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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영턱스클럽 "20년 만에 완전체 무대...해체? 저희도 아쉽죠"

정준화 기자

기사입력 2018-01-15 15:33





[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오버사이즈의 맨투맨 티셔츠, 양갈래로 묶어 올린 머리, 푹 눌러쓴 비니와 힙합바지. 1990년대 학생들의 수학여행 피날레는 늘 영턱스클럽의 노래로 장식됐다. 힙합을 기반으로 한국의 정서를 담아낸 세련된 음악과 하우스댄스에 비보잉을 더한 고난도의 댄스가 트레이트 마크. 당시 이들은 가요계의 가장 '핫'한 아이콘이 확실했다.

'정', '타인', '질투', '못난이 콤플렉스' 등 무수한 히트곡을 쏟아내면서 대중적으로도 뜨거운 사랑을 받은 바. 그런데 어느 샌가 사라져 대중들의 아쉬움과 궁금증이 컸던 팀이다.

'슈가맨'은 이들을 다시 무대에 세웠다. 방송 편성 시간까지 바꾸면서 야심차게 돌아온 시즌2. 그 시작을 여는 첫 번째 주인공이 바로 영턱스클럽이었다. 워낙 시청자들의 출연 요청이 많았던 터라 '적격'이었다는 평이다.

이에 지난 14일 방송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은 각종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순위를 휩쓸며 무서운 화제성을 보여주고 있다. 멤버들에 대한 관심도 치솟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들의 출연이 이제서야 성사된 이유는 뭘까. 비밀은 송진아에게 있었다.

"저희가 따로 방송은 종종 나가고 했었는데, 이렇게 완전체로 방송에 출연한 거는 정말 오랜만이에요. 진아가 방송을 조금 꺼려하고 불편해 했었거든요.(웃음) 설레기도 하고 재미있었어요."(박성현)

"제가 예전 외모랑 지금 많이 다르고 그래서...방송 나가는 게 좀 그랬어요.(웃음)이제야 다 같이 만나서 방송 무대에 서게 됐네요. 방송은 아직 못봤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방송 캡처한 것을 보내주고 그래서 보긴 했는데, 사실 그런 게 조금 부담스럽기는 하네요.(웃음)"(송진아)

"오랜만에 멤버들이 뭉쳐서 되게 기분이 좋았어요. 막상 우리 모습을 TV로 보니까 더 울컥하더라고요. 이렇게 다 같이 모여서 방송에 출연한 것은 20년이 넘은 것 같네요. 이렇게 다시 보니까, 함께 했던 그 시간들이 소중했었구나 그런 걸 느꼈습니다."(최승민)



영턱스클럽 완전체가 방송에 출연해 무대를 꾸미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멤버들의 말처럼 오랜만이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오고 있는 터라 방송이 어색하기도 했을 터. 송진아는 분위기를 유하게 풀어준 두 MC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처음에 방송 나가는 게 부담스러워서 어떻게 해야 하지 걱정도 하고 마음이 조금 불편했는데, 막상 녹화에 들어가니까 유재석 유희열 두 분들이 정말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셨어요. 덕분에 즐거웠던 거 같아요."(송진아)

멤버들은 각자의 삶에 충실하고 있었다.

"지금은 댄스 학원을 하나 하고 있어요. '디보스 댄스학원'인데...제가 힙합에 애정이 많다 보니까 우리 나라에도 힙합의 역사를 좀 전파하고 싶었어요. 가르치는 아이들은 초등학생들이 많아요. 'K팝스타'에 나왔던 나하은도 제가 프로듀싱을 하고 있습니다."(최승민)

"저는 트로트 곡을 준비하고 있어요. 이전부터 트로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변변하게 기회도 안 됐었고 미루다가 이번에 녹음을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찾아 뵐 수 있을 거 같아요."(박성현)

"저는 마케팅 대행사에서 브랜드 관련 행사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어요. 방금도 미팅을 하나 마쳤네요.(웃음)"(송진아)


멤버들은 이렇게까지 많은 분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실 지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오랜만에 다시 무대를 준비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세월이 야속하다.

"어렵더라고요. 예전 안무들도 다 잊어버렸고...요즘 가르치는 춤은 예전에 영턱스 때 추던 춤들이 쉬운 춤이 아니거든요. 하우스 동작 같은 경우 꾸준히 하면 되겠지만, 비보잉은 어려워요. 나이가 있다보니(웃음). 편집이 됐지만 유재석 유희열 씨와 뉴이스트에게 춤을 가르치는 장면도 있었어요. 멤버들 몸이 굳어서..하하. 그래도 연습하니까 컨디션은 찾더라고요. 재현은 안 되는데 몸에 남아있는 거죠."(최승민)

이날 방송에서 구구단 세정, 미나, 하나, 미미, 혜연이 꾸민 '정' 무대가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영턱스클럽의 '정'을 트로트 비트에 하우스 리듬으로 재해석해 한층 더 세련된 느낌의 2018년 버전을 완성시킨 바. '나이키' 댄스가 압권이었다.

"깜짝 놀랐어요. 나이키 까지 할 줄은 몰랐는데, 짧은 시간 안에 그 가냘픈 친구들이 이걸 연습해서 보여준다는 게...정말 대단하더라고요."(송진아)

"구구단 멤버들 방송하고 나서 현장에서 얘기를 나눴는데, 아이들이 일주일정도 연습했다고 하더라고요. 며칠 사이에 안무를 다 하기가 정말 쉽지 않거든요. '나이키' 동작도 하고..저희는 6개월 7개월씩 걸렸던 무대인데, 대견했어요."(최승민)

"'정'은 정말 편곡하기가 어려운 곡이에요. 댄스 장르지만 슬픈 노래라 비트를 넣어버리면 느낌이 살지 않아서 매번 편곡에 실패했었는데..원곡을 따라갈 수 있는 느낌이 안 나와서 고생했는데 훌륭한 곡이 나온 거 같아요."(박성현)


최승민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날의 만남이 남긴 인상이 좋았기 때문.

"활동 당시에는 어렸었고, 기획사와의 문제도 있었기 때문에 유지를 못했는데...'쭉 함께 활동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도 남더라고요."(최승민)

그렇다고 다시 영턱스클럽을 부활시켜 활동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미 각자의 삶과 생활이 있기 때문.

"영턱스클럽, 저는 너무 하고 싶죠. 하지만 멤버들 각자의 삶이 있어서...마음만은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웃음)"

"저희는 각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할 거 같아요. 하지만 또 좋은 일이 있다면 한 번씩은 뭉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박성현)

멤버들은 다시 한 번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보내준 팬들과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joonam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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