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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박찬욱 감독의 10번째 장편영화 '아가씨'(16, 박찬욱 감독, 모호필름·용필름 제작)가 한국영화 최초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으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아가씨'는 2016년 5월 열린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제4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 초청 등을 통해 전 세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호평 받았고 칸영화제 마켓에서 전 세계 176개국에 판매되며 화제를 몰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관객이 사랑하는 '거장'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
이러한 '아가씨'는 지난 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이쉬가르디파라디 감독의 '세일즈맨'을 비롯 폴 버호벤 감독의 '엘르', 안젤리나 졸리 감독의 '퍼스트 데이 킬드 마이 파더', 올해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이자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러브리스' 등의 쟁쟁한 후보들과 경쟁 속에서 최종적으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며 방점을 찍었다.
특히 '아가씨'의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은 아쉬움을 남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탈락을 떠올리게 해 국내 관객들에게 더욱 값지게 와닿는다. 앞서 지난해 열린 제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측은 해외서 호평 받은 '아가씨'가 아닌 국내 비극의 역사를 다룬 '밀정'(16, 김지운 감독)을 한국영화 대표로 선정해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출품했다. 당시 '밀정'보다는 '아가씨'가 해외 관객 정서에 더 알맞은 것은 물론 반응 또한 나쁘지 않아 기대를 걸었지만 영진위 측은 이런 요소를 배제, 해외 관객의 공감을 얻기 힘든 시대극인 '밀정'을 택해 의문을 샀다. 결과적으로 '밀정'은 그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작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결국 '아가씨'로 인해 영진위의 한국영화 대표 후보작 선정 과정 '외압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아가씨'가 결과적으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부문 수상을 거머쥐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더욱 큰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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