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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김비서' 박서준, 싱크로율 선입견 깬 '영준이 이녀석'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7-13 10:01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몰라봐서 미안했다.

배우 박서준이 명연기로 싱크로율 선입견을 깼다. 박서준은 tvN 수목극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극강의 나르시시스트 이영준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처음 박서준이 이영준 캐릭터로 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박서준은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쌈 마이웨이'등 '로코 불패 신화'를 쓰고 있는 장본인이었지만, 코믹한 이미지가 있는 배우도 아니었고 원작 캐릭터와의 싱크로율 또한 높은 편이 아니었기에 팬들의 우려는 컸다. 박서준 또한 "나도 원작 팬이다. 얼굴만 봤을 때는 내가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나만의 영준이 나올 거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처음 캐스팅 기사가 떴을 때 원작 팬분들이 여러 의견을 주셨다.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어쩔 수 없다. 내가 시작했기 때문에 연기를 지켜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의상과 헤어에 많이 신경을 썼다. 직접 보유한 수트는 한벌 뿐인데 이번에 거의 모든 수트를 제작해 입고 있다. 많은 분들이 따라입고 싶은 수트 스타일링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을 정도다.

그러나 박서준은 디테일한 연기로 역시 '로코 장인'임을 입증, 원작 팬들마저 납득시켰다. 김미소(박민영)와의 달콤한 로맨스부터 납치 트라우마를 감추고 살아야 했던 캐릭터의 아픈 속내까지 빈틈 없는 연기로 촘촘하게 캐릭터의 서사와 감정선을 쌓아올리며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든 것이다.


12일 방송은 박서준의 명연기가 제대로 빛을 발한 회차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영준이 납치 사건에 대한 기억을 잃은 척 했던 이유가 밝혀졌다. 이성연(이태환)이 동생을 유괴당하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자신의 기억을 바꿔버리고, 그로 인해 형제 간의 갈등이 심화되자 이회장(김병옥)과 최여사(김혜옥)는 괴로워했다. 엄마를 잃고 싶지 않았던 이영준은 자신만 희생하면 가족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 자신이 가해자인 척 살아왔던 것. 모든 사실을 알게된 최여사는 가슴 아파하며 사과했고, 이영준은 숨 죽여 오열했다. 그리고 부끄러움에 도망치려 했던 이성연에게 오히려 "제대로 살 기회를 빼앗아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형제간의 극적 화해를 이끌어냈다.

언제나 자기만을 위하고, 제 잘난 맛에 사는 인간이라 생각했던 이영준이 사실은 누구보다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며 배려하고 희생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보는 이들의 마음도 먹먹해졌다. 특히 박서준은 힘줄 하나하나 살아있는 절절한 눈물 연기로 시청자의 감정 이입을 극대화했다.

그러면서도 '로코불도저'라는 애칭에 걸맞게 달달한 로맨스 연기로 시청자의 심박수를 높이기도 했다. 이영준과 김미소는 세미 동거를 시작, 쇼핑을 하고 집을 정리하며 달달한 신혼부부의 일상을 즐겼다. 그러다 이영준은 김미소에게 입을 맞췄다. 입맞춤은 달콤한 '소파 키스'로 이어졌고, 이영준은 "오늘 밤을 이렇게 보내기 싫다"며 김미소의 블라우스 리본을 풀었다. 예상치 못한 로맨스의 급진전은 시청자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이처럼 박서준은 일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냉철한 판단력과 카리스마를 지닌 부회장으로, 사랑과 가족 앞에서는 뜨거운 열정과 차분한 배려심을 지닌 남자로 반전 매력을 뽐내며 극의 텐션을 끌어올린다. 냉탕과 온탕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박서준의 연기 내공에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신드롬을 만들고 있다. 지난 6월 6일 5.757%(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작품은 지난 12일 평균 8.4%, 최고 9.9% 까지 시청률이 뛰어올랐다. 이는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1위 기록이자 자체 최고 기록이다. 박서준과 박민영의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이들을 둘러싼 유괴 납치 사건 미스터리가 풀려나가며 시청률 또한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세라면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시청률 10%대 돌파가 확실한 상황이다. 싱크로율 선입견을 깨고 원작 팬들까지 납득시킨 박서준의 연기력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영준이 이 녀석'이 제대로 일을 낸 셈. 명불허전 '로코장인'으로 인정받은 박서준의 활약에 더욱 기대가 쏠리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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