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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신스틸러 이어 감독까지"…충무로, 연이은 미투에 '패닉'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3-05 17:09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혹시, 너도?"

충무로가 연이은 미투 폭로로 들썩이고 있다. 이현주 감독, 조근현 감독, 배우 오달수, 최일화, 한재영, 이해영 감독까지 충무로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배우와 감독들이 연이어 성 추문 가해자로 떠오르며 신작 개봉에 적신호가 켜진 것. 우스갯소리로 "혹시, 너도?"라는 식의 씁쓸한 의심이 영화계를 뒤덮었다. 영화계는 지금 미투 폭로로 초긴장 상태다.

충무로에 미투 신호탄을 연 건 지난해 각종 영화 시상식에서 신인감독상을 꿰찬 '연애담'(17)의 이현주 감독이다. 이현주 감독은 지난 2월 같은 영화학교(한국영화아카데미) 동기였던 동성 여감독을 성폭행한 가해자로 지목됐다. 실제로 여감독은 2015년 이현주 감독을 강간 혐의로 고소했고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성폭력 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여성 간의 성폭력 사건으로는 최초의 유죄 판결인 셈이다. 미투 폭로로 성소수자, 성폭행 사실이 드러난 이현주 감독은 물의를 일으킨 것에 사과하고 연출 은퇴를 선언했다.

영화계를 들썩이게 만든 희대의 사건, 이현주 감독 파문이 채 아물기도 전 두 번째 미투 가해자로 지난달 14일 개봉한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이하 '흥부')를 연출한 조근현 감독이 지목돼 다시금 논란을 일으켰다. 조근현 감독은 지난해 C가수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당시 신인 여배우 오디션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한 신인 여배우에게 "여배우는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며 성추행해 공분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조근현 감독의 성 추문은 신작인 '흥부'가 개봉된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불거져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흥부'에 참여한 배우들은 물론 제작 스태프들 모두 조근현 감독의 성 추문에 피해를 입은 제2의 피해자가 된 셈. 신인 여배우 외에 또 다른 피해자들이 연달아 등장,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조근현 감독은 이렇다 할 사과 없이 미국으로 출국해 '침묵'하고 있고 성 추문 타격은 고스란히 '흥부'의 흥행 참패로 이어졌다.

이현주·조근현 감독에 이어 등장한 세 번째 성 추문 가해자는 '천만 요정' 오달수다. 이번 미투 폭로로 대중에게 가장 큰 충격을 안긴 인물이기도 하다. 오달수는 지난달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작성된 게시글 댓글을 통해 성 추문 배우로 지목됐다. 이후 논란에 대해 해명 혹은 인정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해 의혹을 남긴 그는 엿새간 '침묵'을 지킨 끝에 소속사를 통해 "나를 둘러싼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실체 없는 피해자가 주장하는 성 추문을 부인해 여론을 흔들었다. 영화계에서는 그야말로 '믿고 보는 신스틸러'였기에 그를 믿고 지지하는 관계자들이 상당했다. 하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듯 오달수는 피해자A의 2차 폭로, 연극배우 엄지영의 폭로로 성 추문 논란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결국 "한때 연애 감정이었다" "상처가 아물길 바란다" 등의 반쪽 사과를 전한 오달수이지만 대중의 분노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개봉을 앞둔 오달수의 신작들은 논란 이후 긴급 회의에 돌입했고 그 중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 김용화 감독)과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김지훈 감독)는 오달수 분량을 전면 편집, 다른 배우를 캐스팅해 재촬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충무로 감독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신스틸러였던 오달수였기에 이번 성 추문 파장은 더욱 오래 가는 중.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인기 신스틸러였던 최일화 역시 성 추문 가해자로 지목돼 영화계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최일화는 심상치 않은 미투 논란을 의식했는지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스스로 고백해 더욱 큰 파장을 안겼다. 그리고 성추행 자진 고백 이후에도 피해자들의 충격적인 성폭행 폭로가 계속된 최일화다. 더구나 최일화 역시 '신과함께2'에 특별출연으로 참여한 상황. '신과함께2'는 오달수뿐만 아니라 최일화 역시 통편집을 결정하고 재촬영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해 시리즈 1편을 개봉, 14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메가 히트를 거둔 '신과함께' 측은 올해 여름 2편 개봉을 앞두고 두 명의 성 추문 배우로 인해 타격을 입게 됐다.

연이은 미투 폭로로 대중과 영화계의 피로감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일 한재영의 미투 폭로가 추가됐다. 극단 신화 출신의 배우 박 모씨의 미투 폭로로 지목된 한재영. 박씨는 지난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극단 신화의 김영수 대표가 2011년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밝혔고 더불어 이 사건을 선배인 한재영에게 전하자 '나도 너랑 자보고 싶어. 대표님도 남자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강렬한 악역으로 영화계 존재감을 드러낸 한재영 역시 미투 폭로를 피하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발빠른 사과와 반성을 한 한재영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았지만 그를 향한 대중의 비난은 여전한 상황이다.

한재영의 미투 폭로에 이어 올해 개봉을 앞둔 '독전'의 이해영 감독 또한 가해자로 지목됐다. 미투 폭로자는 당시 쌍방 호감을 가지고 있던 영화감독 A씨, 그리고 A씨의 전 연인인 B씨(L 감독), A씨의 지인인 C씨와 강원도 여행을 갔다가 이해영 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해영 감독의 미투 폭로는 현재까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해영 감독은 논란이 불거지자 스스로 성 소수자임을 커밍아웃하고 미투 폭로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이해영 감독은 자신의 성 정체성과 인지도를 약점 삼아 폭로자가 2년 전부터 협박했다고 밝히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독전' 측 관계자는 이해영 감독의 주장을 신뢰하지만 혹여 오달수처럼 반박 이후 피해자들의 추가 폭로가 이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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