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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수목극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를 마친 2PM 겸 배우 황보라를 만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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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떻게 해야 황보라로 캐릭터를 구축하고 유일무이하게 유니크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옛날 사무실 대표님이 내가 망가지는 걸 싫어하셨다. 그래서 그런 배역은 거절했다. 그때 공백기가 있었다. 사실 여배우들이 억척 아줌마나 신파, 예쁜 얼굴 등 갈래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망가지고 내려놓는 연기었다. 후배들이 황보라처럼 연기하고 싶다는 말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봉세라는 원작에도 없던 캐릭터고 해서 접근하고 만들기가 쉬웠다. 이번 작품만큼 댓글이 많이 달리고 반응이 좋고 악플도 없고 매 순간 행복하게 촬영하고 하나하나 댓글 다 본 작품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인스타그램 팔로워수도 계속 늘어나고 감사했다."
가장 힘이 된 반응은 역시 자신의 진가를 알아주는 사람들의 마음을 느꼈을 때다.
"황보라만의 로코를 하나 써야 한다, 이 친구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보고 싶다는 말을 봤을 때 누군가 나를 알아봐주시는 분이 있구나 잘 버텼다는 생각을 했다. 오버 연기에 대해 반응이 두려웠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웹툰에 기본을 두고 있고 영준이도 자뻑 캐릭터고 대사가 과한 만화적인 부분이 있다. 그래서 시청자를 설득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다. 리얼리티와 극적 요소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는 지점을 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을 절묘하게 계산해서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아무래도 모든 캐릭터가 나와 비슷하게 오버성이 있어서 비호감이 덜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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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역이 들어와도 마다했던 것 같다. 시청자들이 보고싶어하는 것이 아니라 허무맹랑한 캐릭터를 하고 싶은 거다. 도도하고 청순가련한 캐릭터를 하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이상하게 나를 되게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극복하려하지 않았다. 허무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세월이 약인 것처럼 지금 와서야 정신이 바짝 든 거다. 평생 배우 할 건데 가늘고 길게 가자 싶었다. 요즘은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이 생겼다. 나는 시간 문제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좋은 재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회가 있다면 뭐든 열심히 하고 있으면 될 거라고 했다. 손 놓고 있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 하정우 선배님 인터뷰 기사를 봤다. 학습하고 연마하기 위해 다작한다는 말에 공감했다. 나도 조금만 쉬고 작품을 들어가면 연기가 얼고 긴장되고 서툴어진다. 다시 집중하기가 어렵다. 계속 학습하고 발전하는 과정이다. 배우가 직업이기도 하고. 끊임없이 해야하는 것 같다. 조언은 남자친구와 내 멘토인 하정우 선배님한테 구하는 편이다. 최고의 멘토이고 롤모델이다. 아주 유쾌하고 재치있으시다. 남자친구도 너무 웃긴다. 그거에 홀딱 넘어갔다. 기본적으로 유쾌한 분들인 것 같다. 나도 약간 오래 만나서 그런지 흡수가 됐다. 연기할 때도 많이 써먹는다."
황보라는 2016년 '욱씨남정기'를 시작으로 1년에 두 작품씩 꾸준히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김비서' 이후에는 바로 '배가본드'에 출연하며 또 '열일'을 예고했다.
"어제 처음 '배가본드' 촬영을 했다. 국정원 요원이다. 톤이 조금 바뀌긴 하는데 확 바뀌면 사람들이 놀란다. 적당히 톤 조절을 할 거다. 처음으로 사투리도 쓴다. 경상도 사투리를 한다. 원래는 사투리가 아니었는데 작가님과 식사하다 사투리가 튀어나왔는데 다음날 대본이 사투리로 바뀌어 있더라. 사실 뭐 할 게 없었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공포물도 해보고 싶고 봉세라보다 선이 굵게 연기를 해보고 싶기도 하다. 웃음에 희로애락이 있는 캐릭터로 좀더 깊이있게 연기를 폭넓게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러면 확실히 자리매김 하지 않을까, 인정을 더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UL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