 만남이 포착됐던바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지, 조사관들의 본격적인 활약을 기대케했다.
배우들의 존재감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이요원은 철저히 팩트만을 가지고 조사하는 원칙주의 한윤서를 날카롭게 그려냈고, 행동파 조사관 배홍태로 분한 최귀화는 독보적 존재감으로 역대급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능청스럽게 웃음을 유발하며 극을 조율한 장현성, 노련한 카리스마를 선보인 오미희, 풋풋한 에너지로 활력을 불어넣는 김주영, 이주우까지 현실밀착형 캐릭터들은 리얼리티와 재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김용수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은 완성도와 몰입도를 높였다. 다소 무거워 질수 있는 에피소드에 현실감을 가미해 공감대를 확장하고, 조금은 낯선 인권증진위원회를 유쾌한 터치로 재치 있게 담아냈다. 날이면 날마다 찾아오는 진정남(오재균 분), 진정녀(박보경 분)의 모습부터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인권위 조사관들의 고민을 섬세하고 따뜻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진정인과 피진정인의 진술 공방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담아내 시청자에게도 생각의 여지를 돌리는 대목 역시 '달리는 조사관'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한편, '달리는 조사관' 2회는 오늘(19일) 밤 11시 OCN에서 방송된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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