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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이시언 "벌써 데뷔 10년 차, 이젠 배고프지 않다"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11-20 11:54 | 최종수정 2018-11-20 12:00


사진=비에스컴퍼니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OCN '플레이어'를 마친 배우 이시언을 만났다.

이시언은 지난 2009년 MBC '친구, 우리들의 전설'로 데뷔한 뒤 2012년 tvN '응답하라 1997'을 통해 이름과 얼굴을 각인시켰다.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시언은 2015년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을 통해 남궁민과 호흡을 맞추며 시선몰이를 했고, 2016년에는 MBC 'W'를 통해 활약했다. 특히 지난 2016년부터 MBC '나혼자 산다'에 출연하며 '대배우'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JTBC '맨투맨'과 tvN '라이브', OCN '플레이어'에서도 활약했다.

이시언은 '플레이어'에서 해킹 마스터 임병민으로 출연해 송승헌, 정수정, 태원석 등과 4인방을 이뤄 활약했다. 천재적 능력으로 어떤 정보든 빼낼 수 있는 인물로 활약했으며 마지막까지 통쾌한 반전과 활약을 보여줘 시선을 모았다.

이시언은 자신의 실제 성격에 대해 "한 두 살 나이를 먹어 가니 차분해지는 거 같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드라마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평소에는 다른 거 같다. 실제 성격은 사실 낯을 좀 가린다. 수줍음도 많고, 그런 성격이다. 남들 앞에 나서는 걸 잘 못했다. 그런 성격이었다. 그래서 오해를 받는 거 같다. 예전 인터뷰 šœ도 이런 얘기를 했는데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셔서 안 그러니까 '저 사람 기분이 나쁜가?'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고 하더라. 방송보다는 좀 많이 차분한 사람이다"고 밝혔다.

이시언은 '대배우'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연예인들의 연예인으로도 불리는 중. 이에 대해 이시언은 "저는 제가 그릇이 작은 사람 같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예전처럼 지내는 것도 안 좋아하시는 거 같고, 제가 생각했을 때에는 중립을 지키는 것이 어려운 거 같다. 다 감사하고 행복하지만, 아직 그런 큰 상을 받기에는 그릇이 좀 작은 거 같기도 하다. 거기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해봤다. '나는 잘 하고 있나, 잘 살고 있나'. 근데 결론은 잘 모르겠다. 잘 살고 있는지, 팬들이 주신 사랑에 보답을 하는지, 잘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직은 배울 게 더 많은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승헌이 형을 만나서 형의 발가락 때만큼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아는데도 많은 말씀을 해주시더라. '너는 아닐 수 있지만, 사람이 볼 때는 그럴 수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그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시언은 쉼 없이 작품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이시언은 "'라이브' 때도 그렇고, 저는 '라이브'라는 작품을 기사를 보고 알았다. 기사를 보니 너무 하고 싶은, 한 신만 나오더라도 참여를 하고 싶더라. 근데 또 마침 노희경 작가님이 '나혼자 산다'를 보고 역할을 주시더라. '역할이 작은데 할 수 있겠냐'고 하셨는데 할 수 있게 됐다. 제가 작품이 많이 들어와서 고른 것은 절대 없었다. '플레이어'도 그랬다. 저는 아직 고른 적은 없는 거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시언은 "노희경 작가님께 여쭌 적이 있다. 노희경 작가님이 '나혼자 산다'를 보고 너무 강남일 같다는 생각이 드셨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하게 된 거다. '나혼자 산다'가 도움이 되는 거다"고 말했다. 이시언은 "모든 사람들이 제가 하는 연기나 캐릭터가 마음에 들 수는 없다. 그런 것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예능으로 많이 보여줬지만, 연기에 대한 욕심도 있는 것. 이시언은 "작년 초까지만 해도 조바심이 났다. 이렇게 굳어지면 어쩌나 싶더라. '라이브'나 '플레이어'로 안보여줬던 모습들도 보여줬으니,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시언은 "상을 좀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거는 'W' 때 시상식 갔을 때였다. 이제는 주시면 감사히 받겠지만, 지금은 미련은 없는 거 같다. 상 욕심은 주시면 감사하고, 안주시면 뭐. 안주셔도 열심히 안할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이시언은 "처음부터 상을 위해 노력하고 연기한 건 아니었다. 왔으니까 받아보자는 생각은 있었다. 학교 다닐 때도 상은 못 받았다. 개근상도 못 받았다"고 말했다.

이시언은 "바라는 역할은 너무 많다. 비슷한 캐릭터로 많이 보여드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조금씩 한다. 수봉이나 성재도 비슷하다. 해보고 싶은 역할은 좀 차분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제는 좀 에너지 올리기도 체력이 좀 달린다. 연기를 잘못해서 그런지 체력이 달린다. 내면의 갈등을 하는 사람을 하고 싶다. 겉으로 다 보이는 사람 말고, 속으로 담는 사람들. 외면으로 보여주는 사람이 싫은 게 아니라 해보고 싶다는 거다. 안 시켜주면 어쩔 수 없는 거다. 감독님들께는 도박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멜로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이시언은 "데뷔 10년차인데 한 번도 안 해봤다. 해보고 싶다. 로코도 해보고 싶고, 다 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안해본 것들을 다 해보고 싶다. 너무 재밌을 거 같다"고 밝혔다.

이시언은 "작품 시작하면서 '너무 잘 되겠지'라고 생각했다가 안됐을 때의 마음가짐이 너무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냥 초월하고 해탈하는 거 같다. 연기를 하면서 예민해지는 분들 있지만, 저는 최대한 편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거 같다. 부담이 없이 해야 한다는 것이 큰 스타일이다. 맞다고도 할 수 없고 잘못됐다고도 할 수 없다. 고민을 많이 하는 타입이다"며 "예전에는 롤모델도 있었고, 꼭 주인공은 해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을 지나니까 '내가 꼭 그런 큰 역할을 맡아야 하나' 싶더라. 꼭 큰 것만 인생이 아니더라. 그러다 보니 편해진 거 같다. 시켜주는 것에 감사하고, 안된다는 것에 좌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진=비에스컴퍼니
이어 이시언은 "연기 잘하는 분들을 보면 잘하고 싶다. 배가 아프다. 그러다 보면 그 사람을 연구하게 된다. 그 정도의 야망이다. 야망은 있다. 그런데 꼭 그 야망을 이루지 않아서 내 인생이 실패한 것은 아니니 좌절하지 말자는 생각이다. 잘 안되더라도 인생이라는 거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시언은 곧 10년차 배우가 된다. 그는 "정말 시간이 빨리 갔다는 걸 느끼고, 그 10년 동안 나도 변하고 위치도 변하고 여러가지가 변했다고 생각했다. 며칠 전에 기자분들이 많이 오신다고 하니까 드는 생각이, 예전엔 한 분도 잘 안 오셨다. 그런걸 보면서 기분이 좋다고 생각했다. 예전엔 가진 게 없어서 밥먹는 것도 힘들었는데 그걸 힘들다고 생각을 안 했다. 당연히 하지 말라는 것을 해서 누구에게 뭐라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제가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을 수 있는 게 많이 변한 거고, 차도 있고, 옷도 사 입는다. 예전엔 옷도 못 사 입었다. 연기적으로는, 옛날에 처음에는 정말 하나만 잘하자는 생각이 정말 많았다. 한 캐릭터만 쭉 잘 하자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두루두루 좀 경험해보고, 보고, 잘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플레이어'는 마지막까지 유쾌하고 통쾌한 응징으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지난 11일 종영했다. 이날 최종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5.8% 최고 6.7%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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