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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장승조 "'현실남편' 차주혁 공감 되지만..과거 절대 안 바꿔요"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10-01 07:59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장승조를 만났다.

뮤지컬 '청혼'(2005)으로 데뷔했고 '늑대의 유혹'(2011), '쓰릴미'(2011), '더 데빌'(2017) 등 인기 작품에 출연한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뮤지컬계의 톱배우로 영화계에도 진출했고, 독립영화의 주연을 맡고 상업영화인 '불량남녀'(2010) 등에도 출연했다. 드라마 경험 또한 탄탄했다. 지난 2014년 OCN '신의 퀴즈 시즌4'를 시작으로 tvN '라이어 게임'에도 출연했고 MBC '화정'(2015)으로 사극에도 도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SBS '내 사위의 여자'로 아침드라마계의 황태자로 떠올랐고 MBC '훈장 오순남'을 거쳐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 '돈꽃'의 장부천 역으로 사랑받았다.

장승조는 같은 해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양희승 극본, 이상엽 연출)에서 윤종후 역을 맡으며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냈다. 장승조가 연기한 윤종후는 지성이 연기한 차주혁과 입사동기로 대학 때부터 화려한 연애사를 자랑했던 인물. 7번째 캠퍼스 커플이던 아내와 결혼해 쌍둥이를 낳았지만, 주혁의 인생이 바뀌며 동시에 종후의 인생도 변화했고, 서우진(한지민)에게 설렘을 느끼고 썸을 타는 등 차주혁과 사랑의 라이벌이자 친구로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장승조는 지난 2014년 뮤지컬을 통해 만난 배우 린아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을 둔 실제 유부남. 이 때문에 '아는 와이프'를 통해 보여준 다양한 연기들이 더 편했다고 말했다. 장승조는 "극중 제가 아내와 마찰이 생기고 그런 걸 주혁(지성)에게 상담하는 모습이 개인적으로 좋았던 거 같다. 사람은 누구나 비슷할 수 밖에 없고, 또 현실에 대처함에 있어서 주혁이가 힘들었을 때 종후(장승조)가 힘이 됐던 것처럼 종후에게는 주혁이가 힘이 되어주고 그런 지점들이 참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그런 과정들을 재밌게 잘 보여준 작품이 아닌가 싶다. 덕분에 공감대를 많이 형성하면서 봤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장승조는 "(종후) 캐릭터가 유부남 캐릭터고, 제가 실제 유부남이다 보니 그 지점에 있어서 좀 편했다. 만약 제가 총각이었다면 결혼 생활을 논하고 아내에 대해 논하는 데 있어서 괴리감이 있었을 거 같다. (오)의식이나 지성이형, 이렇게 다 유부남에 아이도 있다. 그래서 공감대도 있었고 그랬기 때문에 연기에도 많이 반영이 돼서 즐거웠던 거 같다. 매회 재밌는 장면이 등장했다. 마트에서 주혁이가 '원플러스 원'이러면서 즐거워하는 장면이나 그런 요소 요소들이 즐겁게 작용했다. 제가 직장인 경험, 회사 경험은 없지만 현실적으로 '이랬을 거다'고 생각하고 촬영할 수 있었다. 실제 촬영도 아침 출근, 퇴근, 회식을 하듯이 시간대가 비슷하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사진=tvN 제공
특히 장승조는 결혼 4년차인 자신의 모습과 윤종후의 부부관계, 그리고 차주혁과 서우진의 관계에 대해 큰 공감을 했다고. 그는 "주혁이에게 엄청 공감했다. 주혁이가 보여지는 것에 있어서도 아내와 함께 보면서 많이 공감했던 거 같다. 아내는 주혁의 모습을 보며 많이 공감을 하더라. 마치 나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아내에게 '저렇게까지는 아닌 거 같다"고 농담했지만, 주혁의 모습을 보면서 아내가 저를 보더라. 아내가 드라마의 어떤 장면을 보면서 저보고 '저러니까 주혁이가 욕먹는 거다'고 했지만, 어찌됐든 저희는 잘 살고 있다. '아는 와이프'를 하면서 변한 점이 있다면, 저는 평소에도 아내에게 '나랑 결혼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애를 낳아 보니 더 그렇더라. 애를 낳아 보니 고생을 진짜 많이 하더라. 더 감사해지는 거 같다. 나라는 사람과 결혼해줘서, 그리고 아내가 되어주고 옆에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고맙다는 말을 항상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내인 린아의 말을 빌리자면 장승조는 '좋은 남편'이었다. 그는 "아내의 말을 빌리면 나보고 좋은 남편이라고 하더라. 말로는 항상 좋은 남편이라고 해준다. 근데 아마 부족할거고 많이 부족하다. 지난 인터뷰에서 밥도 하고 청소도 한다고 했는데,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기본인 거다. 당연히 해야 하는 부분이다. 저는 그냥 좋은 남편이고 싶은 남편이다"고 말하며 아내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유부남들과 함께 만나 촬영 때마다 대화를 나눴다는 그는 촬영 당시 나눴던 대화들에 대해 "친구들끼리 하는 얘기"라고 표현했다. 그는 "촬영 대기를하면서 '너는 어떻게 그렇게 애를 키웠니 대단하다'는 얘기도 하고, 일상적인 얘기들을 해왔다. 그래서 거부감도 없었다. 셋(지성, 장승조, 오의식)이 그냥 집안 얘기도 하고, 아내 얘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했다"고 말했다.


사진=tvN 제공

마지막으로 장승조에게 시간을 돌린다면, 어떤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지를 물었다. 장승조의 대답은 단호했다. 그는 "사실 제작발표회에서는 그런 질문이 나왔을 때 어디로 돌아가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이제는 안 돌아갈 것 같다. 현실에 충실할 거 같다. 돌아가겠다는 거는 뭔가를 후회하고 바꾸고 싶다는 건데, 어차피 돌아가도 똑같이 후회하고 반복하고 뭔가 무너지고 그런 삶의 연속일 것 같다. 그럴 바에야 과거를 경험 삼아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드라마 시작 전엔 '어디로 돌아가야 하나' 고민했다면, 지금은 고민이 없다.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때 지성이 형은 단본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얘기했다. 그때는 '그런가?'했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환경의 변화(득남)도 있지만, 중요한 건 확신이 든 거다. 결정적 계기는 아이가 될 수 있겠다. 아이가 제일 크다"고 확신했다.

지성, 한지민, 장승조, 강한나 등이 출연했던 '아는 와이프'는 지난 달 20일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결혼의 의미와 인생 등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시청자들에게는 현실적인 연애부터 사랑, 그리고 결혼생활까지 공감가는 스토리로 관심을 받았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지난 8월 30일 방송된 10회가 기록했던 8.21%였고, 최종회는 7.87%라는 높은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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