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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말모이' 유해진X윤계상, 우리'말'과 착한'맘'이 만든 온기(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12-18 17:0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우리의 '말'과 따뜻한 '맘'으로 함께 만들어간 착하고 순한 영화 '말모이'. 2019년을 따뜻하게 열어 줄 '말모이'가 유해진의 명품 연기로 반짝였다.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의 한 남자가 조선어학회 대표를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영화 '말모이'(엄유나 감독, 더 램프 제작). 18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말모이'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유해진, 윤계상, 엄유나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지난 해 1218만 관객(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한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의 갱을 통해 광주민주화 운동을 아주 보통의 평범한 사람의 시선을 통해 바라보면서 휴머니즘의 진수를 보여줬던 엄유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말모이'는 그런 엄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우리말을 모아 조선말 사전을 만들려고 했다는 이유로 대거 옥고를 치렀던 '조선어학회' 사건을 뒤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것. 평범하다 못해 글도 못 읽는 판수(유해진)을 주축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역사가 위인들의 것이 아니라 결국 보통 사람들의 삶으로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배우 유해진과 윤계상이 18일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말모이'의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건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12.18/
'말모이'가 가진 따뜻한 극강의 휴머니즘의 중심에는 단 한 번도 관객을 실망시킨 적 없는 최고의 배우 유해진이 있다. '럭키' '공조' '1987' '완벽한 타인'까지 단 한번의 이미지 반복 없이 매번 새로운 캐릭터로 관객을 감동시켜온 그는 감옥소를 밥 먹듯 드나들다 조선어학회 사환이 된 까막눈 김판수 역을 맡아 완벽한 연기력과 특유의 친근함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최대로 끌어올린다. 유해진만이 할 수 있는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는 물론, 진한 여운까지 만들어내며 '말모이'의 격을 높인다. 말을 모아 나라를 지키려는 조선어학회 대표 류전환 역을 맡은 윤계상은 이번 작품을 통해 '범죄도시'의 악랄한 악인 장첸의 이미지와 정반대되는 이성적이면서도 따뜻한 지식인을 무리 없이 연기, 유해진과 함께 새로운 브로맨스 케미를 보여준다.

이날 연출을 맡은 엄유나 감독은 "우연한 계기로 말 모으기 작전에 대한 짧은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동참했다는 것에 감동을 받아서 영화로 만들게 됐다"고 연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엄유나 감독이 18일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말모이'의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건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12.18/
또한 영화 속 시대적 배경에 대해 "'말모이'는 조선어학회와 조선어학회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었고 극중 캐릭터는 모두 상상 속 인물이다. 조선어학회가 1942년에 일어났고 그 시대적 배경을 기반으로 했다. 창씨개명이나 한글잡지 중단은 딱 그 시기에 시작한 건 아니다. 창씨개명 같은 경우는 사람들이 호응을 하지 않아서 장시간에 비율을 높이려고 한걸로 알고 있다. 영화는 1940년대를 중심 배경으로 했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매번 영화를 처음 볼 때마다 긴장이 된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봤다"고 입을 유해진은 "순둥이 같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이(극중 딸 이름) 같은 영화가 아닌가 싶다"며 영화를 처음 관람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윤계상은 "참여한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배우 유해진이 18일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말모이'의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건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12.18/
또한 유해진은 극중 김판수라는 캐릭터에 대해 "까막눈 일때와 조금씩 한글을 알아갈때의 변화에 중점을 둬야 된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그 변화의 계기가 조선어학회에 가서 티객태격하는 모습이지만, 혼자 책방에서 '운수 좋은 날'을 읽으면서 감동하는 모습이 변화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리고 유해진은 극중 판수와 자신과의 공통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저도 판수라는 인물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저도 살갑게 애정표현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속에만 정을 담아두고 판수처럼 나중에 마음을 표현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윤계상은 "시나리오를 보고 그냥 너무 재미있었다. 그러다 막상 류정환의 역할을 하게 됐는데 너무 어렵더라. 제가 생각한 의지보다 더 큰 의지를 가진 캐릭터이고 저의 생각이 항상 모자른 느낌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배우 윤계상이 18일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말모이'의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건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12.18/
그러면서 "촬영에 한 신 한 신을 버거워하면서 찍었던 것 같다. 그런데 작품을 끝내 놓고 영화를 봤을 때, 배우로서 영화를 바라보진 못하겠더라"며 "스스로 모자르기만 한 것 같다. 다만 이 영화에 류정환으로 참여하게 된 게 감사하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영화 '소수의견' 이후로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게 된 윤계상과 유해진.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유해진은 "윤계상 씨에 대해서는'드립커피' 같다는 드립을 날린 적이 있다. 한방울씩 모여서 진항 커피가되 듯이 계상씨와는 그런 관계인 것 같다. 3년만에 계상씨와 만나서 연기하다보니 '동지'라는 말이 와닿는다.


해진의 형은 "바라보면 너무나 좋은 하늘 같은 분이다"고 입을 연 윤계상. 그는 "현장에서 해진이 형님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 배우로서 제가 앞으로 나아가는 지점, 그 곳에 항상 계시는 배우인 것 같다"며 "이번 작품을 하면서 형의 깊이가 어떤 부분을 만들어준 것 같다. 형 덕에 현장에 빠져들게 됐다"며 웃었다.

한편, '말모이'는 유해진, 윤계상, 김홍파, 우현, 김태훈, 김선영, 민진웅 등이 가세했고 '택시운전사' 갱을 쓴 엄유나 작가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내년 1월 9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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