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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 남규리 "나이드니 여성성 싫어져..중성적 캐릭터 원해"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7-13 08:00


사진=코탑미디어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남규리(34)가 '중성적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남규리는 2006년 그룹 씨야의 정규앨범 '여인의 향기'로 데뷔한 후 2008년영화 '고死 : 피의 중간고사'에 주연으로 출연하며 배우로도 데뷔했다. 2010년 이후부터는 연기자로 변신해 SBS '인생은 아름다워'(2010), '49일'(2011), KBS2 '해운대 연인들'(2012), JTBC '무정도시'(2013) 등에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배우 남규리'를 알렸다. SBS '그래, 그런거야'(2016) 이후 2년의 공백기를 거쳤고, 2018년 MBC '내 뒤에 테리우스'에 특별출연을 시작으로 연기활동을 재개했다. MBC '붉은 달 푸른 해'(2018)와 '이몽'(2019)에 이르기까지 쉼 없는 작품활동을 펼쳤다.

남규리는 '이몽'에서 경성구락부 재즈가수 미키 역을 맡아 열연했다. 초반 이영진(이요원)을 깔보고 무시했지만, 이후 이영진과는 단짝친구가 됐다. 또한 밀정의 밀정으로 활약하며 '이몽' 속의 히든카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몽'은 MBC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준비한 200억원 대작 드라마로,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인 손에 자란 의사 이영진과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이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100% 사전제작 드라마로 전국 각지에서 지난해부터 촬영을 진행, 1년의 시간을 보냈다.

남규리는 '붉은 달 푸른 해'에 출연하는 동시에 '이몽' 촬영에도 함께했다. 짧지 않은 기간동안 상반된 두 캐릭터를 동시에 선보여야 했던 것. "'붉은 달 푸른 해' 중반부터 불려가서 촬영을 했고, 상반된 캐릭터라 감정 조절을 해야 해서 처음에는 힘들었다. 항상 긴장이 됐다"는 남규리는 "(작품을) 준비할 때 거의 동시에 같이 했다. 이미 두가지 톤을 제가 생각한 캐릭터에 맞춰서 준비를 해놨고, 막상 현장에 가서 할 때는 저한테 필요한 것은 자신감 밖에 없었다. 마음을 강하게 먹고, 촬영에 임할 때 한 두 번은 굉장히 떨리더라. 대본도 잘 못 외우니까 엉덩이에 대본을 깔고 봤고, 얇은 시스루 드레스를 입고 촬영을 해야 해서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붉은 달 푸른 해' 때는 역할이 아동학대 피해자이자 로봇처럼 말하는 형사라는 것이 있어서 주체적으로 만들 수 없었는데 그 답답함이 미키를 하면서 풀리더라. 새로운 경험을 했고 상반된 캐릭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같이 하면서 배운 것들이나 스스로 얻은 노하우가 생긴 거 같아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했다. 애착도 두가지 다 있는 캐릭터고 두 가지 감성이 다 저에게 존재하는 캐릭터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남규리는 미키를 만들어내기 위해 외적인 부분에 힘을 줬다고 했다. 그는 "사실 배우가 캐릭터에 들어가기 전에 외적인 것을 더 생각함으로써 캐릭터가 완성이 될 때도 있다. 이번 캐릭터는 그런 게 중요한 캐릭터였다. 헤어스타일부터 의상은 드라마 팀에서 해줬지만 저의 의견을 회의를 하면서 의상이나 외적인 준비를 하면서 저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이 됐던 거 같다. 감독님과 상의를 했고, 막상 감독님과 연기가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호흡에서 의지를 하게 됐다. 예전에는 조금 더 다르게 제가 연습도 생각도 많이 하는 편이라 투자를 많이 했다. 잠을 못 잘 정도로 준비하는 편인데 그런 준비보다 현장에 맡겨야 한다는 얘기를 몸소 실감한 것 같다. 그런 현장이 주어진 것이 감사한 일이었다. 어려운 문제도 있었지만. 이런 게 현장에서 애드리브성도 있지만 접근해야 하는 것이 많았던 캐릭터고, 그런 것들을 만드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코탑미디어 제공

사진=코탑미디어 제공

사진=코탑미디어 제공
남규리는 늘 당당한 여성상을 그린 캐릭터에 목이 말라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는 늘 작품을 기다리는 사람이다. 작품이 됐을 때는 당연히 운명적으로 작품을 만나게 되는 거라고도 생각한다. 작품을 더블로 한다는 것도 굉장히 큰 행운이었다. 이렇게 좋은 작품을 다시 하게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전에 저예산 영화도 찍었고 시청률이 안 나오는 드라마도 했고, 물론 어떤 환경에서도 저는 매순간 열심히 했지만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을 때 쯤에 '이몽'과 '붉은 달'이 돼서 하게 됐는데 배우는 뭔가 운명을 탄다고 생각한 것이 붉은 달 푸른 해 할 때 쯤에 약간 멋있는, 학대나 하필이면 그때 여성성이 싫어지는 순간이었다. 중성적으로 변해가는 시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 들면 남성호르몬이 생기고 소녀소녀하지 않지 않나. 자꾸 저도 시간이 가면서 더 주체적이고, 어릴 때는 그런 감정이 있어도 드러내면 안될 거 같아서 숨겼다면 갖고 있는 성향대로 나가고 싶은 욕심이 크고 작품도 그런 쪽으로 들어가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딱 그때 저한테 그런 감성이 있었다. 액티비티한 것도 좋아하고 막 젝 다른 것을 좋아하지 않는 대신에 몰두하는 것,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것을 워낙 어릴 때부터 게임도 좋아하고 운동도 좋아하고 오토바이도 타보고 그런 감성이 있는데 그걸 꺼낼 수 있는 감성의 기회가 주어진 거다. 제가 표현하지 못한 인물을 만난다는 것이 축복이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동안 다소 배역이 가려졌지만, '이몽'의 최종회에서는 더 당당해진 남규리 표 미키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로인해 남규리에게는 당당한 여성상을 더 표현하고픈 욕심도 생겼다고 했다. "미키를 보고 주체적 캐릭터에 어울릴만한 것이 들어 오면, 저한테 많은 내공이 쌓일 거 같다. 그런 거에 대한 조금 더 희망적 느낌이 생기고 이런 역할을 더 해보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달콤살벌한 악녀의 느낌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역할을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더 느낄 수 있는, 고생스럽더라도, 늘 제가 원하는 역할은 그런 거다. 평탄하지 않고, 희로애락이 분명한, 제 성격도 '이거 아니면 저거'인 편이다. 그렇게 자꾸 작품도 오지 않나 하는 막연한 생각도 오더라."

남규리가 출연한 '이몽'은 최고 시청률 7.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한 후 줄곧 4%대 시청률을 유지했으며 13일 마지막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남규리는 '이몽' 후 휴식기를 가지며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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