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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남지현 "'백일의 낭군님' tvN 역대 TOP5 깜짝..상상도 못했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10-31 08:00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남지현을 만났다.

지난 2004년 아역배우로 데뷔한 남지현은 MBC '에덴의 동쪽'(2008), '선덕여왕'(2009), SBS '크리스마스에도 눈이 올까요?'(2009), '엔젤아이즈'(2014)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아역으로 손꼽혔다. 이후 2014년부터는 성인 연기자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에게 각인되는 중. KBS2 '가족끼리 왜이래'에서는 '서울이'로 출연하며 사랑받았고, 2016년에는 MBC '쇼핑왕 루이'를 통해 '로코에 최적화된 배우'로 손꼽히는 중이다. 지난 2017년에는 SBS '수상한 파트너'를 통해 지창욱과 호흡을 맞췄으며 31일 종영한 tvN '백일의 낭군님'(노지설 극본, 이종재 연출)을 성공시키며 '로코퀸'의 자리를 꿰찼다.

남지현은 '백일의 낭군님'에서 신분을 숨기고 살아온 윤이서로 분해 열연했다. 홍심이란 이름으로 살아온 윤이서는 신량역천(양인 신분이면서 천역에 종사하던 부류)인 홀아비 봉수군 연씨(정해균)의 외동딸로, 송주현 최고령 원녀(노처녀). 혼인을 하라는 왕세자의 명으로 옆 동네 원득이와 결혼했지만, 사실은 원득이가 아니라 기억을 잃은 세자였던 이율(도경수)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됐다. 특히 윤이서와 이율은 과거 인연으로 시작해 사랑의 결실을 맺으며 시청자들에게 훈훈한 마무리를 선사했다.

'백일의 낭군님'은 연일 신기록을 세우며 흥행한 드라마다. 또한 tvN 월화드라마의 부활을 알린 드라마기도 한 '백일의 낭군님'은 악조건 속에서 시작했지만, tvN 역대 월화드라마 중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흥행의 스타트를 끊었다. 특히 전작이던 '식샤를합시다3'가 2%대 시청률로 조기종영했고, 이보다 앞서 방송됐던 '시를 잊은 그대에게'도 시청률을 잊고 0%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을 생각할 때 '백일의 낭군님'이 세운 12.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의 기록은 놀라울 정도였던 것. 앞서 '백일의 낭군님' 측은 시청률 공약이던 10% 달성 기념 엑소 '으르렁' 댄스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하기도 했다.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남지현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데 대해 "너무 놀랐다. 월화극이 워낙 고전하는 자리라 저희도 이렇게까지 잘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첫 방송 시청률로 예상했던 것은 3%였는데 첫 방송부터 5% 시청률이 나오더라. 정말 예상도 못했기 때문에 놀랐다. 매주가 놀라움의 연속이자 얼떨떨한 행복감의 연속이었다. 저희는 사전제작이기 때문에 촬영은 다 끝났지만, 후반작업팀은 아직 남아서 작업을 하고 계시다. 그 분들께 힘이 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백일의 낭군님'은 특히 사전제작 드라마기에 성공을 예측하기가 더 어려웠다. 최근 제작되고 있는 사전제작 드라마들의 경우 '실험'이라고 생각하는 느낌이 강하기에 흥행 역시 장담할 수 없던 것. 이 부분에 대해서 남지현은 "사실 긴장도 많이 했고, 걱정도 많이 했다. 제가 기본은 해야 감독님과 편집팀이 잘 만들어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같이 으›X으›X해서 잘 만들었기 때문에 (공개되기까지) 설렘도 있었다. 방송을 보고 나니 (내용을 아는) 저희가 봐도 전개가 빠르더라. 시청자분들이 따라오실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좋아해주셔서 안심을 많이 했다. 그러나 제 개인적인 연기 부분에서는 아쉬운 게 많다. 모니터링을 못했기 때문에 첫회나 초반부를 보고 제 연기를 고쳐나가는 것이 불가능했다. 완전히 현장에서 모니터를 안 한 것은 아니었지만, 최종 편집본을 보지 못하니 한계가 있더라. 말투나 목소리 톤, 행동, 손짓을 고치면서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사전제작이 처음이기에(부족했다). 다음에 사전제작 작품을 또 하게 된다면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 같다"고 설명했다.

'백일의 낭군님'은 사전제작의 이점을 봤지만, 그만큼 힘들었던 작업이었다. 기온이 37도에 육박하는 더운 여름 촬영이 이어졌기 때문에 땀을 뻘뻘 흘리며 촬영에 임했다는 것. 남지현은 "더워서 고생을 많이 했다. 특히 스태프들은 무거운 장비를 계속 들고 왔다갔다 하셔야 되니 힘들고, 저희는 옷을 여러겹 껴입어야 하니 더워다. 얼음주머니와 손선풍기를 가동해도 힘들더라. 나중엔 뜨거워져서 결국 다시 부채로 회귀했다. 얼음주머니를 머리 위에 올리고 부채질을 하는 것이 가장 시원하더라. 저희가 에어컨도 없이 촬영을 해야 하다 보니 더위를 있는 그대로 견뎌야 하는 상황이었다. 37도 더위에 얼음까지 다 떨어지니 나중엔 감독님이 '트럭 불러라' 이러셔서 얼음을 공수하고 그랬다"고 밝혔다.

