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진기주 "네 번째 직업 '배우' 만족도 최고..쉴 생각 1도 없어요"

MBC 수목드라마 '이라와 안아줘' 의 배우 진기주가 24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진기주는 극중에서 불행했던 과거를 극복하고 잇따른 시련에도 당당히 맞서는 멘탈갑 '러블리 톱스타' 한재이 역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삼청동=최문영 기자 [e-mail] /2018.07.24/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진기주를 만났다.

지난 2014년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입상하며 연예계 활동에 발을 들였다. 연기활동의 시작은 2015년 tvN '두 번째 스무살' 부터로 2016년에는 SBS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의 채령으로 출연하며 시선을 모았다. 급속도의 성장을 이루며 지난 3월 종영한 김남주의 복귀작 JTBC '미스티'에서 한지원 역을 맡아 엘리트 기자로 열연했고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각인되기도 했다. 영화에서의 활약도 보여줬다. 지난 2월 개봉했던 '리틀 포레스트'에서 김태리, 류준열과 함께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진기주가 미니시리즈 주인공을 맡는 데 걸린 시간은 3년여 정도. 진기주는 지난 19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이아람 극본, 최준배 연출)에서 주인공인 한재이(길낙원) 역을 맡아 살인 피해자의 딸이 톱배우로 커가고, 또 그 속에서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을 연기로 담아내 호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상대역이던 채도진(윤나무) 역의 장기용과도 '남낙커플'이라는 애칭을 선사받으며 다수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기도 했다.

진기주에게는 배우가 네 번째 직업이다. 데뷔 전에는 삼성 SDS 컨설턴트로 일했고 G1 강원민방의 방송기자로도 근무했던 바 있다. 또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수상하며 모델 타이틀을 쥐었고 2015년에는 드라마 데뷔를 통해 배우라는 직업을 얻었다. 진기주에게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최고'란다. 그는 "배우는 저한테 최고다. 단점을 찾자면 사실 많다. 아무래도 앞으로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고, 예전에 직장 생활을 할 때보다 힘든 점도 분명히 있다. 그리고 감정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이런 큰 짐을 감당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무게감도 크다. 온전히 회사를 다니면 내 짐을 덜어줄 수 있는 상사와 회사의 시스템이 있지만, 배우로서는 내가 연기하는 이 캐릭터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무게감이 크다. 그렇지만 이걸 해내고 견뎌냈을 때의 행복감이 크더라. 힘들더라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연기는 사실 진기주의 오랜 꿈이었다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연기자에 대한 꿈을 키우기도 했단다. 진기주는 "연기는 하고 싶었지만, 화면 안에 있는 사람들은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배우가 되기 전에는 배우라는 직업을 하나의 직업으로 보지는 못했던 거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도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것도 결국에는 하나의 직업이란 인식이 생기고서는 배우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되더라"고 말했다.

진기주는 올해로 서른 살이 됐다. 연기를 시작할 때의 나이는 신인 배우로는 늦은 축에 속하던 이십대 후반이었다. 그러나 진기주는 지금 나이를 잊고 산단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에는 적은 나이가 아니었으니까 나이 공격을 받았다. 그럴 때부터 나는 '왜 연기하는 사람한테 나이로 공격을 하지? 연기에 나이가 어디있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사실 제 나이에서도 교복도 입을 수 있고 아이가 몇이나 있는 엄마도 할 수 있다. 나이의 범위가 넓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냥 그 나이에 대한 이야기는 나한테 주어지는 압박면접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더라. 아직 제가 제 나이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 하고, 오히려 남들이 보는 나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거에 따라 배역이 들어오는 게 아닐까 싶다"고 생각을 밝혔다.

MBC 수목드라마 '이라와 안아줘' 의 배우 진기주가 24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진기주는 극중에서 불행했던 과거를 극복하고 잇따른 시련에도 당당히 맞서는 멘탈갑 '러블리 톱스타' 한재이 역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삼청동=최문영 기자 [e-mail] /2018.07.24/

배우 생활을 시작한 이후 얻게 된 것은 팬들의 사랑이다. 진기주는 매일 매일 자신에게 쏟아지는 팬들의 사랑을 실감하고 있다. 진기주는 "정말 좋은 것이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보면 팬들이 남기는 글들을 보면서 행복한 감정이 느껴진다. '이분들은 나를 보면서 이렇게 좋아해주실까' 그런 감정도 있다. 어떤 친구들은 저를 보면서 '언니 덕에 공부를 열심히 한다'거나 '언니처럼 되고 싶다'고 해주는 친구들도 있는데 너무 행복하다. 나보다 더 낙원이를 잊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다. 알아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정말 감사했다. 그리고 어떤 친구들은 '고민이 있는데 언니는 이룬 게 정말 많은데 나는 이룬 게 없다'는 말도 하는데 정말 마음이 아팠다. 그런 고민을 한다는 것이 성장했단 증거고 이뤘다는 증거인데 언젠가는 그 친구들도 알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휴식 없이 달려왔지만, 앞으로도 쉬는 날 없이 열일하고 싶다는 진기주였다. 그는 "쉬고 싶은 생각이 정말 '1도' 없다. 이미 지금도 쉬면서 잘 하고 있다. 나는 많이 쉬면서 한다고 생각한다. 워커홀릭이라거나 완벽주의자는 아니다. 일을 안 하고 있으면 심심하다. 제가 더 나이를 먹기 전에 평생 하고싶은 일을 찾은 이 시점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거다. 배우는 평생 직업인 거 같다. 제가 평생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로 도와줘야 하고, 많은 이들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일이다 보니, 대중의 허락을 받고 잘 쓰이고, 많은 분들의 허락을 받기를 바란다"며 배우일에 대한 소망을 밝혔다.

'이리와안아줘'는 초반 최약체라는 우려를 씻으며 최종회 각각 5.1%와 5.9%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희대의 사이코패스 윤희재(허준호)를 아버지로 둔 경찰 채도진과 톱스타가 된 피해자의 딸 한재이가 세상의 낙인을 피해 살아가던 중 재회하며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는 감성 로맨스 드라마. 감성적인 극본과 촘촘한 연출, 그리고 허준호와 장기용, 진기주 등의 열연으로 새로운 '로맨스릴러'의 역사를 썼다는 평을 받으며 마무리됐다.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