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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 김희애 "일본어 대사 외우다 공황장애 오기도..악몽꿀 정도로 힘들어"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6-12 11:5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희애(51)가 "일본어 대사를 외우다가 공황상태에 빠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역사상 단 한 번, 일본 재판부를 발칵 뒤흔들었던 관부 재판 이야기를 다룬 휴먼 실화 영화 '허스토리'(민규동 감독, 수필름 제작)에서 관부 재판 원고단의 단장을 맡아 법정 투쟁을 이끌어 가는 문정숙을 연기한 김희애. 그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허스토리'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간 10명의 원고단과 13명의 변호인이 시모노세키(하관)와 부산을 오가며 일본 재판부를 상대로 23번의 재판을 진행한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허스토리'는 일본군 피해자 관련 재판 사상 처음으로 보상 판결을 받아낸 유의미한 관부(하관-부산) 재판 사건을 스크린에 완벽히 옮겨냈다.

특히 김희애는 '허스토리'에서 우연한 기회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신고 전화를 개설하게 되고 이후 피해자 할머니들의 가슴 아픈 사연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껴 일본의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는 관부 재판을 이끄는 90년대 당찬 여사장 문정숙을 완벽히 소화했다. 그는 차진 사투리 연기와 자연스러운 일본어 연기로 캐릭터의 싱크로율을 높였고 여기에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헤어와 의상으로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 눈길을 끈다.

지난해 9월, 명품 연기로 위안부 피해자의 아픔을 그려낸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에 이어 '허스토리'의 김희애가 이들의 뭉클한 사연과 감동을 관객에게 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부산 사투리 연기에 이어 일본어 연기 역시 도전한 김희애는 "일본어는 전혀 못했다. 그래서 일본어를 한국어로 쓰면서 외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평소에 심할 정도로 기억력이 없는 편인데 일본어 대사는 너무 외워서 지금도 안 잊어버린다. 일본어 연기를 하는 장면은 '허스토리'에서 정말 중요한 장면이다. 특히 내가 할머니들의 변호를 맡는 장면인데 혹시 일본어를 아는 분들이 내 일본어 연기를 보면서 웃으면 어쩌나 싶어 정말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규동 감독이 일어, 영어, 한국어를 모두 다 잘한다. 정말 똑똑한 감독이다. 하지만 배우로서는 조금 힘들었다. 일본어를 잘 아는 민규동 감독이 중간에 대사를 고쳐 힘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민규동 감독이 이 작품으로 모든 걸 뛰어 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작은 것 하나 그냥 넘어가지 않고 꼼꼼하게 따져 만들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희애는 "일본어 대사를 연습을 하다보면 공황상태처럼 멍한 상태로 지쳐서 잠이 들게 된다. 그렇게 잠들면 꿈을 꾸는데 선생님들이 일어로 내게 말을 건다. 그러면 그곳에서 난 한 마디도 못해 진땀을 뺀다. 그런 악몽을 꾸면서 늘 깼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한편, '허스토리'는 김희애, 김해숙, 예수정, 문숙, 이용녀, 김선영, 김준한, 이유영, 이지하 등이 가세했고 '간신' '내 아내의 모든 것'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민규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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