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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미션' 김병철 "'김은숙사단' 수식어 행복, 박중헌-일식은 인생캐"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10-01 11:16 | 최종수정 2018-10-01 12:11


지난 달 종영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배우 김병철이 1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0.01/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토일극 '미스터션샤인'을 마친 배우 김병철을 만났다.

'미스터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김병철은 극중 전직 추노꾼인 일식이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일식은 문맹이지만 빠른 상황판단력을 바탕으로 의병 활동에 힘을 보태는 캐릭터다. 김병철은 명불허전 캐릭터 소화력을 뽐내며 극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뜻깊은 드라마에 참여할 수 있게 돼서 나도 영광이었다. 의미있는 작업을 한 것 같아서 참여한 것이 자랑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관심을 가져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 역사적인 일들을 통해 그분들과 좀더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었던 것 같다. 일식이와 춘식이의 미래가 어떨까 궁금했다. 흥미로운 인물들일 것 같다. 의병들 중에서도 특이하다고 해야 하나. 그런 케이스인 것 같다. 만주로 가지도 않았고 죽지도 않았고 마치 영업을 다시 할 것처럼 돌아왔는데 가능할까 싶기도 했다. 그들이 심성을 잘 갖고 살았다면 국내에서 만주나 중국 쪽과 연락하며 뭔가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넷플릭스에서 관심있는 소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혼자 했다."


지난 달 종영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배우 김병철이 1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0.01/
김병철은 2003년 영화 '황산벌'로 데뷔,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송중기)의 직속상관 박병수 대력 역을 맡으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에서 간신 박중헌 역을 소름끼치게 그려내며 "파국이다"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내는 등 깊은 임팩트를 남겼다. 그리고 '미스터 션샤인'에서 또 한번 활약하며 자타공인 신스틸러로 자리잡게 됐다. 출연작은 많았지만 김병철의 이름 석자를 알린 계기가 된 작품이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션샤인' 등 모두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었던 탓에 김병철은 '김은숙 사단'으로 불리기도 했다.

"행복하다. 무엇보다 내가 참여해서 연기하는 것이 즐거운 대본과 연출이었다. 그점이 가장 행복했다. 결과물도 좋아서 시청자분들과 소통을 좀더 폭넓게 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보람찼다. 좋았다. 어느 정도 애드리브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본이 워낙 애드리브를 할 생각을 들지 않게 할 정도로 쓰여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대사를 바꿀 수도 있었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타이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전작에서 내 상대역이 긴장을 많이 하셔서 촬영이 안되는 상황이었는데 그때도 이응복PD님은 할 수 있게 계속 기회를 주셨다. 화내거나 언성을 높이는 일은 없었다. 무서울 정도로 침착하게 기회를 주셨다. 결국 그 장면을 그때는 못 찍고 다음으로 넘겼지만 화내시는 걸 본 적은 없다. 김은숙 작가님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유머다. 재미도 있지만 재미라는 것이 작가가 보는 세상과 거리를 어느 정도 둬야 잘 보이는 것 같다. 그런 삶을 볼 수 있는 여유와 관찰력은 능력인 것 같다. 이응복 감독님은 섬세하고 세심하다. 열정적으로 디렉션을 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지나가는 말로 던지시는 것들이 고민했던 지점을 바로 건드릴 때가 많았다. 어떻게든 해결하게 하셨다. 결과적으로는 좋았다. 사실 고민하고 자신없던 지점이었는데 어떻게든 끌어내시더라. 디렉션 연출 모든 게 섬세했다. 쫑파티 때 수고했다, 잘했다고 하셨다. 쓸만하다고 판단하셨던 것 같다. 다음 작품이 정해지진 않았다. 기회가 있다면 하고 싶다. 좋은 작품에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연기자로서 즐거운 일이다."


지난 달 종영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배우 김병철이 1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0.01/
'도깨비' 속 박중헌과 '미스터션샤인' 속 일식은 180도 다른 캐릭터라 더욱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호감형의 인물이라 그런지 알아보시는 분들도 친근한 느낌이었다. 나를 그렇게 많이 알아보시진 않아서…"라고 말하지만 희대의 악역 캐릭터에서 코믹하고 푸근한 인물로의 변신은 기분좋은 충격이었다.

