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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문지연 기자·변은영 기자] 화창한 봄날, 도산공원에 가수 거미와 그의 반려견 '꿈'이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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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 된 포메라니안 꿈입니다. 제가 거미라 팬분들이 저를 꼬미라고 부르기도 하시기 때문에 돌림자를 써서 '꾸미'로 부르고 싶었어요. 그러다 좋은 의미가 있으면 더 좋겠다 싶어서 '꿈'이라는 이름을 짓게 됐어요. 여러가지 의미로 저에게는 꿈과 같은 친구입니다.
꿈이를 만나기 전 15년 동안 기른 미미라는 포메라니안 강아지가 있었어요. 미미와 미미의 딸 미니, 두 마리를 키웠는데 나이가 많이 들면서 기관지염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포메라니안들이 기관지가 약하다고 하더라고요. 수술도 받았는데 견디지를 못했어요. 온 가족이 깊은 슬픔에 빠져있을 때 다니던 동물병원 원장님이 꿈이를 소개해주셨어요. 사실 미미와 미니를 보내자마자 다른 아이를 데려온다는 게 고민되긴 했는데 일단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졌고, 저보다 저희 어머니께서 많이 힘들어하셔서 데려왔어요.
─ 15년을 함께한 반려견을 떠나보냈을 는 정말 많이 힘들었겠어요. 추억도 많이 생각나고요. 그 아이들이 첫 반려견이었나요?
어릴 때부터 항상 강아지를 키웠어요. 미미의 경우엔 2002년에 지인분이 갓 태어난 요크셔테리어가 있는데 키워보지 않겠냐고 하셨어요. 그런데 녹음실에 온 아니는 다 큰 포메라니안이더라고요. 그런데 보자마자 반했어요. 그래서 미미를 키우게 됐죠. 그러다 미미가 새끼를 세 마리를 낳았어요. 다른 아이들은 입양을 보냈고 마지막으로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미니)는 저희가 키웠죠. 그 친구가 좀 미미를 괴롭혔는데, 포메라니안 자체가 예민하고 사나운 편인데도 딸의 그런 걸 다 받아주더라고요. 그렇게 사람 같은 행동을 많이 해서 저희 가족이 의지를 많이 했어요. 저도 아직 많이 기억에 남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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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키운 강아지가 떠나면 바로 다른 강아지를 키우기 힘들다고 하시고 저도 그럴 줄 알았어요. 그런데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셔서 이 친구를 데려오게 됐죠. 이 친구(꿈) 없이 지낼 때는 미미 생각에 계속 울기만 했어요. 가족들도 말을 꺼내면 눈물 나니까 대화도 안하고요. 그런데 이 친구가 오니까 오히려 그 친구들(미미 미니)과의 좋았던 추억을 웃으며 얘기하게 되더라고요. 오히려 더 좋은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어요.
─ 꿈이는 어떤 반려견인가요.
집에서는 굉장히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쳐요. 애교도 정말 많아요. 계속 뽀뽀하고 항상 가족들에게 자기 몸을 붙이고 있어요. 손도 잘주고요. 그런데 바깥 활동을 좀 좋아하지 않아요. 낯선 사람을 두려워해요. 밖에 나오면 제 옆에서 떠나려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나 강아지들을 만나는 걸 두려워해요. 외출하면 볼일을 보지 않아서 그게 제일 고민이에요. 강아지들이 야외에서 볼일을 볼 때만 나쁜 균들이 나오는 그런 게 있대요. 그런데 이 친구는 자연스럽게 배변 활동이 안되니까 병원에 가서 케어해줘야 하더라고요. 저희 팬분들은 강형욱 선생님을 찾아가든 '동물농장'에 제보를 하든지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상담을 받아보고 싶긴 해요. 꿈이의 마음을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 꿈이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나요.
최대한 건강하게 키우고 싶어서 강아지들이 먹어도 된다는 것만 조금씩 주고 있어요. 과일 중에 사과를 굉장히 좋아해요. 아삭아삭 새콤달콤한 맛이 좋은가봐요. 다른 과일도 줘봤는데 사과를 제일 좋아하더라고요.
─ 항상 예쁘지만 그래도 가장 사랑스러운 순간이 있죠.
잘 때요. 너무 귀여워요. 잘 때보다 귀여운 건 외출했다 집에 들어갔을 때 반겨주는 모습이 제일 사랑스러워요. 그럴 때 너무 고맙고 지쳐서 들어갔다가도 지친 줄도 모르게 되고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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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야외활동을 좋아해요. 운동도 좋아하고 산책도 좋아해서 이 친구와 많이 다니고 싶어요. 저 일하는 데도 데리고 가고 싶은데…. 꿈이야, 언니의 꿈을 이뤄줄 수 없겠니?
─ 보호자가 노래를 부르면 따라 부른다거나, 춤을 추면 따라서 움직인다거나 하는 반려견들이 소개된 적도 있어요. 혹시 꿈이도 거미씨가 노래를 부를 때 관심을 보이거나 하진 않나요?
TV에서 제 노래가 나오거나 가족들이 휴대폰 벨소리를 제 노래로 해놓으셨을 때 꿈이가 쳐다보더라고요. 다른 진동 소리나 음악 소리에는 반응을 안하는데 제 목소리가 나오면 쳐다볼 때가 많아요. 목소리를 확실히 아는 것 같긴 해요. 아마 '아이아이요'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희 엄마 벨소리가 한창 '아이아이요'였거든요. 가사에 '꿈'이라는 단어가 나오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그 노래에 가장 많이 반응한 것 같긴 해요.
─ 새로운 반려견을 들일 생각도 있나요?
저는 굉장히 긍정적인데 이 친구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유기견을 입양하고 싶은 생각이 있거든요. 그런데 아직 기회가 안 됐어요. 유기견 센터 봉사활동도 가고 싶은데 한번 가면 매일 가든 여러 마리를 데려오든 할 것 같아서 좀 참고 있어요.
─ 보호자로서 거미가 중요시하는 펫티켓이 있나요.
강아지를 좋아하는 분들만 계시는 게 아니라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 분들도 많으시기 때문에 반려견을 데리고 다닐 때는 확실히 조심해야 되는 것 같아요. 집에서 문을 여닫을 때도 최대한 이 친구의 소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하려고 해요. 주변 분들에게 피해 끼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것 같아요. 강아지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같이 생활하는 분들을 많이 생각해야 할 것 같아서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silk781220@sportschosun.com, lunamoon@, euny630@, 사진=스포츠조선,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