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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연출자 책임"·…김성훈 감독, '킹덤' 속 연기력 논란에 대해 말하다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1-28 15:05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김성훈 감독이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김성훈 감독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1.28/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마침내 베일을 벗은 초대형 기대작 '킹덤', '킹덤'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공개 후 쏟아지진 작품에 대한 평가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극본 김은희).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이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연출 소감과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지난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동시 공개된 '킹덤'은 넷플릭스가 선보이는 첫 번째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200억원의 어마어마한 제작비와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등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볼 법한 배우들이 총출동해 제작 단계부터 엄청난 관심을 불러모은 바 있다.

특히 '킹덤'은 지난 2016년 방송돼 최고 시청률 12.5%를 기록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tvN '시그널'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와 영화 '끝까지 간다'(2014), '터널'(2016) 등의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겸비한 작품을 통해 뛰어난 연출력을 보여준 김성훈 감독이 의기투합해 더욱 화제를 모았던 작품. 특히 김성훈 감독은 '킹덤'을 통해 처음으로 드라마 메가폰을 잡아 눈길을 끌었다. 앞선 영화들로 감각적인 연출력과 압도적인 서스펜스를 선보여온 그는 '킹덤'을 통해서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스펙터클한 긴장감과 스릴 넘치는 연출력을 선보였다.
이날 김성훈 감독은 "관객 반응을 찾아봤냐"는 첫 질문에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감독이 있다고 하더라 자신의 작품 리뷰를 엄청 찾아보고 티내는 감독과 찾아봤는데 안본척하는 감독. 저도 다 찾아봤다. 다 찾아보고 안 찾아본 척 하고 싶은데 다 티가 나더라. 주말동안 조증과 울증이 하루에 수십번 왔다갔다 하더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가장 좋았던 반응이 뭐였냐는 질문에 "작품 만든 사람 입장에서 가장 기쁜 말은 딱 한 단어다. '재미있다'. '기대 이상이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 동시에 전 세계 관객들에게 공개된다. 한국 관객뿐만 아니라 외국 관객들의 반응도 궁금하고 걱정이 되더라. 그런데 우리 한국 관객들도 그런 부분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더라. 그런 모습이 되게 감동적이었다"며 "안되는 영어 실력으로 구글에 검색해서 외국 리뷰 기사를 찾고 또 번역기로 돌려서 다 읽어봤다. 좋은 단어만 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성훈 감독의 말처럼 '킹덤'은 한국 관객만이 아닌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아야하는 글로벌 드라마. 김 감독은 "사극이라는 장르를 외국 관객들도 즐길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이 있냐"는 질문에 "일단 그 믿음 속에서 작품을 찍었다. 물론 우리 작품이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외국 관객들에게 공개가 되긴 하지만 일단 김은희 작가는 작가님이 잘하는 방식을, 저는 제가 잘하는 방식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입을 열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김성훈 감독이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김성훈 감독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1.28/
이어 그는 "물론 어떻게 외국 관객들이 받아들일지 필터링을 하긴 했다. 외국 넷플릭스 관계자들과 화상회의도 많이 했는데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넷플릭스 외국 관계자들이 '이거 고쳐라' '저거 고쳐라'가 아니라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히 물어주셨고 피드백을 했다"며 "사실 영의정 좌의정들의 권력 다툼이 외국분들에게 소구될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사실 외국 정치, 외국 왕정도 다 똑같다. 권력에 대한 암투, 그에 대한 이야기와 감정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다 이해하시더라"고 말했다.