"'도깨비'와 '미스터션샤인'은 달라서 각자의 매력이 있다. 박중헌과는 다른 일식이라 다른 면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에는 배정남 배우 얘기를 안할 수가 없다. 계속 한몸처럼 붙어서 나와서 교감을 나눌 수 있었다. 박중헌도 공유 이동욱님과 교감을 나눴지만 그것과는 달랐다. 배정남 배우의 장점이 부각된 게 춘식이 역할이라 생각했다. 긍정적인 기운을 받아 일식도 좋아진 면이 컸다. 그런 면이 박중헌 때보다는 좋았다. 박중헌도 혼자 사람들을 제거해나가는 재미도 좋았다. 유행어 욕심이 났던 건 아니지만 '파국' 정도는 아닐지라도 그런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한다. '호구다'도 있었고 김은숙 작가님의 대사들이 그렇게 인상적인 것들이 있더라. 작가님은 그걸 예상하지 않으셨을 수도 있다. 파국이란 말이 그런 식으로 회자될지 모르셨을 수도 있는데 그런 요소들이 있었고 나란 연기자가 만나 발현되는 그런 면이 있었다."

그렇다면 박중헌과 일식 중 김병철의 인생 캐릭터는 누굴까.


"두분다 인생캐릭터다. 엄청난 능력을 가진 분들이었다. 한분은 죽어서까지 무시무시한 능력을 휘두른 분이었고, 일식이는 좋은 사람이다. 그런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나한테는 남달랐던 것 같다. 박중헌과는 다른 느낌이니까. 보기에는 능력이 있겠어 하는 느낌이었는데 가제트나 요술방망이 가지고 있는 것처럼 그런 능력들이 나와서 나 자신도 일식이가 이런 인물이었구나 새삼 알아가며 연기했다. 이 사람들의 이후가 궁금하다는 생각을 정말 했다. 박중헌도 어렵지는 않았다. 일식이는 워낙 재미있는 캐릭터고 배정남 배우도 긍정적인 면이 많은 분이라 즐겁게 작업을 했었다. 박중헌은 그 사람이 원하는 것에 공감했었다. 인간의 어두운 면이 있으니까. 그런 것에 강하게 공감하게 되는 면이 있었다. 그런 기운에 같이 갔던 것 같다."


지난 달 종영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배우 김병철이 1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0.01/
워낙 연기 잘하는 배우이긴 하지만 이번 일식 캐릭터를 위해 또 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사투리 특별과외까지 받으며 캐릭터에 녹아들기 위해 애썼다.

"지인분들이나 연출부에 목포 출신 조감독님이 계셔서 스승님으로 모시고 지도를 받았다. 작가분들이이 사투리로 대사를 써주셨다. 경상도분들이 주였기 때문에 경상도 사투리는 기가 막혔다. 처음에 대본을 받았는데 할 수만 있다면 함안댁을 하고 싶은 느낌이었다. 그 언어 구사력 하며 정말…. 그런데 전라도 사투리도 대단히 잘 쓰시더라.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여러번 코치를 받았다. 썩 잘 소화해낸 것 같진 않아서 나 스스로도 약간 아쉽다. 다음 기회가 있다면 좀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그렇다면 '도깨비' 최고의 악역이 꼽는 '미스터 션샤인'의 최고 악역은 누굴까.

"너무 출중하신 분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한국분들이 그렇게 일본인 역할을 잘하시나 모르겠다. 이완익 선배님은 일본어를 모르는데도 통째로 외워서 하신다더라. 어떤 언어감각이어야 저렇게 되는건지 궁금했다. 타고난 감각과 센스가 있는 것 같다. 악역으로 책까지 내신 분이니 내가 더 보탤 말은 없을 것 같다. 김남희 이정현 배우도 교포인가 생각했을 정도로 잘하시더라. 대단히 인상깊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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