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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동생들에게 속기만하던 '예능 신생아' 이상윤이 달라졌다. 설원 위에서 펼쳐진 이상윤의 반란이 14.8%로 SBS '집사부일체' 최고의 1분을 차지했다.
흰 눈이 가득 덮인 자작나무 숲에서 만난 세 번째 사부는 문근영도 김연아도 아닌 50년간 '국민 아버지'로 살아온 배우 최불암이었다. 4인방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부 최불암을 마주한 뒤 깜짝 놀라 90도 인사를 했다. 최불암은 멤버들과 숲을 거닐며 "자작나무들이 모여있으니 안개꽃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며 낭만 가득한 감성을 드러냈다. 앞서 '누구나 가슴에 시 한 편 품고 살아야지'라는 자필 문구로 각자 좋아하는 시 한편을 품어오라는 숙제를 내줬던 최불암은 숲 한 켠에 마련된 정자에 자리를 잡고 시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던 중 "최근에 왜 연기 활동을 하지 않으시는 거냐"는 후배 이상윤의 질문에 "괴리감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최불암은 "마지막 작품을 하면서 느낀 게 '이제 드라마를 그만둬야 겠다'는 것이었다. 감독, 작가들과 괴리감이 커졌다. 이렇게 해달라, 지적도 받고 해야 하는데 다들 날 어려워만 한다. 그러니 발전이 없다고 생각했다. 은퇴가 아니라 그냥 '물러남'이다. 내가 불편한 대상이 되면 안 될 것 아니냐"라고 밝혔다. 이에 육성재는 "그렇게 생각하는 게 쉬운 것이 아닌데 너무 멋있으신 것 같다"라고 감동했다.
뒤이어 눈이 쏟아지는 설원에서 사부와의 동침을 건 멤버들의 대결이 펼쳐졌다. '고통 참기' 대결은 양세형의 제안으로 눈 속에 얼굴을 파묻기로 낙점됐다. 이날은 세족식, 커플잠옷, 귀에 대고 자장가 부르기까지 '동침 3종 세트' 미션이 더해진 만큼 멤버들은 눈 속에 얼굴을 묻고도 악착같이 버텨냈다.
52초 만에 양세형이 괴성을 지르며 포기한 가운데 멤버들은 "턱이랑 광대가 안 움직인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든다"며 생생한 후기를 전했다. 반면 멤버들이 모두 얼굴을 파묻고 있을 때 홀로 고개를 들고 있었던 이상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상윤은 결국 내적 갈등 끝에 양심 선언을 했다.
"이제 게임을 시작하자"고 말문을 연 이상윤은 "미안한데 내가 안 박고 있었다. 너희들을 보고 있었다. 너희가 하도 나를 속여서 이번에도 혼자 속는 건 줄 알았다"라고 털어놓아 멤버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상윤은 결국 홀로 눈 속에 얼굴을 파묻고 52초를 견디며 동생들의 고통을 체감한 뒤 "진짜 미안하다"며 사과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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