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아쿠아맨'에 '애나벨'이 등장한다고?" '호러 제왕' 제임스 완, 그가 만든 히어로 무비는 달라도 확실히 달랐다.
막대한 예산과 수많은 원작 팬들을 이끌고 있는 히어로 코믹스 기반 영화는 연출자 특유의 색깔을 드러내기 가장 힘든 장르다. 특히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나 DCEU(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 등 여러 영화가 특정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히어로 영화인 경우 더욱 그렇다. 한 명의 연출자의 색깔보다는 모든 세계관을 관장하는 스튜디오, 제작사의 색깔을 통일성 있게 담아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을 이끌고 있는 마블 스튜디오의 MCU 영화만 보더라도, 대중이 기억하는 건 영화의 연출자가 아닌 '마블 스튜디오'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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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완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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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출자의 개성을 살리기 힘든 프렌차이즈 히어로 영화에서도 연출자 특유의 감성과 특징을 고스란히 드러낸 작품이 등장했다.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베일을 벗은 제임스 완 감독의 영화 '아쿠아맨'이 그 주인공이다. '아쿠아맨'은 독창적인 스토리와 반전으로 전 세계 호러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던 '쏘우'를 연출하고, '컨저링' '애나벨' '더넌'으로 이어지는 호러 세계관, 일명 '컨저링 유니버스'를 창조해낸 '호러 제왕' 제임스 완의 개성이 고스란히 살아 있으면서도 히어로 영화로서의 미덕을 잃지 않은 색다른 작품이었다.
아쿠아맨이 '히어로'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아쿠아맨'은 여타 다른 솔로 히어로 무비와 크게 다르지 않은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따라간다. 하지만 기존 히어로 영화에서는 단 한번도 제대로 다뤄진 적 없는 수중 도시를 총 7개의 다른 왕국(아틀란티스, 브라인, 피셔맨, 제벨, 트렌치, 데저터, 로스트)으로 그려내며 비주얼이 주는 쾌감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특히 끔찍한 바다 크리처가 가득한 수중 도시 트렌치는 '호러 제왕' 제임스 완의 주특기가 제대로 발휘된 공간이다. 어둡고 음습한 바다 한 가운데서 마치 에일리언을 연상시키는 끔찍하면서도 리얼한 수중 크리처가 주인공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과 메라(앰버 허드)를 덮치는 장면은 마치 호러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엄청난 긴장감을 선사한다. 검은 바다로 뛰어든 아쿠아맨과 메라의 뒤를 수천 마리의 수중 크리처가 뒤쫓는 장면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또한 제임스 완은 '아쿠아맨' 속에 자신이 창조해낸 '컨저링' 유니버스가 낳은 최고의 호러 캐릭터 '애나벨' 인형을 깨알 같이 숨겨 놓으며 정체성을 드러냈다. 제임스 완 감독의 전작을 알고 있는 관객이라면 '아쿠아맨'을 관람하면서 애나벨 인형을 찾아내는 것도 영화를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쿠아맨'은 '쏘우', '인시디어스', '컨저링' '분노의 질주: 더 세븐' 등을 연출한 제임스 완 감독이 연출했고 제이슨 모모아, 앰버 허드, 니콜 키드먼, 패트릭 윌슨, 윌렘 대포 등이 출연한다. 오는 19일 개봉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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