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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Florida)주(州) 잭슨빌(Jacksonville)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 이하 EA) 미식축구 게임 'NFL 매든 19' 대회 도중 총기를 난사했고,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50여 명이 운집한 대회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Twitch)를 통해 생중계됐다. 한창 경기가 진행되던 도중 총성이 여러 번 울렸고, 혼란스러운 현장 소리도 그대로 중계됐다. 중계 영상에서는 피해자 가슴에 레이저 조준이 돼 있는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용의자는 메릴랜드(Maryland)주 볼티모어(Baltimore) 출신 24살 데이비드 카츠(David Katz)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다. '2017 버펄로 빌 NFL 매든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1만 달러(약 1,114만 원)를 획득했는데, 올해 대회에서는 경기에 패배해 상위 대회 진출 자격을 획득하지 못했다.
마이크 윌리엄스(Mike Williams) 잭슨빌 보안관은 "오후 1시 34분경 사건을 접수한 후 현장에 도착했을 때 용의자를 포함한 3명이 숨져 있었고 9명이 총상을, 2명이 다쳐 있었다"며 "용의자가 사망해 정확한 사건 발생 경위는 알 수 없지만, 용의자가 경기에 패배한 후 피해자를 한 참 쳐다봤다는 목격자 진술에 따라 경기에 패배한 분풀이로 벌인 총격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게임이 가진 폭력성과는 관계없는 총격 사건으로 볼 수 있지만, 게임 업계에 대한 규제를 심화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불과 6개월 전인 2월 14일에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7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는데, 이후 백악관은 3월 26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임 속 폭력성(Violence in Video Games)'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재했기 때문이다.
해당 영상은 사람이 총, 칼에 맞아 죽거나 살인마가 살인을 저지르는 등 게임 속 잔인한 장면을 편집한 영상이다. 영상 공개 직후 백악관은 ESA(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 ESRB(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등급 위원회), 제니맥스(베데스다 모회사) 미디어, 테이크-투 인터랙티브 등 미국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관계자들과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이런 게 바로 폭력이다"라고 말해 게임을 폭력적으로 보는 시선을 드러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2012년 12월 18일 SNS에서 "(비디오) 게임에서 일어나는 '폭력의 미화'를 멈춰야 한다"며 "(게임이) 괴물을 만들어 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플로리다주에서만 두 번이나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첫 번째 사건 후 백악관은 의도적으로 '게임의 폭력성'을 언급하며 총격 사건과 연관 지었고, 두 번째 사건은 게임 대회 도중 발생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가 '게임 규제'를 가시화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본인 생각을 SNS를 통해 드러내곤 했는데, 이번 총격 사건 후에는 어떤 의견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올해 초 발생한 총격 사건 후 '학교 교사, 교직원 전원 총기 무장'을 해법으로 제시해 미국 총기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 NRA)에 굴복했다는 질타를 받았던 만큼, 이번 사건이 '게임 규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