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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불타는 청춘' 노래자랑이 이렇게 눈물날 줄이야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를 가졌지만 소극적인 노래로 불안한 음정을 보였던 임오경은 신효범에게 3주간 가르침을 받은 뒤 준가수로 거듭나 있었다. 무대에 오른 임오경은 '저 꽃 속에 찬란한 빛이'를 부르며 끊임없이 노력해온 모든 것을 발산했다. 여기서 반전. 객석 뒤 어두운 곳에는 스승 신효범이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신효범은 무대서 내려오는 임오경을 안아주며 "눈물이 났다. 정말 잘했다"고 어깨를 두드렸다.
김정균은 리허설 때 가장 불안한 음정을 보여 스승 지예 뿐 아니라 제작진까지 불안하게 했다. 하지만 본 무대는 달랐다.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을 부른 김정균은 노래 중간에 "제 딸을 만나고 세상에 빛을 느꼈다. 딸아 아빠가 많이 사랑한다"는 내래이션으로 객석은 눈물바다가 됐다.
'아모르파티'로 객석을 들썩이게 했던 강문영의 무대에 가장 놀란 사람은 그녀의 딸이었다. 객석에 앉아 있던 예쁜 소녀는 엄마의 무대에 놀란 표정을 보이다 곧바로 박자를 맞추며 함께 즐겼다. 강문영의 끼와 미모를 꼭 닮은 딸이었다.
화려한 엔딩의 주인공은 이연수였다. 동료들 앞에서 식당 노래방 기계 마이크를 드는 것만으로 초긴장했던 이연수는 무대 공포증을 고백했었다. 그런 그녀가 파격적인 노출 의상에 화려한 안무까지 더해 엄정화의 '초대'를 부르며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피아노 위 아래를 오가며 남자 댄서들과 완벽한 호흡을 맞춘 이연수는 놀라운 무대로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무대 아래로 내려온 이연수는 눈물을 흘렸다. "무대 공포증을 이기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을 쏟아야한다"는 김완선의 말에 연습실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최종 1등은 임오경 신효범 팀이었지만 등수는 의미 없었다. 진심 가득한 7가지 인생을 노래에 담아 다른 이에게 더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 7명은 모두가 우승자였다.
'불청' 이승훈 PD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겨울에 여행을 떠나기에는 너무 추워서 임오경 씨의 아이디어를 한 번 시도해보자는 취지로 준비했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시청자들에게 기대 이상의 감동을 선사했다. '불청'의 변주가 즐겁고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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