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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미션'과 다른 첩보"…'공작' 韓첩보 장르의 신기원 (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7-31 13:59 | 최종수정 2018-07-31 17:12


영화 '공작'의 언론시사회가 31일 용산CGV에서 열렸다.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화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으로 오는 8월 8일 개봉 예정이다.열렸다.
용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7.31/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와 결이 다른 한국형 첩보물을 만들고 싶었다."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 영화 '공작'(윤종빈 감독, 영화사 월광·사나이픽처스 제작).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공작'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국내에 공개됐다.

이날 언론 시사회에는 북으로 간 스파이 박석영 역의 황정민, 북의 외화벌이를 책임지고 있는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 역의 이성민, 공작전을 기획하고 지시하는 남측의 국가안전기획부 해외실장 최학성 역의 조진웅, 북경 주재 북의 국가안전보위부 과장 정무택 역의 주지훈, 그리고 윤종빈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올해 5월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비경쟁)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 관객에게 선 공개된 '공작'. 해외 유력 매체들로부터 '말은 총보다 강력하다' 등의 호평을 받으며 한국형 첩보영화의 진수를 선보인 '공작'이 무더위가 절정에 치닫는 8월, 여름 대전 빅4('인랑' '신과함께-인과 연' '공작' '목격자') 중 세 번째 주자로 극장가에 등판해 관객을 찾는다.

무엇보다 '공작'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할 당시였던 1997년 12월,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북풍 공작 중 하나인 흑금성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는 중. 이런 실화를 바탕으로한 '공작'은 탄탄한 스토리와 쫀쫀한 전개는 물론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들'의 호연까지 덧대며 올여름 스크린을 뜨겁게 달굴 필요 충분 조건을 갖췄다. 1993년부터 2005년까지 남북 관계가 북핵 이슈로 전쟁 직전의 긴장감으로 치달았을 때, 한반도가 '세계의 화약고'로 불렸던 때부터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시기까지. 시의적절한 메시지와 빈틈없는 호연으로 스토리를 아우른 '공작'은 같은 민족이기에 오갈 수밖에 없었던 미묘한 교감들을 폭넓게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이날 시사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황정민은 "대본을 처음 받고 든 첫 번째 생각은 '헐'이었다. 90년대를 안 살았던 사람이 아닌데 그걸 모르고 지나간 내 자신에게 창피했다. 그만큼 이 사건이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 흥미를 떠나 관객에게 꼭 알리고 싶었다. 나에겐 중요한 출연 계기가 됐다"며 "실존 인물인 박채서 선생을 만나 그분의 기운을 느끼고 싶었다. 그분이 2016년 5월 31일 6년 형기를 만기 출소하고 나서 뵀다. 일련의 사건을 다 알고 있어서 그런지 정말 대단해 보였다. 이 많은 고난과 역경을 묵묵히 견딘 것을 보면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촬영 할 때는 사실 어려움이 많았다. 북한 이야기를 다룬 다는 것만으로 촬영이 불가한 적도 이었다. 최근 평화의 물꼬가 터져 너무 행복했다. 이런 상황이 아닌 상황에서 '공작'이 개봉했다면 또 다른 색안경이 생길 것 같다. 지금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주지훈은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 김용화 감독)에 이어 이틀 만에 다시 뵙는다. '공작'에서 정무택 역을 맡은 주지훈이다"고 재치있는 인사를 건넸다. 그는 "북한어를 알려준 선생님이 캐릭터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해줬다. '아수라' 때부터 황정민 선배와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데 어렸을 때부터 존경하던 선배다. 현장에서 많은 조언을 해주는데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줘서 감사하다. 후배 입장에서 최적의 컨디션으로 촬영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선배다. 덕분에 열심히 촬영할 수 있었다"고 인사를 전했다.



윤종빈 감독은 "다른 영화를 취재하다가 흑금성 사건을 우연히 듣게 됐다. 너무 충격적이었고 일차적으로 호기심을 갖게 했다. '정말 이런 스파이가 있었나?'라는 호기심을 시작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사실에 기반한 리얼한 첩보극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어렵게 수소문해서 실존 인물인 박채서 선생과 연락이 됐다. 가족을 통해 영화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달했고 그렇게 '공작'을 만들게 됐다. 이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남과 북이라는 한반도의 비극이 과연 지금까지도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그렇게 싸우고 있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는 "첩보 액션이라고 하면 '미션 임파서블' 같은 첩보를 떠올린다. 하지만 나는 정 반대의 지점의 첩보 영화를 하고 싶었고 그래서 '공작'을 하게 됐다. 예전부터 스파이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다만 서사가 커서 굳이 액션을 가미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배우들의 감정선 만으로 충분할 것 같았다"고 액션을 다루지 않는 이유를 밝혔다.

이어 "처음 대본을 쓸 때가 전 정권, 박근혜 정권 때였다. 당시 영화계 블랙리스트가 돌던 때라 다들 우려를 하기도 했지만 시나리오를 써갔다. 처음에는 '흑금성'이라는 제목을 쓸까 생각했지만 너무 구체적이어서 '공작'으로 바꾸기도 했다. 촛불혁명을 겪었고 덕분에 우리 영화도 개봉할 수 있게 됐다. 촬영을 하면서도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찍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 뿐만이 아니라 매 작품 네티즌과 관객이 제일 두렵다"며 "국가보안법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흑금성 사건은 조작된 사건이라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한편, '공작'은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이 가세했고 '군도: 민란의 시대'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비스티 보이즈'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8월 8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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