이날 김성훈 감독은 넷플릭스 관객들에게 엇갈린 연기 성적표를 받은 배우들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25일 공개 이후 관객들로부터 가장 큰 질타를 받고 있는 조학주(류승룡)의 딸이자 중전 역의 신예 배우 김혜준에 대해 이야기 했다. 김혜준의 연기력 논란에 대해 묻자 김 감독은 "일단 안타깝고,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일단 배우는 연기를 위해 자신을 내던지고 그런 배우를 위해 감독은 보호 해줄 수 있는 울타리를 쳐줘야 하는건데, 그런 내가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아마 배우도 굉장히 고민이 많았을 거다. (김혜준과 가장 많은 신에서 호흡하는) 류승룡 배우는 명실상부 최고의 카리스마를 가진 배우이자 그가 연기하는 조학주는 '킹덤'의 분위기를 이끄는 캐릭터이지 않냐. 중전은 그의 딸로서 아비의 모습을 닮고자하지만 아직 영글지 않은, 성장 중인 캐릭터다. 김혜준 배우를 통해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잘 표현이 되지 않은 것 같다. 그건 연출자인 나의 탓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색한 사극 톤'에 대해서도 관객들의 지적을 받고 있는 배두나의 연기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사극은 사극만의 기본적인 톤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극톤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격식을 갖춘 말투를 쓰는 궁궐 안에 인물들이 아니라 궁궐과 멀리 떨어진 민초들의 말투에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다. 배두나 씨가 연기한 서비 캐릭터가 대표적이다. 저희에게는 아주 새로운 시도였고 굉장히 좋게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며 "아마 그러한 '낯섬' 때문에 관객들에게 더 어색하게 다왔던 것 같다"고 진중하게 설명했다.

'킹덤'에서 관객들의 가장 큰 극찬을 이끌고 있는 배우는 단연 류승룡이다. 극중 탐욕스러운 조선의 실질적인 권력자 영의정 조학주 역을 맡은 류승룡은 그야말로 '화면을 씹어먹는' 압도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최근 몇 년간 아쉬운 스크린 성적표를 받은 바 있는 류승룡은 최근 개봉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극한직업'(이병헌 감독)에 이어 '킹덤'까지, 내놓는 작품 마다 완벽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성훈 감독은 그런 류승룡에 대해 "류승룡 선배는 (흥행 성적과 상관없이)예전부터 늘 원래 그 자리에 계셨다. 물론 작품에 따라 빛을 받을 때도 있고 또 구름에 가렸을 때도 있었지만 그의 존재감은 언제나 엄청났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킹덤'의 압도적인 분위기는 류승룡 선배님으로부터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분의 연기를 보면 정말 마음이 편안해 지고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큰 믿음이 갔다. 류승룡 선배는 촬영할 때는 섬뜩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조학주였지만, 컷 소리가 나면 바로 '극한직업' 속 고반장이 되더라"며 웃었다.
이어 주인공 이창 역의 주지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 해 '신과함께-인과 연'(김용화 감독), '공작'(윤종빈 감독), '암수살인'(김태균 감독)까지 세 영화를 연달아 흥행 시키며 대세로 떠오른 주지훈은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이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 이창 역을 맡아 또 다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주지훈의 인기가 정말 그의 큰 키만큼 하늘을 찌르더라. 주지훈 씨는 현장에서 갓까지 쓰고 있으면 정말 우뚝 서보였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주인공 창이라는 인물은 초반에는 궁궐 안에서 위축되면서 살아온 인물로 보여지고 나중에는 홀로 두발로 서는 캐릭터다. 그래서 이창 역에는 양쪽 모두를 표현할 수 있는 양면을 가진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며 "지훈씨가 딱 그랬다. 지훈씨의 얼굴을 보면 그의 얼굴 안이 궁금해진다. 어떨때는 되게 어둡고 슬퍼 보일때가 있는데 또 어떨때는 굉장히 강인해 보인다. 그런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게 주지훈 배우의 가장 큰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감독은 "지훈 씨는 사석에서 보면 정말 똑똑한 사람이다. 정말 센스가 엄청나다. 센스학원 다니나 싶더라. 시나리오 이해도도 높고 평소 독서량도 엄청나다. 아는것도 정말 많다. 분위기도 정말 잘 읽는 배우다"고 극찬했다.

