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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준호 "'김과장' 이후 반응 확 달라져, 감사하고 신기했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2-01 11:01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JTBC 월화극 '그냥 사랑하는 사이'를 마친 준호를 만났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붕괴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린 멜로 드라마다. 준호는 붕괴사고 트라우마로 세상을 등진 채 날선 길고양이처럼 살던 강두가 할멈(나문희)과 문수(원진아)를 만나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첫 주연작임에도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마지막에는 과거의 상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는 강두의 모습으로 오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이렇게 아픈 상처를 가진 사람은 드물지만 우리 사회 안에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다. 안타까운 일들이 많은 상황에서 내가 연기를 하며 그분들의 심정을 대변한다는 건 아니지만, 그런 아픔들을 표현해낼 줄 알아야 배우일텐데 내가 그런 상처를 가진 분들에게 결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마음가짐으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직접적으로 그런 상처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촬영 내내 계속 나를 가뒀다. 주위 사람들과도 얘기도 많이 안하고 많이 예민해져 있었다. '스물'이나 '협녀' 때는 이렇게까지 가두진 않았던 것 같다. '김과장' 때는 역할 특성상 악역이라 혼자 지내며 내 자신을 다그치고 그랬는데 이번에 는 유난히 심했다. 부산에서 원룸을 빌려 5개월 동안 생활했는데 답답할 만큼 나를 계속 가뒀다. 햇빛도 안 받고 감정을 슬프게 가지려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던 것 같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2%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아쉬울 수 있는 기록이지만, 준호는 작품의 의미와 퀄리티에 좀더 많은 의의를 두려 한다.

"시청률이 아쉽다기 보다는 이런 메시지를 가진 드라마를 같이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요즘엔 다시보기나 네이버 캐스트 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다 보니 크게 걱정은 안했던 것 같다. 다행히 CP님과 JTBC 사장님도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드라마가 좋다고 해주셨다. 뒤풀이 때 사장님이 오셔서 너무 좋았다고 하시더라. 모두 이 드라마를 제작하고 방송에 내보낸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신 것 같다. 너무 감사드린다. 오롯이 작품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


준비과정이 워낙 쉽지 않았던 만큼, 작품에 대한 여운이 아직도 준호의 가슴에 먹먹하게 남아있다. 그래도 가수 준호로서의 활동을 전개하며 후유증을 많이 떨쳐내고 있다고.

"다행인 건 촬영이 끝나자마자 일본에서 투어를 진행했다. 오히려 다른 생활들이 편하게 자연스럽게 빠져나올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종방연 끝나고의 먹먹함이 아직도 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집안에서 기사를 계속 찾아봤다. 원래 방영 끝나면 댓글도 찾아보고 반응을 보는데 이제 그런 게 없으니까 아쉬움도 좀 있다. 천천히 빠져나와야 할 것 같다. 어제는 유난히 몸이 아팠다."

준호는 2013년 영화 '감시자들'로 처음 연기를 시작한 뒤 '협녀' '스물' 드라마 '기억' '김과장' 등에 출연하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갔다.


"연기를 시작한지 햇수로 6년 정도 됐다. 1년에 한 작품씩 했기 때문에 신인 배우로 작품을 많이 하진 못했다. 가수활동과 병행하는 입장이다 보니 타이밍이 맞는 작품을 찾기가 어려운데 그런 것들이 올 때마다 했었다. 조금씩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해 알아봐주시고 그러다 보니 감사한 것 같다. 작년에 '김과장' 효과가 셌다. 내 작업실이 군자동에 있는데 지난 8년 간 다니면서 큰 반응이 없었다. 그런데 '김과장' 이후로 어르신분들도 많이 알아봐주시니까 거기에서 좀 놀랐다. 그런 반응에 대해 감사하고 신기하더라."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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