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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돈꽃' 한소희 "분위기메이커 장혁, 배려에 꿈꾸는 기분"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1-27 14:1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한소희에게 MBC 주말특별기획 '돈꽃'은 아주 특별한 작품이다.

아직은 생 초보라 자신감보다 두려움이 많았던 그가 처음 자신의 가능성을 믿게된 작품이기도 했고, 처음으로 작품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한 작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데뷔작이자 전작인 SBS '다신 만난 세계'에서는 중간투입된데다 비중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촬영장의 참 맛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돈꽃'에서는 서브 여주인공인 윤서원 역을 맡게 되면서 매주 진행되는 대본 리딩에 참여하고 감독의 피드백과 선배들의 조언을 받으며 '연기가 이런 것이구나'라는 걸 느끼게 됐다.

"매주 대본리딩을 했어요. 저한테는 생소한 일이었죠. 그런데 현장에서 바로 연기를 하는 것보다 대본리딩에서 실전처럼 한번 해보고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감독님의 피드백을 듣고 실제 촬영을 하니까 열 배 정도 시너지가 나는 것 같아요. 두 시간 남짓한 시간이지만 정말 우리 팀에 도움도 많이 되고 친화력에도 한 몫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완벽한 신이 나오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무엇보다 감독님이 배우들의 의도를 잘 파악하시고 표정을 살려주셨어요. 사실 서원이가 매회 울어야 하다 보니 처음에는 제가 카메라 앞에서 감정을 끌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상황이 닥치니까 부천이 오빠(장승조)와 필주 오빠(장혁)가 도와주시고 해서 감정이 복받치더라고요.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한번 하고 나니까 우는 연기도 다양한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세밀하게 생각할 수 있었고요. 제가 조금은 성장한 것 같아요. 연기가 너무 재미있고 좋아요."


한소희는 '돈꽃' 팀을 '가족'이라고 표현한다. 아들로 호흡을 맞춘 아역배우 동영 뿐 아니라 극중에서는 철천지 원수나 다름없는 박세영 장승조 장혁 이미숙 등 선배 배우들이 모두 살뜰하게 챙겨준 덕에 무사히 촬영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회식을 하면서 다 같이 '돈꽃'을 봤어요. 그러면서 얘기도 하고 제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선배님들이 '서원이 나온다'고 집중해서 봐주시기도 하고요. 너무너무 가족같고 행복해요.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선배님들이 정말 좋아요. 세영 언니는 극중에선 완전 대립된 관계지만 잘 챙겨주시고 장난도 많이 쳐주세요. 승조 오빠는 정말 가장 많이 도와줬어요. 대본 리딩 때 초췌하게 가니까 '누구세요'라고 장난을 쳐주기도 하고요. 이미숙 선생님을 뵀을 때는 그냥 TV보는 기분이었어요. 정말 이 드라마로 시상식도 처음 가보고 신인상 후보에도 오르고 얻은 게 많아요. 무엇보다 스태프의 고마움을 알게 됐어요. 사실 '다시 만난 세계' 때는 데뷔작이니까 잘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거든요. 저 하나 챙기기에 급급했어요. 그런데 '돈꽃'을 해보니까 저를 위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움직이시는지를 알겠더라고요. 모두 함께 으›X으›X 하는 그런 가족애를 이번에 처음 느낀 것 같아요."


가장 의외로 다가왔던 건 장혁이다. 학창시절 좋아하던 영화에서 봤던 스타가 눈 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신기한데, 함께 연기를 하고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고. 특히 스태프와 후배 배우들을 챙기며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하고, 동시에 연기에도 완벽을 기하는 장혁의 내공과 배려심에 한결 마음을 놓고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장혁 선배님의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정말 좋아했어요. 선배님께 말씀 드렸더니 그때 에피소드도 얘기해주시고 그랬어요. 제 인생에서 이런 걸 감히 상상이나 해봤겠나요. 매번 꿈꾸는 기분이었죠. 선배님이 장난도 많이 쳐주시고 절권도도 알려주셨어요. 너무 편안하게 대해주시고 많이 웃겨주셔서 릴렉스하도록 해주셨어요. 연기를 할 때는 '이렇게 해봐'라고 하시는 게 아니라 제 감정선을 지켜주시고 존중해주시는 선에서 조언을 해주셨어요. 선배님과 제가 대치하는 상황이 있었어요. 선배님이 제 목을 조르는 순간에 이 여자를 죽이겠다는 생각과 이 여자에게서 보이는 엄마에 대한 연민이 한번에 느껴지니까 저도 목이 졸리면서도 무섭다거나 두렵다기 보다 슬프더라고요. 두 번째로 목 졸릴 때는 제가 감정을 잘 못 끌어냈어요. 그런데 선배님께서 '지킬 사람이 있기 때문에 다를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감정을 못 잡고 있었는데 순간 울컥했어요. 지금 처한 상황을 너무나 잘 알겠더라고요. 저한테는 사실 어려운 신이었는데 선배님 덕분에 잘 마무리한 것 같아요. 현장에 대한 몰입력을 정말 잘 키워주셨어요."

'돈꽃'은 이제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만큼, 드라마가 끝난다는 사실이 한소희에게는 행복하고도 슬픈 복잡미묘한 감정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한소희는 당차게 다음을 기약했다.


"오디션을 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종영이 다가오다니 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아요. 촬영 현장은 너무 행복한데 끝난다고 하니까 또 슬프고 그래요. 열심히 치열하게 하다 보니 고민이 많아지고 있어요. 서원이가 재등장을 하며 항상 뒤통수를 쳤던 캐릭터이기 때문에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임팩트를 남길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마무리를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이 되요. 다만 연기가 너무 재미있고 좋아요. 앞으로 더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고, 저도 더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유아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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