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방송인이 일본 방송에서 한 한국 비하 발언이 해 연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이 방송인의 실명으로 거론되고 급기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그의 추방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갔지만, 정작 당사자는 논란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런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문제의 방송인의 이름은 강한나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27일 그가 출연했던 일본 요미우리TV 예능 프로그램 '도쿠모리 요시모토'에서 나왔다. 강한나는 해당 방송에서 "한국 연예인 100명 중 99명이 성형을 한다. 연예인 친구들을 만나면 매번 얼굴이 바뀌는데 성형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부끄러워한다. 연예인 말고 일반인들도 성형을 많이 한다"고 말하며 자신도 성형에 대한 권유를 받은 바 있지만, 성형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강한나의 방송 이후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해당 내용이 문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분노를 토하며 '강한나를 추방하라'는 국민청원까지 이어지는 중이다. 해당 청원에는 600여명이 참여한 상황으로 청와대의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기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청원의 등장부터가 강한나 발언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를 대변하는 것. 청원인은 "자신의 나라의 이미지를 깎는 국민은 필요없다. 강한나의 한국국적을 박탈해달라"고 요구했다.
왜 한국의 네티즌들은 한국도 아닌 일본에서 활동 중인 한 방송인에 대해 이토록 분노하고 있을까. 강한나는 지난 2001년 '생방송 세상의 모든 아침' 리포터로 시작해 MC겸 리포터로 한국 방송계에서 활동한 바 있다. 2010년에는 극동아트 생방송 퀴즈쇼 '예술의 전당'을 진행했고 또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이던 '연예매거진 엔터테이너스'라는 프로그램에서 리포터로 활동한 바 있지만 대중들에게는 익히 알려지지 않은 인물. 게다가 2007년부터는 일본 웨더뉴스의 기상캐스터로 활동하며 일본내에서 책을 쓰고 방송활동을 하는 등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는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한나의 한국 연예계 활동 기간은 일본에서 활동한 기간보다 짧다. 그런 그가 한국 연예인들의 '성형' 등에 대해 100명 중 99명이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에 가까운 것. 자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성형을 했다며 광역 저격(불특정 다수를 향한 저격)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게다가 성형을 했든, 하지않았든 해당 사안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할 권리 역시 강한나에게는 있지 않다는 것이 현재 그를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주된 의견이다. 게다가 한국 방송이 아닌, 일본 방송에서 한국인을 비하하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는 것 역시 한국 네티즌들에게는 비판 포인트가 됐다. 앞서 일본 방송을 통해 한국 연예계와 성형 등에 대해 경솔한 발언을 했던 연예인들의 선례를 생각했다면 이 같은 실수는 저지르지 않았을 수 있지만, 이번 그의 행동은 경솔했다는 것이 네티즌의 반응이다.
강한나의 발언 이후 논란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강한나는 해명을 택하기보다는 침묵을 택한 모양새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는 오히려 자신의 SNS를 비공개로 전환하며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강한나의 한국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중이기에 한국 회사에는 이름만 올려뒀던 상황이었지만,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일본 매니지먼트와 대화를 시도하는 중"이라며 "현재까지 연락이 되지 않았고, 강한나 본인도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강한나는 현재 한국과의 연락을 끊고 있다는 설명. 해명의 기회를 잡지 않고 있는 강한나에게 대중의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틀이나 이어오던 논란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할 일인가에 대한 반대 의견까지 내놓는 상황. 강한나의 발언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과 분노가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추방'을 논하는 국민청원에 대해 '과하다'는 강한나 옹호론도 등장했다. 강한나의 발언이 미숙하고 경솔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대해 추방까지 논하는 것은 황당하다는 반응. 한국과의 연락을 끊은 채 불통하고 있는 강한나가 논란된 발언에 대해 해명할 기회를 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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