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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SBS '나도 엄마야'를 마친 배우 우희진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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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진은 "부담이 됐던 장면은, 이 인물이 상식 밖의 인물이다. 그런데 배우가 연기하려면 캐릭터를 공감해야 하는데 그게 배우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해야 하니. '이런 선택을 하나?' '그렇 수 있나?'이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럴 때마다 이런 사람을 연기하니까 '이럴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었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나쁜사람은 고생을 하고 대가를 치러야 할 거 같은데 짧은 시간 안에 감옥에 확 다녀오고 나중에 바로 잘 풀려버리니까 저는 캐릭터를 하면서도 고생을 좀 더 했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잘되는 걸로 가니까 마음이 그렇더라. 조금 더 고생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우희진은 "저는 공감을 못했었다. '이 여자는 상식 밖의 여자다'는 생각에 회사를 쟁취하려 할 때 일을 꾸미고 자기 자식을 볼모로 삼는 듯한 얘기가 많았다. 대사 중에도 그런 게 있어서 빼고 했는데 자기 이익을 위해서 사주하고 그런 장면을 찍을 때 다른 사람을 해칠 때 '어떻게 그럴 수 있지?'이러면서 했다"고 설명했다. 우희진은 결말에 대해 만족하진 못한다는 설명. 해피엔딩보다는 악인이기에 권선징악 엔딩을 바랐단다. 우희진은 "완전한 해피엔딩으로 끝난 것이 아쉽더라. 약간의 열린 모습만 보여줬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착한 사람들이 좀 더 잘 사는 쪽으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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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진은 극중에서 죄수복까지 입으며 열연했다. 우희진은 "이 사람이 나쁜 사람이다 보니 힘들게 그려지길 바랐다. 처절히 고생하고 철저하게 고생하길 바랐다.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고생을 안했다. 나락으로 떨어지길 바랐는데 그러지는 못했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희진은 자신의 이미지와 악역 사이 간극에 대해 "처음에 고민했던 것도 그 부분이었다. 선과악을 공존시킬 것인지, 악으로 갈 것인지가 고민이었다. 감독님이 제가 악한 이미지가 아니기 때문에 고민했다고 하시더라. 인혜 씨도 예쁘고 똑똑한 이미지인데 그런 배우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때를 생각하고 저희를 캐스팅하셨다더라. 막상 대본을 받으니 악역은 아니라서 전개를 기대했는데 '악한 사람이다'고 받아들이니 연기가 편해진 것처럼 우희진으로서 인물을 이해하지 말고 해야 할 거 같더라. '미쳤으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 편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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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진은 함께 촬영에 임했던 이인혜에 대해 "케미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다른 배우들과 할 때 보다도 둘이 할 때가 제일 케미가 잘 맞은 거라고 생각한다"며 "맨 처음 극중 대리모를 쓰면서 아이가 잘못됐단 것을 알고 아이를 지울지 말지로 대립할 때도 좋았고, 그때가 제일 기억에 남았다"고 밝혔다. 알렉스에 대해서 우희진은 "알렉스와 일을 함께 해본건 처음인데 정형화된 연기를 하지는 않더라. 알렉스는 연기의 틀이 없어서 신선했고 좋았다. 물론 테크닉적으로는 연기를 오래 하고 많이 했던 사람이 아니기에 어떤 분들은 보기 힘들 수 있었겠지만 저는 좋았다. 어려운 촬영 현장이었지만 알렉스 덕에 많아 웃었고 좋았다. 사람이 밝고 좋았다. 작은 실수도 밝음으로 메울 수 있는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즐거운 작품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 원수가 아니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음고생하던 장면들에 대해서 우희진은 "순간적인 집중력이 좋은 거 같더라. 머리로 생각을 하고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몰입하고 빨리 빠지고 몰입하는 타입이다. 그래서 전후에 감정적으로 힘들어하지 않는다. 이후에도 힘들어하지는 않는다. 몰입이 안 될 때는 대본을 보고 내용을 그냥 조용히 읽는다. 앞뒤 상황을 떠올리면서"고 밝혔다.
우희진은 "악역을 바로는 안 하겠지만, 또 들어오면 할 생각은 있다. 악역이냐, 납득할 수 없는 캐릭터냐고 생각했을 때 할 수 있을 거 같다. 대본과 설정을 봐야겠지만, 이 캐릭터만 놓고 봤을 때에는 배우로서 한 번 해볼만 했던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게 반응이 어른들에게는 어떤 얘기도 듣지만 주변 선생님들이나 동료들이 얘기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게 조금은 힘이 됐다. 박근형 선생님도 그렇고 윤미라 선배님도 존경하는데 박근형 선생님이 정말 멋있고 분석도 탁월하시다. 배우로서 존재감도 멋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깊이 있게 표현하는 것에 주목하면 좋겠다'고 해주셔서 도움이 됐다. 앞으로 어떤 역을 해도 그렇게 생각하고 할 거 같다. 사실 한계는 있다. 배우가 틀을 깰 수 있지만, 대사의 언어 표현을 바꿀 수는 없는 거다.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노력하면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희진은 또 막장요소에 대해 "우리 주변엔 더한 일도 일어난다. 모든 사람이 다 아름답고 바른 삶을 살지는 않지 않나. 우리가 볼 때 '맞아 저건 내 얘기야'라고 공감하는 내용을 보여주는 거다. 또 다른 면에서는 '사람이 어떻게 저러냐. 말이 되냐'고 하시는 부분이 발생하더라. 나도 그걸 보면서 '저러지 말자'라든가, 실제 저런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물음표를 던져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할 부분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지만,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방향의 드라마가 만들어졌는데 우리 드라마는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를 중점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나도 엄마야'는 윤지영(이인혜)와 최경신(우흐진), 신상혁(알렉스), 신현준(박준혁)과 모든 이들이 다정한 한때를 보내며 종영했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따듯한 마음음과 화해라는 교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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