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쉽고 간단해 보이지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 한 가지, 바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사는 것'이다.
먼저 재벌가의 혼외자식으로 스스로를 '홍길동'이라 칭하며 늘 참기만 했던 정혜(이요원)의 첫 사이다 팩트 폭력은 같은 처지의 수겸(이준영)을 위해서였다. "엄마 소리도 민망하겠다. 한 집에 어떻게 사니?"라며 "비위도 좋다"면서 비아냥거리는 이복언니 김정윤(정애연)의 화살이 수겸을 향하자 정혜는 "태어난 게 저 아이 잘못은 아니니까요"라고 말했다. 수겸을 감싸면서 동시에 과거의 정혜 자신을 위한 한 마디. 말하는 정혜와 듣는 수겸에게 모두 위로가 된 사이다 한 사발이었다.
이후 차에 홀로 탄 정혜가 괴로운 듯 고개를 숙였고, 수겸 역시 그녀가 상처를 받은 줄만 알았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처음이다. 그 사람들 앞에서 하고 싶은 말 해본 거"라면서 어깨까지 들썩이며 그렇게 웃어본 적은 처음이라는 듯 마음껏 웃었던 정혜. 그녀의 통쾌한 마음이 곧 시청자들의 마음으로 통했다.
진심을 담은 도희의 팩트는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아주 가끔, 술이 들어가면, 그럴 때 아니면 평소엔 좋은 사람"이라고 폭력남편을 두둔하는 미숙에겐 "그것만 빼면 좋은 사람이 아니라 그거 하나 때문에 나쁜 사람인거다"라며 진짜 언니처럼 진심을 담아 조언했다.
이렇듯 이제 혼자 아닌 새로운 가족이 된 '복자클럽' 속에서 정혜와 홍도가 '할 말은 하고 사는 법'을 내보인 가운데, "더 이상 참고 살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한 소심한 복수자 미숙(명세빈)이 선보일 변신과 사이다는 무엇일까. "이제 참지 마세요. 우리가 잘못한 건 없으니까요"라는 수겸의 말처럼 그저 행복하기 위해 열심히 최선을 다해왔을 뿐 잘못한 것 하나 없는 미숙의 사이다 전개가 귀추가 주목된다.
'부암동 복수자들', 매주 수, 목 밤 9시30분 tvN 방송.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