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희선X갓해숙 통쾌한 복수 워맨스'…'나인룸' 종영이 남긴 세가지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토일극 '나인룸'이 25일 종영했다.

25일 방송된 '나인룸' 최종회에서는 을지해이(김희선)가 기유진(김영광) 부친 기산(이경영)의 신원을 정정하고 장화사(김해숙)의 무죄를 받아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을지해이는 심금 울리는 최후변론으로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고 장화사는 어머니(손숙)을 부여잡고 울음을 토해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기산은 마지막까지 기유진과 기찬성(정제원)의 영혼 체인지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리고 추영배에서 기산으로 신분 세탁한 사실이 밝혀지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영혼 체인지를 일으킨 제세동기는 깊은 바다 속으로 버려졌고, 장화사는 임종을 맞았다. 을지해이는 재심 승률 100% 변호사가 되어 의뢰인을 끝까지 책임지는 진짜 변호사로 거듭났고 장화사가 선물처럼 보내준 사형수의 재심을 맡는 모습으로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나인룸'은 마지막까지 김희선 김영광 김해숙 이경영 오대환 등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역대급 몰입감을 선사했다. 변호사 을지해이와 사형수 장화사로 생애 첫 1인 2역 연기에 도전한 김희선은 말투 목소리톤 동작 표정 등 완전히 차별화된 연기로 두 인물을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특히 도도하고 차가운 변호사 을지해이가 장화사를 만나며 감정 변화를 겪는 복잡한 심리 상태를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역시 갓희선'이란 찬사를 받아냈다.

모든 사건의 열쇠를 쥔 기유진 역을 맡은 김영광은 출생의 비밀과 기산의 진짜 실체를 밝혀내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한편 을지해이를 향한 변함없는 순애보로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아릿하게 만들었다. 김해숙은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억울한 누명을 쓴 장화사와 몸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을지해이를 그려냈다. 첫 등장만으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낸 그는 슬픔 냉소 기쁨 분노 등 다채로운 감정을 담아내는 카리스마로 '연기 장인'의 진면모를 과시했다.

김희선과 김해숙이 선보인 워맨스는 '나인룸'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였다. 극한의 대립과 갈등, 애증,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친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며 눈을 뗄 수 없는 몰입도를 만들어냈다. 특히 최종회에서는 죽음을 앞둔 장화사가 "너와 함께 했던 모든 시간이 다 고맙고 행복했어. 해이야. 넌 변호사 절대 그만 두지 마"라고 유언을 남기고, 그런 장화사를 붙잡고 오열하는 을지해이의 모습이 시청자의 눈시울을 붉혔다.

이경영 오대환 손숙 임원희 김재화 등 명품 배우들의 활약은 '나인룸'에 감칠맛을 더했다. 이경영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는 악역으로 분노를 유발했고, 오대환은 김희선과의 앙숙 케미로 소소한 웃음을 선사했다. 손숙은 가슴 따뜻한 모성애로 눈물샘을 자극했고, 임원희는 박쥐 같은 처세술을 가진 방상수를 능청스럽게 소화하며 웃음 포인트를 만들었다. 김재화는 일지해이와 장화사의 든든한 조력자로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나인룸'은 배우들의 열연 뿐 아니라 작품 자체의 퀄리티가 돋보인 작품이기도 했다. 치영수 감독과 정성희 작가는 매회 허를 찌르는 엔딩과 파격전개로 강렬한 임팩트를 안겼다. 을지해이와 장화사의 영혼 체인지, 복숭아 알레르기를 이용한 몸 쟁탈전, 짜릿한 복수 등 3분 엔딩 마법으로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또 모든 인간은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그에 따른 합당한 대가를 받는다는 인과응보의 법칙에 따른 결말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나인룸' 후속으로는 현빈 박신혜 주연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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