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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로봇이 아니야'는 유승호에게도 '도전'이었다.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한을 풀고 싶었다던 유승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 한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었다.
"주방에서 하는 키스신이 있었는데, 저는 그걸 10점 만점에 10점을 줘야 하는 이유가 있어요. 그 신을 찍는데 감독님이 아침에 문자를 보내주셨더라고요. '숙제, 키스신 어떻게 찍을지 생각해줄 것'이라고요. 저도 어떻게 할지 모르잖아요. 보통은 남자가 여자를 식탁에 올려서 키스를 한다. 이런 건 흔하니까 제가 의견을 냈어요. 걸터앉아있다가 수빈이를 끌어당겨서 하면 어떠냐고 했죠. 감독님도 OK를 해주셨고 다들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당연히 10점을 주고 싶어요. 제 의견이 들어가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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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뽀뽀'라는 개념으로 생각하고 감독님도 저희 드라마는 '어른들의 동화'니까 진하지 않고 귀엽고 예쁜 사랑처럼 보이려고 했어요. 그런데 시청자들이 난리가 났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조금 더 진한 키스를 해야 할 거 같다고요. 그래서 키스신도 급하게 추가가 됐고요. 그 이후에는 조금 더 수위를 높였다고 해야 할까요. 단순 뽀뽀가 아니라요. 그래서 극중에서 지아와 민규의 관계에도 도움이 됐던 거 같아요."
극중 상대역이었던 채수빈은 조지아, 아지3, 그리고 아지3 행세를 하는 조지아 등 홀로 1인3역을 도맡아 했다. 이에 유승호도 "수빈이는 그냥 잘한다"며 박수를 쳤다. 후배 배우이자 상대 배우였던 채수빈이 잘 따라주고 잘 해준 덕분에 작품을 훈훈하게 마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수빈이는 그냥 잘해요. 수빈이가 지금 3개 연속으로 작품을 했거든요. 그런데도 몇 개월 쉬다가 충전이 잘 돼서 온 배우처럼 연기도 잘해줬고요. 그리고 이번 촬영에서 저희가 진짜 잠을 못잤어요. 여배우들은 더 잠을 못잤는데 그 와중에도 힘든 티도 안 내고 졸린 티도 안 내고 정말 본인이 할 일도 열심히 하고요. 되게 든든했어요. 너무 잘하는 배우예요. 100점이죠. 그리고 수빈이의 연기를 봤는데 1인 3역. '나라면 못해'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세 인물마다 특징을 정말 잘 살려서 본인이 연기를 잘 해줬어요."
대놓고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였던 '로봇이 아니야'는 유승호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준 작품이다.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 작품을 해보지 못해 아쉬웠다던 그가 제대로 그 갈증을 풀 수 있었다는 것. 로맨스가 적었던 초반부터 로맨스가 확 늘어난 후반부까지 채수빈과 함께 달리며 '로코'에 대한 한을 풀 수 있었다는 그다.
"지아가 나중에 로봇 행세를 했다는 것을 밝히고 나서 인간대 인간으로 사랑에 빠졌을 때 그때 이 친구, 수빈 씨를 바라봤을 때 연인끼리 했던 말투나 행동을 했을 때 왠지 모르게 설레고 연기가 아닌, 제가 예전에 연애했을 때 그런 것(감정)들이 조금씩 나오는 제 모습을 보면서 민규가, 민규로서 지아라는 인물을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고 있는 건가 싶었어요. 처음 느껴봤으니까요.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 순간만큼은 민규가 돼서 지아를 내 여자친구, 애인으로 사랑 하는 사람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번에 하면서. 되게 신기하고 좋았어요. 재밌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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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신은 정말 아유. 정말 저는 절대로 별로요. 그거는 존재도 안하는 산이에요. 진짜 못할 거 같아요. 절대 못해요. 너무 이른 거 같아요. 아주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고민을 좀 해야 될 문제 같아요."
베드신도 로코도 힘들었다지만, '로봇이 아니야'는 분명 유승호에게 잠들어 있던 연애세포를 깨워준 작품. 유승호는 극중 민규와 자신의 연애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저도 남들이랑 똑같아요. 그냥 똑같이 평범하게 연애하는 스타일이에요. 편하게 장난도 치고 애교도 부리고요. 연애를 안한지는 꽤 된 거 같아요. 뭔가 지금은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당분간은 제 취미 생활도 좀 하고 놀고 싶어요. 뭐 인연이 되면 연애를 하겠는데, 지금 연애를 하고싶다는 생각은 없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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