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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PMC'는 전투 액션을 더욱 실감나게 느낄 수 있도록 1인칭 시점 전투 화면을 사용, 관객이 실제 게임을 하는 듯한 시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이선균의 경우 외부와 단독으로 교신하는 장면을 위해 직접 POV캠을 들고 연기와 동시에 촬영을 진행했는데 이런 눈물겨운 노력덕분일까.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독특한 앵글과 전개 방식은 기존 액션 영화와 다른 신선함을 안겨준다. 다만 이런 전개방식이 영화 내내 이어져 전체적인 스토리의 몰입도를 방해한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과한 특수효과로 스토리의 본질이 묻힌 것. 여러모로 '투머치(Too Much)'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대치가 높았던 탓일까. 전작에서 김병우 감독과 찰떡 케미를 선보인 하정우는 두 번째 호흡을 맞춘 'PMC'에서 전작만큼 하드캐리한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 '암살'(15, 최동훈 감독)을 시작으로 '신과함께-죄와 벌'(17, 김용화 감독) '신과함께-인과 연'(18, 김용화 감독)까지 연이어 트리플 천만 관객을 동원한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 중 하나였던 하정우는 '더 테러 라이브' '터널'(16, 김성훈 감독)과 반복된 캐릭터로 안주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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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하정우는 'PMC'에서 연기뿐만이 아니라 제작에도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이번 작품에서 멀티플레이 역할을 도전하게 된 하정우는 "연기하면서 정신이 없었다. 주인공을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었다. 영화 완성판에는 CG로 만들었지만 실제로 연기할 때는 맨 벽을 보면서 연기했다. 계산을 맞춰 리액션을 연기해 나갔다. 의족을 찬 설정 때문에 쉽게 이동을 할 수도 없고 바닥에서 거의 포복 자세로 움직여야 했다. 좁은 공간에서 카메라가 3대가 들어와야 해서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보통 촬영보다 짧은 시간 임팩트있게 진행하려고 했다"고 촬영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하정우는 'PMC'에서 영어 대사를 소화한 것에 대해 "'아가씨'(16, 박찬욱 감독) 당시에는 일본어로 대사를 해서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익히 알고 있다. 'PMC'에서도 대부분의 대사를 영어로 소화했는데 영어 선생님께서 정확히 차갑게 발음을 지적했을 때 괴로웠다. 촬영 4개월 전부터 독해를 시작했고 촬영 한 달 전에는 외국에 나가 집중해서 영어 대사를 연마했다. 돌아와서 김병우 감독과 일주일에 다섯번씩 만나 대사를 맞췄다. 세 분의 영어 선생님이 계셨다. 후반 작업할 때도 많은 공을 들여 영어 대사를 소화하려고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믿보배'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하정우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원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지 않나? 감사하다. 관객의 칭찬과 사랑으로 힘을 받아 더 열심히 살아가고 영화 작업에 몰두하는 것 같다. 그러한 모든 것들이 지금의 배우 하정우를 만든 것 같다. 1부터 100까지 감사한 일이고 한편으로는 너무 부끄럽다. 'PMC'가 얼마나 관객에게 사랑받을지 모르겠지만 온전히 즐겁고 재미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 '믿보배'로 불러주시는 것만큼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고 의미를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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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우 감독은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에이헵 옆자리에서 같이 호흡을 맞추길 바랐다. 그래서 촬영도 이런 콘셉트를 하게 됐다. 5년 전 첫 작품을 만들면서 스스로 실책을 분석하려고 했다. 사람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이번엔 두 명의 주인공으로 엔딩을 마무리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를 보고 나서 이선균의 대사가 안들린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내가 고민했던 지점이었다. 아무래도 극한 상황에 처한 인물이기 때문에 소리가 안 들렸을 수도 있다. 선택을 해야 했는데 결국 전쟁 상황이라는 상황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떤 장면은 '좀 과했다'라고 느낄 수도 있을테고 멀미를 호소하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나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어 이런 전개와 앵글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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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