또한 김 감독은 새로운 배우라 발견이라는 호평을 이끌고 있는 영신 역의 배우 김성규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실 성규씨가 '터널'에 시위자로 나왔었는데, 시위 장면이 통편집 되면서 성규씨까지 통편집 됐다"고 입을 연 김 감독은 "이후 '범죄도시' 가편집본을 보게 됐는데, 그걸 보고 바로 이친구를 캐스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오디션도 봤는데 정말 엄청났다. 바로 우리 작품을 하자고 제가 매달렸다"며 "배두나씨와 호흡이 첫 촬영이었는데, 첫 촬영 끝나고 배두나씨가 제게 와서 '저 배우 누구에요?'라고 묻더라. 그러면서 '저 배우의 눈을 보면 진솔해진다'고 극찬을 하더라. 노력도 남다르고 발성도 눈빛도 정말 좋은 배우다. 오늘도 잘하지만 내일은 더 잘할 배우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김성훈 감독이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김성훈 감독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1.28/
200억의 제작비가 투입된 초대형 기대작인 '킹덤'. 이날 김성훈 감독은 "넷플릭스의 전폭적인 지원에 하고 싶은 모든 걸 다 했냐"는 농담스러운 질문에 "해보고 싶은 거 다했으면 넷플릭스가 거덜났을 거다"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그는 "블록버스터라고 불리는 영화도 사실 현장에 가면 저예산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예산이라는 것에는 항상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킹덤'을 하면서 돈 때문에 특정 신을 아예 없애거나 못한다는 경우는 없었지만 아쉬움은 항상 했다"며 "그런데 드라마만 하셨던 감독님들이 제 얘기에 배부른 소리한다고 하더라. 어떤 드라마 감독님은 2억으로 드라마를 찍었다고 하덜. 이야기를 듣고 스스로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킹덤'은 김성훈 감독의 첫 드라마이자 첫 사극. 김성훈 감독은 "사극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입을 열었다. "강릉 촬영장을 다니면서 우리 나라가 이렇게 예뻤나 싶더라"고 입을 연 김 감독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찍어놓은 자료들이 있는데, 그걸 보면서 정말 우리나라에서 반지의 제왕을 찍어도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런걸 느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날 김성훈 감독은 호평을 받은 '킹덤' 특유의 분위기와 색감에 대해 "우리 작품의 특징이자 장점이자 약점일 수 있는 부분 중에 하나가 좀비가 발병하는 시점이 해가 지고 온도가 떨어질 때는 거다. 바로 그 순간이 촬영하기 하루 중 촬영하기가 가장 까다로운 시간대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김성훈 감독이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김성훈 감독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1.28/
이어 그는 "해가 지는 순간 하루에 30분밖에 없기 때문에 촬영하는게 어렵다. 궁궐에서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해질녘의 조명을 많이 표현하려고 했다. 빛에 가장 중점을 뒀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맞는 소품과 질감을 신경을 많이 썼다. 그래서 스태프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킹덤' 속 좀비의 특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가장 신경썼던 부분이 '우리만의 좀비를 어떻게 창조할까'였다. 일단 좀비의 일반적인 가장 큰 공통점인 '걷는다' '뛴다'의 속성을 그대로 들어있다. 하지만 우리 좀비의 가장 큰 차이는 오전에는 휴식기를 가진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리고 '킹덤'의 좀비는 그 사람이 좀비가 되기 전 자기가 가지고 있는 능력의 최고치의 속도로 달린다는 거다. 그래서 어른 좀비는 어른 인간의 최대 속도로 달리고 어린 좀비는 어린이의 속도로 달린다"며 "그리고 '킹덤'의 좀비는 피부톤이 좀 까맣다. 서양 좀비는 혈관을 많이 활용하는 편이다. 물론 우리도 혈관을 활용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얼굴이 까맣다는데 중점을 뒀다. 좀비 바이러스에 걸리면 간이 먼저 망가질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간이 나쁘면 얼굴빛이 어두워지지 않냐"며 "손 쓰임새도 신경을 썼다. 지능이 파괴된 좀비의 손동작을 생각해봤다. 공룡 정도, 티라노사우로스의 앞발 쓰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김성훈 감독이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김성훈 감독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1.28/
또한 김성훈 감독은 의녀 좀비가 산처럼 쌓여있는 장면이 좀비 블록버스터 영화 '월드워Z'(마크 포스터 감독)를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에 대해 "1편에 쌓았던 좀비의 모습을 저희끼리는 '의녀탑'이라고 부른다. 물론 그 또한 좀비탑이 있긴 하지만 '월드워Z' 처럼 좀비가 서로를 타고 넘는 설정은 없다. 저희는 좀비의 능력을 인간 능력의 최대치로 잡았기 때문에 '월드워Z' 등 다른 좀비 영화와 비슷하지 않을까 고민은 하지 않았다. 저희는 좀비를 CG가 아닌 좀더 아날로그적 접근을 했는데, 그게 좀더 끔찍하게 다가올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6부작 '킹덤'은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공개됐다.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김상호, 허준호, 김성규, 전석호, 김혜준, 정석원, 진선규 등이 출연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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