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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60일, 지정생존자'가 지상파 월화극까지 위협하는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정치 드라마'라는 흥미진진한 코드와 재난에 해당하는 국회의사당 폭파사건이 동시에 벌어진 덕이다.
1회에서는 국회의사당이 폭파되고 박무진(지진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기 전까지의 과정을 담았다면, 2회는 그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민들 앞에 서기 전까지의 과정이 긴박하게 그려졌다. 국회의사당 폭파라는 초유의 사태를 두고 국민들의 불안감이 상승하고 국회의원들의 반발이 심해진 가운데 박무진이 앞으로 60일간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 나갈지가 한국판 '지정생존자'의 주요 스토리가 될 예정이다.
특히 2회에서는 박무진이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에 빠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국회의사당 폭파 현장에서 발견된 불발탄이 북한이 동맹국에 수출했던 테러용 폭발물의 일종임이 드러난 것. 대북 강경을 고수하는 합참의장 이관묵(최재성)과 육군참모총장 은희정(이기영)은 전투태세에 돌입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고, 한반도 비상사태를 또 하나의 정치적 기회로 여기던 주변국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일본 해상 자위대 소속의 이지스함이 "자위권을 행사한다"는 명목으로 대한민국 영해를 무단으로 침범했다. 또 한미연합사령관 브라운 벨은 신포기지를 출발한 북한의 잠수함이 사라졌다며 한반도 전역에 데프콘 2호를 발령해야 한다고 박무진을 압박했다. 박무진에게 주어진 첫 과제였다. 데프콘2호를 승인해 미국에 전시작전권을 넘기게 될지, 북한의 잠수함이 진짜로 남하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지 결정해야 했다.
바로 그때 핫라인이 울렸다. 발신인은 북한의 VIP였다. 박무진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한 순간이었고 한반도가 위기에서 구원을 받은 결정적인 순간이 됐다. 박무진은 한숨을 돌렸지만, 한주승은 "오늘 벙커룸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박무진 권한대행 당신이었다"고 말하며 박무진에게 다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긴장됐던 하루가 지났고 박무진은 국민 앞에 섰다. "국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통령 권한대행 박무진입니다"라는 말로 권한대행 이틀차를 맞이했다.
첫회에서는 다소 늘어진다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오히려 박무진의 심리상태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줬던 것이 득이 됐다. 긴박하게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 이에 대해 적응하지 못하는 박무진의 심리에 시청자들도 감정이입이 가능했던 것. 또 '지정생존자'는 완전한 판타지이자 "전적인 픽션"의 작품이지만, 현재 한반도의 상황과 놀랍도록 유사한 부분들을 곳곳에 숨겨두어 이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양진만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북한과의 평화협정과 종전선언을 발표하던 중 사망하는 모습이 담겼다. 드라마와 현실을 이어주는 소재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게 되는 것도 '지정생존자'를 지켜보는 관전포인트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힘은 '스토리'다. 그동안 수많은 정치드라마가 나왔고, JTBC에서도 '보좌관'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냈지만, 현실성과 파격적인 구성 두 가지를 모두 잡는 드라마는 없었다. '지정생존자'가 정치드라마의 부진을 끊는 작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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