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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이준익 감독 "은퇴 번복 여전히 죄송해..관객에 늘 죄스러워"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6-21 10:59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준익(59) 감독이 "상업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서 관객에게 늘 죄스러운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청춘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청춘 영화 '변산'(변산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제작)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 그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변산'을 연출하게 된 의도와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영화 '왕의 남자'(05) '라디오 스타'(06) '소원'(13) '사도'(15)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희로애락을 선사했던 이준익 감독. '변산'은 이런 그의 열세 번째 장편영화이자, 꽃 피우지 못한 청춘 '동주'(16), 불덩이 같은 청춘 '박열'(17)에 이은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마지막 시리즈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동주'와 '박열'이 일제 강점기라는 아픈 역사와 억눌린 사회 속에서 비극적인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이번 '변산'은 억압되어 있던 틀을 깨는 새로운 청춘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지점에서 앞선 시리즈와 차이를 두고 있다. '변산'은 이 시대 표출의 도구를 찾던 중 관객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고 자신에 대한 진실된 시선을 담아낼 수 있는 힙합을 소재로 이 시대 가장 힘든 청춘을 표출하고 위로한다.

무엇보다 '변산'은 이준익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박정민이 가세해 더욱 관심을 끈 작품이다. 앞서 이준익 감독의 '동주'에서 송몽규 역으로 제37회 청룡영화상을 비롯해 각종 영화제 시상식을 휩쓸며 연기 천재로 인정받은 그는 '변산'에서 래퍼 '심뻑' 학수로 변신해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또한 '변산'을 통해 이준익 감독의 새로운 뮤즈가 된 김고은도 눈길을 끈다. 친근한 선미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8kg 증량을 감행한 것은 물론 맛깔나는 전라도 사투리를 소화해 극의 재미를 선사한다.

이준익 감독은 '변산'의 만족감에 대해 "늘 나는 아쉬움을 포함한 만족감을 가지고 있다. 그 아쉬움이라는 것은 대중적인 상업영화를 찍는데 관객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죄스러움과 미안함이 제일 크다. 하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오만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이 13번째 작품인데 할 때마다 처음 만드는 작품 같다. 그래서인지 시사회 때마다 긴장돼 땀을 흘린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이어 '평양성'(11)의 흥행 참패로 은퇴 선언 후 다시 '소원'으로 복귀한 것에 대해 "'평양성' 당시에는 나 혼자 죄스러운 마음에 은퇴를 선언했다. 그때 너무 미안해서 은퇴하겠다 했는데 은퇴하고 나니까 계속 영화를 만들고 싶어졌다. 꿈틀꿈틀한 마음에 비겁함을 무릎쓰고 말을 번복하게 됐다. 욕은 어차피 먹겠지만 더 나은 노력을 보이면 조금 덜 먹지 않을까 싶어 다시 돌아왔다. 돌이켜보니 은퇴 번복 후 '변산'까지 벌서 다섯 작품을 했다. 아직도 SNS를 보면 '이준익 은퇴하지 않았냐?'라는 반응이 많다. 그때마다 '죄송하다'라며 직접 사과하고 싶기도 한데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긴 불가능하다. '나는 욕먹어도 싸다' '욕먹자' 이렇게 생각하며 겸허하게 작품을 하려고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한편, '변산'은 박정민, 김고은, 장항선, 정규수, 신현빈, 고준, 김준한 등이 가세했고 '사도' '동주' '박열'의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7월 4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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