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데뷔' 주병진, "밥값은 하겠다"

◇9일 노보텔앰배서더 강남에서 열린 뮤지컬 '오! 캐롤' 제작발표회에서 주병진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쇼미디어그룹

"제 평소 신조가 '밥값은 하자'입니다(웃음) 실력은 부족하더라도 마음으로 들리는 노래를 하겠습니다."

오는 16일 신도림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오! 캐롤'에서 주인공 '허비' 역으로 뮤지컬 에 데뷔하는 방송인 주병진이 진솔한 소감을 밝혔다.

9일 서울 강남 노보텔앰배서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주병진은 "방송 생활 41년만에 뮤지컬이라는 높은 산에 처음 도전한다. 심리적 압박이 크다"면서 "이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오! 캐롤'은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히트곡을 배경으로 리조트에서 펼쳐지는 러브스토리를 담은 작품이다. 주병진이 연기하는 '허비'는 파라다이스 리조트 쇼의 유머러스한 MC이면서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애보를 간직한 인물이다.

주병진은 "허비는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을 쏟아내지 못하고 오랜 세월 간직해온 사람"이라며 "내 삶과 직결되는 캐릭터다. 저와 마찬가지로 싱글이고, 해석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많은 점이 저와 맞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걱정되는 것은 노래였다"면서 "뮤지컬을 오래 하신 분들을 과연 내가 흉내나 낼 수 있을까, 조금씩 늘긴 하는데 과연 이게 무대 위에서 통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어느 순간 '잣대를 달리하자, 성악적 발성이 아닌 일반 가수들의 발성으로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실력없는 뮤지컬 배우'가 목표다. 실력은 부족하지만 마음으로 들리는 노래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사실 노래 뿐아니라 모든 것이 다 힘들다. 가사를 외우면 감정을 넣어야 하고 그 다음에 동선을 익혀야 한다. 그런데 동선을 익히면 가사를 까먹는 식"이라면서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연습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준비해왔다"고 말해 함께 참석한 동료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주병진은 "뮤지컬을 하면서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분위기에 굉장히 감동받았다. 방송쪽과는 다른 분위기가 있다"면서 "뮤지컬 덕분에 점점 심장이 뛰고 욕심이 생긴다. 이런 경험이 내 인생에서 처음인 것 같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뮤지컬 '오 캐롤'의 허비 역에는 주병진 외에 서범석 성기윤 윤영석이 함께 캐스팅됐다. 또 젊은 시절 화려한 스타 가수였다가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사장이 되어 허비의 진심 어린 사랑에 고민하는 '에스더' 역에는 베테랑 박해미 김선경 이혜경이 출연한다.
김형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