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 송원섭이 바라본 '달'..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

정준화 기자

기사입력 2017-11-21 11:21



[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나를 포함하여 현실에 끌려가는 자와 꿈을 쫓는 자, 그 사이에서 오는 갈등은 우리 삶 속에 영원히 풀어야 할 숙제일지도 모른다. 난 그저 '달'을 통해 지친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송원섭)

가수 리얼스멜이 본명 송원섭으로 돌아와 다시 '꿈'을 노래한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이지만 이야기하는 '꿈'의 이미지가 마냥 이상적이고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직설적으로 풀어내는 이야기 속에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갈등이 담겼고, 이 끝없는 고뇌에 괴로워하기도 하는 모습들이 엿보이기도 한다.

넋두리 같았던 그의 말들은 결국 '위로'였다. 가장 큰 위안은 묘하게도 나의 아픈 구석을 털어놓는 것.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느끼면서 유대감과 공감으로 형성되는 따뜻함은 위로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송원섭은 세상 모두가 '꿈'을 아름답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직설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며 '당신만 갈등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심플한 악기 구성으로 덤덤하게 풀어내는 사운드와 송원섭 특유의 보컬이 묘한 따뜻함을 더한다. 제목은 '달'. 지난 13일 '리얼스멜'이 아닌 자신의 본명으로 첫 신곡을 발매하고 행보를 시작한 송원섭을 만났다.

- 컴백 소감이 궁금합니다

"저에게 컴백 이란 단어가 조금 어색하지만..음악만 보며 오던 삶인지라 사실 특별한건 없습니다. 오히려 이 곡이 나오기 전까지 음악하며 살 수 있다는 꿈에 대한 조금은 불안했던 복잡한 감정들이 있었습니다."

- '리얼스멜'이 아닌 '송원섭'으로 내는 첫 앨범, 감회가 새로울 거 같은데..


"오랫동안 달고 다녔던 액세서리 를 뺀 기분이에요. 리얼스멜이란 이름으로 4년 정도 지내 오면서 주변 지인들부터 해서 공연할 때 관객들까지 리얼스멜로 기억해주시고 리얼스멜이란 이름으로 발매되었던 여러 음악 등 많은 추억들이 있었는데 이름에도 정이 있는지 약간 아쉬운 마음도 들어요."

- 본명으로 활동을 결심한 이유가 있다면요?

"굉장히 간단해요. 리얼스멜 이란 이름이 제가 계속 끌고 가야 할 제 삶의 음악에 잘 어울리지 않는다 라고 생각 됐어요. 그래서 처음엔 다른 예명도 이것저것 생각해 봤지만 결국 제 본명으로 활동하는 게 앞으로 더 진짜 제 얘기가 음악에 잘 녹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웃긴 건 주변 사람들한테 이름 바꾼다고 얘기하니까 다들 잘 했다며 진작에 바꾸지 그랬냐고 하더라구요..하하"


- 신곡 '달'은 어떤 곡인가요

"눈앞의 현실과 저 멀리 보이는 꿈 사이에서 오는 갈등을 제 방식대로 조금 직설적이게 표현한 곡이에요.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꿈을 가진 이들의 삶을 어쿠스틱 사운드 기반의 심플한 악기 구성으로 덤덤하게 노래했습니다."

- 음악을 통해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저 또한 꿈을 꾸는 한 사람이에요. 음악 하는 사람들은 시간을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하는 사명감(?)이 있어요. 창작하면서 무료한 시간이 지속되다 보면 어떠한 매너리즘에 빠져서 스트레스가 엄청난데 그때 제가 느꼈던, 그냥 제 안에 응어리져 있던 생각들을 토한 것 같아요. 딱히 이유라기 보다...누구에게도 보여주기 싫은 제 맘속 일기를 음악으로 표현한 것 같아요,"

- 가사에서 이야기하는 '달'의 의미도 궁금해요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명절을 지내려 밤에 고속버스나 기차를 타고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창밖에 달이 따라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달이 나를 따라 오는 건지 이 세상이 달을 따라 가는 건지 궁금 했어요. 한결같은 저 달은 제겐 꿈 같아서 그곳에 가면 정말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 하늘을 넘고 별들을 넘어서 달을 따라가면 그 키 작은아이의 꿈이 이뤄질까?' 라는... 뭔가 거창하네요."

- '도망갈 수 없는 괴물 같은 날들'은 어떤 의미이고 이걸 왜 '밀어내고' 있는지도요.

"하루하루가 행복할 순 없죠. 저 같은 사람에겐 무난할 수도 없고요. 물론 제가 염세주의적 사고를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꿈을 쫓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현실 속 자아가 만들어낸 괴물에게 쫓기게 돼 있는 것 같아요. 그때의 저의 심정은 더 이상 발 디딜 곳 없는 막다른 길에 다다른 기분이었어요. 좀 더 곡을 비참하게 만들고 싶은 욕심도 있었어요. 솔직하고 싶었죠. 결과가 있는 노래가 아닌 과정 속에 그 감정의 찰나를 담고 싶었어요. 그리고 괴물은... 밀어내야죠. 죽지않을 거면 싸우기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

- 리얼스멜이었을 때 꿨던 '꿈'과 송원섭으로 꾸는 '꿈'. 차이가 있나요?

"똑같아요. 제가 40대가 되건 50대가 되건 똑같을 것 같아요. 제 꿈은 슈퍼 초 울트라 가수왕이 아니에요. 저와 제 주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함께 하는 거에요. 우리 가족이 건강하고 제가 지금 함께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꿈을 꾸고 친구들과 시덥지 않은 이야기들로 웃으며 하루를 보내는 거에요. 모든 이들이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꿈이라는 이름의 방패를 만들며 살아 가는 것이 사실은 다 저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사람들이 얘기하는 꿈은 행복이란 목적지에 가는 과정 중 하나인 것 같아요."

- 직접 제작한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입니다. 평소 영상에 관심이 많으신가요.

"제 음악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 놓은 음악의 영상도 그려져요. 음악을 발표할 때 영상이 제 작업의 마침표를 찍어줍니다. 지나고 보면 너무 아쉽고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부끄럽지만 이 또한 지나면 오지 않을 뜨겁게 숨 쉬고 있던 저의 작품이어서 모든 제 뮤비를 직접 연출하고 촬영합니다."

- 어떤 가수를 꿈꾸고 있는지요.

"제 음악이 누군가에게 자신을 투영시켜 세상을 바라봤으면 하는 바람이요. 어느 누군가의 삶에 깊숙하게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저 또한 여러 가수들 음악을 들으며 그렇게 자라왔고 또 여전히 많은 음악이 제 삶에 깊숙히 들어오고 있어요. 평범한 일상도, 잠 옷 바람으로 집 앞 산책을 나가도 평소 보이지 않던 바람에 날리는 낙엽들도 제 삶에 어떠한 의미를 가져다주니까요. 그런 게 음악에 힘이 아닐까요?"

- 앞으로 어떤 활동을 볼 수 있을까요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껏 음원 발매는 많이 했지만 직접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이 많이 없었어요. 이젠 사람들의 눈을 직접 보고 전달하고 싶어요."

-인터뷰를 끝마치며..

"솔직한 제 얘기를 한 것 같아서 좋았어요. 음악 또한 솔직한 이야기들로 만들고 싶어요. 벌써 겨울바람이 서성이는데 감기 조심하시고 공연하게 되면 제 작은 눈을 보고 함께 얘기 나눠요! 감사합니다."

joonam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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