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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홍민기 기자] '고백부부'의 손호준이 '인생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장나라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애절한 눈빛과 회한의 눈물 연기로 절절하게 표현하면서 손호준만의 특급 존재감을 시청자들에게 완벽히 각인시켰다.
반도가 전화를 받고 다급하게 만난 사람은 다름 아닌 민서영(고보결 분)이었다. 박원장에 위협에 다급한 SOS를 보낸 진주의 전화를 결국 받지 못했던 것. 가출한 서영을 설득 끝에 돌려보낸 다음 날, 서영은 반도에게 "너 나 안 좋아하지?"라고 돌직구 질문을 한다. 반도의 눈빛에서 본인의 아빠와 같은 눈빛을 발견했다는 서영의 말에 반도는 당황함을 숨기지 못했다. 반도는 자신이 첫사랑 서영에 대해 보였던 관심이 사랑이 아닌 청춘에 대한 걱정이었음을 확실히 깨닫게 된다.
반도는 진주의 동네에서 진주의 엄마 고은숙(김미경 분)과 우연히 마주하게 된다. 반도를 알아본 은숙은 반도에게 "자네가 혹시 서진인가. 그때 도와줬던 건 고마운데 내 딸 울리는 사람 별로야"라고 말을 건넨다. 매일 밤마다 진주가 서진이를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자신을 쌩 하니 지나치려는 은숙에게 반도는 용기를 내 "최반도입니다. 제 이름"이라며 장모에게 떨리는 마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다.
진주의 아낌없는 사랑을 뒤늦게 깨달은 반도는 다급히 진주의 집 앞까지 달려간다. 눈물을 흘리며 집으로 들어가는 진주를 발견하지만 차마 다가가지 못한다. 반도는 진주를 향해 손을 뻗어보지만 닿을 수도 없고 두 팔을 벌려 꼭 안아줄 수도 없는 상황에 슬퍼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불 켜진 진주의 방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 흘리는 것일 뿐이라 시청자들에게 큰 슬픔을 안겼다.
다음 날, 반도는 2017년 자신의 집에서 눈을 떠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여느 때처럼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깨우는 진주를 발견하자 반도는 벅차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진주를 와락 껴안고는 "돌아온 거지. 맞지? 다행이다"라며 눈물을 보이며 진주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이처럼 손호준은 고단한 삶에 지쳐 모르고 지나쳐버린 소중한 기억을 깨닫는 과정을 절절한 눈빛에 시청자들을 함께 울게 만들었다. 손호준은 오직 장나라만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18년 부부의 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했다. 또한 죽을 만큼 미워했지만 죽을 만큼 사랑했던 기억들을 찾아가는 반도의 심정을 손호준이 디테일한 감정선으로 표현해 몰입도를 높였다. 돌아가신 장모님에게 자신의 이름을 용기 있게 말할 때에 떨림은 물론 2017년의 진주를 발견하고 벅차 오르는 감정에 슬픔을 표현하고 있다.
더불어 손호준의 부성애 연기는 화룡정점을 찍었다. 에필로그에서 보험으로 연락 온 선배에게 자연스럽게 아들 자랑을 하는 모습은 38살의 반도 그 자체였다. 또한 아들 서진이의 탄생에 "내가 아빠야. 아빠"라며 주체할 수 없는 감동으로 눈물 흘리는 모습에서 이제 막 아버지가 된 부성애를 고스란히 표현해냈다. 이처럼 손호준은 날로 물이 오르는 연기력으로 철 없는 반도의 모습을 점점 지워나가며 장나라를 향한 진정한 사랑을 예고해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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