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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진서연 "'독전'으로 약쟁이 오해, 실제 소주 1잔도 못해"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6-02 10:56


영화 '독전'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진서연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진서연은 '독전'에서 중국 동북지역 마약왕 진하람의 파트너 보령 역을 맡았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3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진서연(35)이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살을 깎고 뼈를 깎는 노력과 고통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지난달 22일 개봉해 10일 연속 흥행 1위를 지킨 것은 물론 5일 만에 100만, 8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범죄 액션 영화 '독전'(이해영 감독, 용필름 제작). 중국 거장 두기봉 감독의 '마약전쟁'을 원작으로 한 '독전'은 탄탄한 스토리와 스타일리시한 연출은 물론 조진웅, 류준열, 박해준, 김성령, 차승원, 고(故) 김주혁, 진서연 등 충무로 '연기 신(神)'들의 열연으로 연일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진서연은 '독전'의 흥행 견인차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극 중 아시아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김주혁)의 파트너 보령을 연기한 진서연. 보령은 진하림과 함께 최고급 마약을 즐기며 타락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로 약에 취해 광기 어린 행동을 일삼는 것은 물론 신분을 위장한 원호(조진웅)와 락(류준열)에게 공포감을 조성, 보는 이들에게 극강의 긴장감을 유발한다.

그동안 충무로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여성 캐릭터를 구축한 그는 관객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상황. 영화 초반 등장해 중반 퇴장하는 짧은 분량이지만 그럼에도 영화가 끝날 때까지 강렬한 존재감과 여운을 남기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번 작품은 오디션을 통해 작품을 출연할 수 있게 됐어요. 처음에 이해영 감독이 '독전'의 시나리오 일부를 보여주고 연기해 보라고 하셨죠. 그 역할이 바로 보령이었어요. 마음껏 연기하라고 하셔서 정말 느낀 그대로 연기했어요. 곧바로 오디션에 합격했는데 나중에 이해영 감독에게 캐스팅 이유를 물었더니 그냥 딱 보령이라는 생각이 드셨데요. 사실 보령 역할을 1년째 고민했고 또 그에 맞는 배우를 찾으려고 했는데 찾을 수가 없었데요. 국내에 있는 웬만한 배우들은 다 오디션을 봤는데 '이 배우다'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분들이 안 나타나서 캐릭터를 수정할 생각이셨는데 그때 제가 나타나고 해요(웃음). 두말할 필요 없이 보령이라는 생각에 바로 출연을 허락해주셨죠."


진서연은 보령 캐릭터를 더욱 현실적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공부를 했고 또 외형 역시 혹독한 운동을 하며 노력과 애정을 쏟았다는 후문. 그에게 주어진 촬영 회차는 단 11회차. 짧은 분량이지만 허투루 연기하고 싶지 않다는 소신으로 무려 3개월을 캐릭터 만드는데 쏟았다는 눈물겨운 고충도 꺼냈다.

"보령이는 저렴한 마약이 아닌 진짜 최고급 마약을 거래하고 직접 사용하는 마약 전문가인 셈이죠. 그래서 일단 마약 중독에 대한 공부부터 시작했어요. 국내에서는 마약 중독자를 그린 작품이 많이 없잖아요. 또 똑같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고요. 그래서 해외 사이트를 통해 실제 마약 중독 사례에 대한 논문과 보도를 모두 찾아 공부했어요. 마약마다, 어떻게 합성하냐에 따라 중독 증세가 모두 다르더라고요.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그걸 바탕으로 보령이란 인물을 만들었어요. 마약 중독자들은 살이 안 찐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피곤함이 사라지고 에너지가 폭발하는 증세가 있데요. 그래서 일부러 체중을 감량하고 또 단단한, 다부진 느낌을 위해 근육을 키웠어요. 작은 헐크처럼 몸이 갈라지는 느낌을 주고 싶었죠. 보통은 52kg 몸무게를 유지했는데 운동하면서 6kg 정도 감량했고 체지방은 11%까지 내려갔어요. 하루에 4시간씩 3개월간 운동만 했는데 정말 나중엔 울면서 했어요. 촬영할 때에는 변신한 제 모습을 보고 이해영 감독이 너무 징그럽다고 운동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는데 막상 화면으로 봤을 때는 보령 이미지랑 잘 맞아 좋아하셨죠(웃음)."


그야말로 진서연의 피땀 그리고 눈물이 서린 캐릭터였던 '독전'의 보령. 그의 노력이 빛을 발했을까? 관객은 물론 함께 연기한 동료, 또 영화를 본 관계자들까지 그의 전력을 의심(?)하는 단계까지 갔다고. 몇몇 배우들은 '약 빤 연기'의 노하우를 묻기도 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기도 했다.


"저 사실, 술도 잘 못 마셔요(웃음). 정말 술을 즐길 것 같은 외모인데 말이죠. 하하. 우연인지 함께 호흡을 맞춘 주혁 선배도 술 한 잔 못 마시거든요. 저는 소주 한 잔만 마셔도 온몸이 타는 것처럼 빨개질 정도로 음주엔 전혀 소질이 없어요. 그래서 '독전' 스태프들 사이에서 회식 때마다 늘 놀림을 당하곤 했죠(웃음). 개봉 전 '독전' VIP 시사회를 하고 초대한 지인들과 배우들이 함께 뒤풀이를 가졌는데 다들 '어떻게 그렇게 리얼하게 연기할 수 있느냐?'라며 칭찬을 해주시더라고요. 몇몇 배우는 조용히 다가와서 비결을 묻기도 하던걸요? 촬영할 때 술을 먹고 연기했냐고 묻는 분도 계시고 각성제나 피로회복제를 다량 복용했냐며 오해하시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전 정말 결백하건 데 맑은 정신으로 연기했어요.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어요. 전 평범한 소시민입니다. 하하."

한편,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작품으로 조진웅,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 가세했고 차승원, 고(故) 김주혁이 특별출연했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페스티발' '천하장사 마돈나'를 연출한 이해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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