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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아이유 아닌 이지은"…인생연기로 '나저씨' 논란 정면승부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3-23 07:4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이지은(아이유)이 tvN '나의 아저씨' 논란에 정면승부를 걸었다. 승부수는 연기력이다.

'나의 아저씨'는 '미생' '시그널' 등을 만든 김원석PD와 '또 오해영'의 박해영 작가가 의기투합한데다 이선균 이지은 오달수 송새벽 고두심 이지아 등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을 완성해 초미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시적 전부터 작품은 거듭된 논란에 시달렸다. 실제로는 18세 나이차가 나고, 극중에서는 24세 나이차가 나는 이선균과 이지은이 복잡하고 묘한 애정 관계를 연기한다는 점에서 로리타 콤플렉스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오달수가 성추문 미투 운동으로 하차하게 되면서 '나의 아저씨'는 큰 타격을 입었다.

'나의 아저씨'는 오달수의 빈 자리를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문래동 카이스트'로 열연한 배우 박호산으로 채우고 전열을 재정비했다. 그러나 첫 방송부터 이지안(이지은)이 이광일(장기용)로부터 잔혹하게 폭행당하는 장면을 내보내며 '폭력 미화 논란'에 휘말려야 했다.

이런 논란의 연속에 이지은은 일취월장한 연기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구차하게 이말 저말 하지 않고 자신의 연기로 논란을 종식시키고 시청자를 설득하겠다는 각오다.

22일 방송된 '나의 아저씨'에서는 뇌물 누명을 벗기 위한 박동훈(이선균) 도준영(김영민) 강윤희(이지아)의 의뢰를 받은 이지안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광일은 상품권을 챙기고 이지안을 감옥에 보내려는 계략을 짰다. 그러나 이지안은 그의 흉계를 피해 박동훈의 상품권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덕분에 뇌물수수 혐의로 대기발령 상태에 빠졌던 박동훈은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아지은의 연기 변신이 돋보였다. 웃음기는 물론 특유의 밝고 귀여운 이미지까지 모조리 벗어던진 채 차갑고 냉소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지안에 완벽 몰입했다. 자신을 이용하려는 도준영에게 "부장 하나 자르려고 왜 이러나 했는데 번호 보고 알았다. (박동훈의) 집사람이더라. 아줌마를 사귀냐. 박상무와 박동훈 둘다 내가 잘라줄테니 한 사람 당 1000만 원 내라"고 협박과 딜을 동시에 던졌고, 차분하게 사건을 해결해 나갔다.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이지은의 연기에 시청자의 몰입도도 높아졌다.

사실 이지은은 가수 활동으로서는 '국민 여동생' 아이유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배우 활동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1년 KBS2 '드림하이'에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유의 이미지를 살려 첫 연기 도전에서 호평을 이끌어냈지만 이어진 '최고다 이순신' '예쁜 남자' '프로듀사' 등에서는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전작인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는 시작부터 끝까지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고 시청률 면에서도 참패하며 자존심이 꺾였다. 하지만 이번 '나의 아저씨'에서는 트레이드 마크와 다름 없었던 러블리한 이미지를 완전히 지우고 혹독한 현실에 상처 받으며 거칠게 살아가는 캐릭터의 짠하고 시니컬한 면모를 제대로 부각시켰다. 아이유가 아닌 배우 이지은으로서의 가능성과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드디어 만난 것이다.

아이유가 아닌 이지은으로서 던진 승부수로 '나의 아저씨'를 둘러싼 각종 악재도 끝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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