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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연애의 탈을 쓰는 순간, 연애의 맛은 정말 다양해진다.
좋은 사람과의 맛있는 음식 막창
정음(황정음 분)과 준수(최태준 분)의 단골 막창집. 준수는 회사에서 영혼까지 탈탈 털린 정음에게 막창을 잘라주며 살뜰하게 챙겼다. 여기서 막창은 두 사람이 얼마나 친밀한 사이인지 보여주는 매개체. 격식 없이, 편한 분위기에서 음식을 나눠 먹는 것으로 소꿉친구를 표현했다.
훈남(남궁민 분)은 여자에게 상처 입는 육룡(정문성 분)에게 맥주를 권한다. 이때 "맥주를 스월링해서 먹어보라"는 말과 함께 행동으로 보여준다. 사소한 것에도 완벽한 멋을 추구하는 훈남의 캐릭터를 간접적으로 설명해주는 장면이었다.
소박한 음식이 주는 편안함, 편의점 앞 라면
양코치(오윤아 분)는 편의점 앞에서 라면을 먹으며 정음의 부탁으로 결혼 정보 회사에 가입했다. 다이빙선수를 그만두고 처음으로 직장을 잡은 정음에 대한 의리였다. 양코치의 정음을 향한 애틋한 마음이 드러났던 장면. 이때 편의점 컵라면은 사제지간을 떠나 두 사람이 얼마나 편안한 관계인지를 보여줬다.
추억마저 돌돌 싸서 먹어버리는, 이별의 맛 쌈밥
정음과 양코치는 한강 다이빙 사건 이후 쌈밥집에서 식사를 한다. 양코치는 마치 육룡과의 추억을 한 번에 싸서 잊으려는 듯 우걱우걱 쌈을 싸 먹는다. 그러다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짠내 나는 이별의 맛이었다.
친구인 듯 친구 아닌 친구 같은, 설렘의 맛 아이스크림
회사일로 고민하던 정음을 찾아 온 준수. 정음을 위로하며 연애 칼럼 '훈남정음'을 읽던 중 칼럼에 나온 아이스크림 키스를 재연한다. 친구인 듯 친구 아닌, 정음과 준수의 모습이었다. 이때 나온 아이스크림은 정음을 향한 준수의 미묘한(?) 마음을 암시하며 이들의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남사친과 알콩달콩, 은근히 설레는 설렁탕
정음이 준수를 이끌고 간 설렁탕집. 정음은 혼자 설렁탕을 먹고, 준수는 깍두기를 먹었다. 준수는 이미 밥을 먹은 상태였기 때문. 정음이 외롭지 않게 보조를 맞춰주는 준수의 자상함이 돋보였다. 또 준수를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설렁탕을 먹는 정음과 훈남과 정음 사이를 은근히 견제하기 시작한 준수의 대비된 모습으로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 변화에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마주 보며 나눠 먹은, 정겨운 맛 감자
오두리(정영주 분)과 김소울(김광규 분)을 이어주기 위해 찾은 강원도 산골 마을. 훈남과 정음은 실수로 차키를 잃어 버린 탓에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됐다. 먹을 것이라곤 씨감자 뿐. 가마솥에 폭폭 쪄낸 감자는 익숙하지만 정겨운 음식 중 하나. 감자를 나눠 먹으며 자연스럽게 추억을 나누게 된 두 사람의 모습과 닮았다.
줘도 줘도 아깝지 않은, 헌신적인 대게
육룡(정문성 분)이 "맛있어 보인다"는 말 한 마디로 먹게 된 대게다. 양코치는 쉴 새 없이 대게 살을 발라 육룡에게 건네 준다. 자신은 빈 껍질만 쪽쪽 빨아 먹을 뿐. 그저 육룡이 맛있게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른 듯 흐뭇한 미소를 지은 채였다. 육룡을 향한 양코치의 헌신적인, 그리고 가슴 아픈 사랑이 느껴졌다.
지난 6~7일 방송된 '훈남정음' 9~12회에서는 훈남과 정음의 강원도 1박2일이 그려졌다. 이제껏 본 적 없는 흐트러진 훈남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씩씩한 정음의 모습이 재미를 줬다.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두 사람 사이에 로맨스 싹도 틔워지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훈남이 정음을 유혹한 후에 차버리겠다고 육룡과 내기를 걸게 되고, 과연 훈남과 정음의 로맨스가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훈남정음'은 매주 수,목요일 밤 10시에 방송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