'백일의 낭군님'의 인기 비결에는 어색하지 않은 신조어 사용과 유행어 역시 자리잡고 있다. '아쓰남(아주 쓰잘데기 없는 남정네)'부터 '굉장허네', '나만 불편한가' 등이 있었다. 여기에 예상치도 못했던 '못할 것도 없지'가 유행어로 손꼽히며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남지현은 "작가님이 그런 코드가 많으시다. 심각한 상황에서도 유머가 들어가서 신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들도 많았는데 신조어도 사이사이, 곳곳에 아무렇지도 않게 과감하게 들어가있고 그래서 대본을 읽으면서도 '새롭다', '이런건 어떻게 자연스럽게 하지?' 이런 고민을 같이했다. 그런데 현장에서 대사를 맞춰보면서 자연스럽게 그냥 내뱉으시더라. 그러다 보니 '아쓰남'이나 이런 것들도 자연스럽게 지나갔고, 보시는 분들은 재밌는 포인트라고 생각하신 거 같다. 사실 그걸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잘 살릴까'를 고민하게 되는 포인트다. 저희가 잘못한다면 보시는 분들이 아리송할 수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잘 전달될 수 있게끔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또 남지현은 "저희 대사 중에 재밌는 게 정말 많았는데, 홍심이의 대사에서는 '팔푼이 왕세자' 같은 것들이 성격을 잘 표현한 대사라고 생각했다. 아전인 이준혁 선배가 '너 경을 칠겨!'이럴 정도로 정말 옛날이었다면 목숨이 위험해질 말일텐데 홍심이의 강한 자에게는 강하고 약한 자에게는 약한 점을 잘 표현한 대사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율이(도경수) 대사 중에는 '못할 것도 없지'가 있었는데, 시청자들이 여기에 정말 엄청나게 꽂히시더라. 그래서 신기했다. 사실 '나만 불편한가'와 '굉장허네'는 예상했던 유행어였다. '저건 100프로다'고 생각했는데 '못할 것도 없지'는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이렇듯 큰 인기를 끌 수 있던 '백일의 낭군님'은 얼마 전 엑소의 '으르렁'을 함께 추며 10% 시청률 공약을 이행했다. 남지현은 "재밌었다. 3~4시간 만에 춤을 완성한 건데 '우리가 언제 SM연습실에 와보고 엑소한테 춤을 배우겠느냐'고 하면서 연습했다. 다들 못해서 어쩌냐면서 왔는데 다들 잘하시더라. 그냥 '우리가 재밌게 찍으면 시청자분들도 재밌게 봐주시겠지' 이런 마음으로 찍었다. 춤추는 영상은 네번에서 다섯번 정도 찍었던 거 같다. 그날 하루를 불태웠다. 진짜 재밌었다"고 회상했다.

'백일의 낭군님'이 큰 성공을 이룬 탓에 10% 공약만으로는 아쉽다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있었다. 10%을 넘기자마자 12%를 훌쩍 넘겨버리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탓에 '2차 공약도 만들어달라'는 시청자들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던 것. 남지현은 "10%를 넘기는 것도 힘든 거 아니겠느냐고 얘기를 했었는데 10%를 넘었다고 해서 다음 공약에 대해서는 상상도 못했다. 모두들 1차 2차 공약으로 했어야 했다고 말씀하시는데 시청자분들도 이런 성과는 상상도 못하셨겠지 이러면서 고민도 해봤다. 2차를 한다면 뭘 하나 생각해봤는데, 만약 공약을 걸었다면 시청자 분들이 원하시는 것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놀라운 성과 덕인지 '백일의 낭군님'은 해외 포상휴가를 예약해뒀다. 출연진들은 발리에서 다시 만날 것을 생각하며 설렘에 들떠있는 상황이라고. 남지현은 "저는 해외로 포상휴가를 처음 가본다. '가족끼리 왜이래'때 갔었지만, 그때는 제주도로 갔다. 그래서 이번에 해외로 가는 것도 처음이다. 휴가지가 발리로 정해졌는데 제가 발리도 안 가봐서 모든 것이 처음이고 실감이 안 난다. 그때쯤 되면 설레기 시작할 거 같다. 제가 꼭 작품 끝나고 여행을 가는 편인데, 이번에는 학교에 가야 해서 여행을 못 갔다. 그걸 대체하는 느낌도 있어서 재밌게 놀다오자고 했다. 포상휴가에 대해서도 출연 배우들과 다같이 얘기를 나눠봐야 할 거 같다. 다같이 여름에 고생을했으니, 서로 사진도 많이 찍어두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백일의 낭군님'은 윤이서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이율의 모습이 그려지며 종영했다. 남지현의 '백일의 낭군님' 역시 끝을 맺었다. 그는 "결말은 정말 좋았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니까. 새드엔딩이 아닐까 걱정하는 분들도 계셨는데 고생과 역경이 깨끗하게 해결되고 두 사람이 행복하게 끝날 수 있는 엔딩이기에 마음이 편했다. 마무리를 잘 닫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촬영을 하면서도 정말 즐겁게 찍었다. 마지막 신임에도 불구하고"라며 "이렇게 끝난 것이 딱 저희 드라마를 마무리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프러포즈 이후의 모습이 나와도 좋겠지만, 상상에 맡기는 것이 재밌을 느낌이다. 프러포즈까지 하고 끝난 것이 딱 기쁘다"고 말하며 '백일의 낭군님'을 추억했다.

'백일의 낭군님'은 이율과 윤이서의 사랑이 이뤄지는 해피엔딩으로 지난 30일 막을 내렸다. 특히 '백일의 낭군님'은 역대 tvN 월화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했으며 역대 tvN 드라마 중 TOP5를 달성하는 등의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또한 지상파를 포함한 월화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 자존심 상하게 만드는 드라마'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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